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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유 and 쑥 Nov 19. 2017

호찌민 도시개발과정

#호찌민 도시개발 그리고 #신도시 푸미흥 #7 


     


오후 일정은 호찌민의 신도시 푸미흥(Phu My Hung)이다. 정식 행정구역명은 7군(District 7)이지만 십여 년 전 대만의 푸미흥이란 기업에서 습지를 매립해 부동산 개발을 한 후 푸미흥으로 불린다. 발전한 호찌민의 현재 모습을 보려면 1군보다는 이곳이 더 적합해 보여서 일정에 넣었다.      


여기서 잠깐 호찌민시는 19개의 군(1~12군, 투덕군, 빈딴군, 푸년군, 고밥군, 떵번군, 탄푸군, 빈떤군)과 5개의 휀(근교 지역)으로 이루어졌다. 도시지역에 해당하는 12개 군의 면적은 494㎡으로 서울의 면적(605㎡)보다 조금 작다.


호찌민 행정구역 범위(숫자로 적힌 지역이 도시지역)

그림출처:  Thanh Bao Nguyen (2014), City profile: Saigon-Ho Chi Minh City in Transition


호찌민시의 구역별 특징을 짧게 소개하자면 1,3,5,6군은 사이공 강변을 따라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개발된 구도심지역이다. 1군은 호찌민시의 중심지로 오피스와 고급 호텔, 쇼핑 등이 집중된 곳이다. 어제 둘러보았던 주요 관광지들이 몰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3군은 1군과 근접하여 옛날부터 고급주택지가 많았지만 1군의 오피스 건물이 포화됨에 따라 점점 오피스와 쇼핑몰이 들어서고 있다. 3군과 인접한 푸년군은 중산층 주택지였으나 지금은 개발되어 토지 가격도 많이 오르고 오피스도 종종 볼 수 있다. 대학 선배네 회사가 푸년군에 위치해서 잠깐 들렀는데 동네 분위기가 1군보다 더 깨끗하고 정비된 느낌이었다.      


또 나왔다. 1군 지도
호찌민 주요군 경계표시

그림출처: codiemaps.wordpress.com/tag/hcmc/


5·6군은 10·11군과 함께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의 상권이었다. 그래서 5군·10군·11군에는 역사 깊은 전통시장이 현재도 남아있으며, 웨딩샵, 애완견 매장 등 특화거리까지 형성되었다. 6군은 화교계 공장과 창고가 많고 저소득층 밀집 지역이다.      


호찌민에서 신규 부동산 개발이 한참인 곳은 7군을 비롯해 2군과 9군, 투덕군, 빈딴군이 대표적이다. 7군은 호찌민시의 첫 번째 신도시로서 외국인들의 거주율이 약 43%로 높으며, 한국 국제학교도 이곳에 몰려있어서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산다. 선배네 회사에서 만난 언니에게 우리가 7군에 갈 거라고 했더니 “푸미흥? 거긴 한국이야”라고 대답할 정도였다. 2군은 1군과 사이공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곳으로 전통적으로 빈민촌이었으나, 호찌민시가 ‘상해 푸동’처럼 공격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 1군과 연결되는 다리 및 해저터널, 지하철이 완공되고 건물들도 들어서면 2020년쯤에는 7군 대신 2군을 꼭 들러봐야 할 것이다.      


9군은 면적이 넓어서 호찌민 신공항 및 하이테크 공단들이 건설 중이다. 이 지역이 하이테크 공단 입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인근 투덕군에 베트남 유수의 대학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외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이곳에 대규모 첨단공장을 짓고 있다. 투덕군은 7군처럼 외국인들의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프랑스, 호주 국제학교가 있어서 주로 서양인들의 고급주택지들이 몰려있다. 그래서 다국적 기업 주재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동네라고 한다. 빈딴군은 원래 해발이 낮고 습지도 많아서 개발이 뒤떨어졌으나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밤에 사이공 강변에서 빈탄군을 바라보면 고층 아파트들이 강변을 따라 줄지어 서있는데 마치 부산의 센텀시티를 연상시킨다.      


마지막으로 4군으로 1군에서 7군으로 넘어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곳으로 주로 세관, 선박 컨테이너 하역장이 위치한다. 그러나 예전부터 빈민가 및 마피아가 활보하는 곳으로 더 유명해서 외국인들이 기피하는 장소이다. 우리는 푸년군에서 버스를 타서 1군에서 환승 후 4군을 지나 점심시간 가까이 돼서야 7군에 도착했다.


분당이나 판교쯤 될까? 아파트 단지들
상징적 공간인 쇼핑몰 옆 수변공간
대단지 아파트 광고에 나오는 호수가 있는 풍경




신유     


1989년~2006년까지 호찌민시는 약 6.5배 성장했는데, 도이모이 정책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사람들이 눈에 띄게 도시로, 도시로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도시들이 2군과 7군이다. 호찌민시 도시 확장은 크게 동쪽과 남쪽 두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동쪽은 호찌민-롱탄 방향의 고속도로를 따라서 고밀도로 개발되고 신공항과 신도시센터가 이전할 예정이다. 남쪽은 Nguyen Huu Tho 고속도로를 따라 사이공강과 항구가 있는 바다 방향이다. 아래 그림의 호찌민시 도시 확장 변화 양상을 보고 있으면, 초록색의 휀 지역은 곧 우리나라 경기도 도시들과 같은 모습으로 개발될 그림이 그려진다. 아무튼 우리는 이렇게 넓은 호찌민시에서 1군 중심지역과 확장된 신도시 지역은 7군 푸미흥을 둘러본 것이다.      


7군 푸미흥은 보통의 여행객이라면 들르지 않지만, 도시계획 전공자로서 ‘호찌민 신도시’에 대한 호기심으로 일부러 챙겨서 가봤다. 으리으리한 쇼핑몰과 고급진 주거지, 외제차 매장과 16차선 광로는 꼭 신도시 광고할 때 나오는 이미지와 똑같다. 베트남 상위 0.1%의 거주지는 이하구나. (상위 0.1% 거주지라는 것을 체험한 사연-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호찌민 도시확장변화(1989년, 2006년 비교)  빨간면적이 넓어진다.


그림출처: Thanh Bao Nguyen (2014), City profile: Saigon-Ho Chi Minh City in Transition


사실 7군 푸미흥 개발은 이 지역뿐만 아니라 8군을 아우르는 ‘남사이공 도시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남쪽 축 개발 면적인 33㎢이니 강남구 39㎢ 면적과 비슷하다. 프로젝트 구간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한 푸미흥 지역은 면적이 4㎢이며(cf. 서울 중구 면적 2.5㎢), ‘The New City Center’라는 콘셉트에 맞게 오픈스페이스와 국제학교, 병원, 스포츠시설 등 어메니티 조건이 뛰어나다. 물론 주거비가 비싼 건 당연하다. 주거지역은 대부분 개발되었고, 현재 국제 상업금융지구를 개발하고 있다.    

  

남사이공 도시개발 프로젝트는 푸미흥으로부터 서쪽 방향으로 B지구 교육지구(University Place), C지구 첨단산업센터(High-Tech Center), D지구 상업지구(Merchandise Center)의 콘셉트를 갖고 있다.    


남사이공 개발프로젝트 마스터플랜

출처: http://www.saigonsouth.com/contents.aspx?lang=en&siteid=25&system_id=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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