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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재 YeonJay Jun 07. 2022

작업 사항 먼저 확인해 주세요(1) - 옥외 광고물

디자인 의뢰가 들어왔을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

 늘 바쁘게, 그러면서도 꼼꼼하게 챙기며 각자 맡은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 그때 들어온 한 통의 연락.

 " 안녕하세요. 디자인 의뢰차 연락드렸습니다. "

전화를 받는 (또는 이메일을 열어보는) 이 순간, 느슨해진 마음을 바짝 잡는다. ‘어떤 작업일까?' 하는  약간의 기대와 ‘너무 어렵거나 복잡한 작업은 아니었음 좋겠다’, ‘고객이 말이 잘 통하는 분이었으면’ 하는 걱정도 괜히 앞서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일단 제쳐두자. 작업 전 고객에게 여쭤보고 체크해야 할 게 많다. 무엇을? 어떻게?

 그래서 준비했다.  디자인 작업 요청이 들어왔을 때 챙길 체크리스트 1편, 옥외 광고물.


1. 시작 : “ 어떤 작업물을 원하시나요? “

 고객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작업물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대부분 첫 연락에서 바로 말씀하셔서 쉽게 알 수 있다. 고객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작업물이 이름을 잘 모르실 때, 또는 어떤 형태로 만드는 게 좋을지 고민하실 때는 기존 작업물을 예를 들어 여쭤본다. 그렇게 확인한 작업물이 어떤 종류냐에 따라 다음에 체크할 사항이 달라진다.


 상업공간(식당, 카페, 옷가게 등)에 필요한 간판과 썬팅 요청이 들어왔다 가정하고, 챙겨야 할 리스트를 질문으로 풀어보겠다.

 

2. 간판 & 썬팅

 첫 번째, “ 원하시는 시공위치가 어디인가요? ”

옥외 광고물이란 게 사전적 의미 그대로 ‘건물 바깥’에 설치하기 때문에, 어디에 세울 것인가는 0순위로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두 번째, “ 원하시는 종류가 있으신가요? ”

각 광고물마다 규격이나 재질, 제작 방법에 따라 종류가 굉장히 많다. 당연하겠지만 꽤 많은 수의 고객은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고객이 종류를 얘기하는 것에 어려워하시면, 기존 사례를 사진으로 보여 드리면서 시공위치 혹은 업종, 목적에 따라 추천해 드리는 것이 좋다. 만약 고객이 사전에 찾아보신 사례가 있다면 자료를 받아놓는다(사진, 메모, 참고사이트 등).

 세 번째, “ 현장 실측이 필요한데, 언제 방문드리면 될까요? ”

처음에 여쭤본 시공위치를 직접 방문해야 한다. 그래서 시공현장의 규모를 보고 시공을 희망하는 곳을 줄자로 직접 재봐야 한다(실측). 고객과 실무 담당자들이 협의해 방문일자를 정한다. 디자인 담당자와 시공 담당자가 같이 가서 현장을 보는 게 맞지만, 만약 여건이 안 되면 시공 담당자가 현장을 최대한 꼼꼼히 조사해서 디자인 담당자에게 전해야 한다.

 { 현장 방문 시 체크할 것 }

 * 현장 사진 촬영은 필수 - 모든 외부 작업 시 사진으로 자료를 남기는 게 정말 중요하다.

 * 작업할 곳이 건물 몇 층에 있는가?

   - 2층 이상, 신축 건물 1층에 큰 간판(또는 측면간판)을 설치하려면 크레인 장비를 섭외해야 하기 때문. 옥상으로 못 올라가는 건물의 경우도 마찬가지.

  - 최근 몇 년 새 간판 트렌드와 경기 불황이 어우러져, 작지만 포인트가 되는 간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고객의 기호 또는 공간의 특성상 여전히 큰 간판은 계속 만들어지고, 보수를 필요로 한다.

 * 간판은 몇 개가 필요한가?

   - 건물 출입구를 마주보고 섰을 때, 정면 창문 상단에 올리면 ‘전면 간판’, 건물 옆쪽 벽에 설치하면 ‘측면 간판’, 건물 외벽에 지지대가 있고 간판이 길 쪽으로 튀어나온 형태는 '돌출(포인트)간판'

   - 종류와 개수는 고객의 요청사항에 맞춘다. 단, 돌출간판은 한 사업장에 2개 이상 설치 불가능한 경우가 있으니, 사전에 확인해 볼 것.

 * 간판 자체에 조명이 필요한가? 필요하면 전선은 건물 바깥 어느 쪽으로 빠져나와 있는가?

   - 간판에 빼놓은 전선과 기존 전선을 연결할 때

   - 포인트 조명을 설치할 때

 * 썬팅을 붙이기 원하는 유리 규격이 얼마인가

   - 줄자로 유리 부분만 정확하게 측정한다. 오차범위는 사방 2~3mm 정도.

   - 유리에서 출입문 손잡이나 도어록 등의 거리도 재서 기록한다. 썬팅 디자인 작업할 때, 잘리는 부분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

 * 건물 외벽이나 출입문이 무슨 색상인가?또 주변 상가들엔 어떤 종류, 색상으로 작업했는가?

  - 이왕이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게끔 디자인을 계획하는 것도 좋다. 옥외 광고물이란 게 심미성과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정말 중요한 것만 다듬어도 이 정도 나온다. 그러니 아주 꼼꼼하게 기록을 남겨야 한다. 중간중간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물론 필요하다. 이렇게 구한 결과로 사무실에서 참고할 만한 디자인 자료를 찾고, 작업을 시작하면 된다.

 다음 2편에선 명함, 스티커, 리플렛, 책자 등 종이로 만드는 '인쇄물' 의뢰가 들어왔을 때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를 다뤄보려 한다. 나처럼 디자인 업무를 맡은 비전공자 직장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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