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에 인생을 건다는 것
얼마 전 참석한 수련회에서 한 선교사님의 말씀을 듣게 됐다. 의대 생활 중 선교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참석한 한 집회에서 질문을 받으셨다고 한다. "지금 이곳에 계신 분들 중에 선교사로 헌신하실 분 계십니까?" 선교사님은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마음에 있었으나 full-time은 어렵다고 생각하여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다가 1년짜리 선교사는 할 수 있겠다 싶어 1년짜리 선교사 질문에 고개를 들었는데 여자친구도 같이 고개를 들었다. 훗날 두 분은 결혼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여러 번 경험하며 중국으로 떠났다. 1년짜리가 아니라 full-time으로.
중국에는 눈이 많이 오면 각 건물 앞 도로에 쌓인 눈은 해당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치운다고 한다. 당시 선교사님은 진료과장 직책을 맡고 계셨는데, 한국에서는 진료과장이라고 하면 눈 치우는 일은 안 하고 고개를 뻣뻣하게 하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장이 삽을 들고 도로로 눈 치우러 나가니 모든 직원이 나가서 눈을 치웠다. 그때 선배님들이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고 한다.
선교란 상황 속에서 경계를 넘어 약함에 던져지는 것이다.
어느 날엔 중국에서 공안이 들이닥쳐 추방당하셨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기도원이었다. 어려운 상황을 두고 주님께 울고 부르짖으며 중국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계속 기도했지만 이상하게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떠오른 성경구절 예레미야 33장 3절 말씀.
[렘 33: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선교사님은 이 말씀의 의미를 삶에서 가장 힘들었을 그 순간 깨달으셨다고 한다. 하나님께 부르짖으라는 것은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먼저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것임을. 때에 따라 나의 어려움과 약함을 해결해 달라고 하나님께 구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이유는 공평하고 정의로우신 하나님께서 때가 되면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고 마음이 상한 자들을 치유해 주실 거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또한 크고 은밀한 일을 예비해 두셨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내가 잘될 때나 어려울 때나 상관없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찬양할 수 있는 인격으로 성장하면 좋겠다. 그것이 세상 가운데 참된 평안을 누리는 비결이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성도로서의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