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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래 Oct 12. 2018

일요일, 우중 (雨中)

흑백망상 소품1

흐린 창가에

회색 햇빛이 비쳤다

눈을 감고 바라본다

세상...바깥은

일요일이다.


차 소리, 바퀴 소리, 

너일 것 같은 발자국 소리.

너?

귀를 막고 듣고 있다

두 다리는 달리 할 짓이

없어서이다.


녹슨 내 철창

그 평안한 난간 위에

잿빛 날개를 단 침입자가 하나

푸드득하고 내려와

빤한 눈으로 나를 본다.


나오라고

나오라고

나오라고

나오라고.


너의 이름은 어찌하여

비둘기

"비둘기"

그 따위인 것이냐.


날 빤히 보다말고

날아간다

결투를 신청하듯 날개 깃으로

창턱을 한 대 치고선

날아간다.


길바닥엔 

빗자국이 

돋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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