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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리미 Jan 14. 2023

나를 힘들게 했던 염증과 이별하며

장트러블러로 살아가느라 애썼다!

칸디다균 자가치료 종료를 며칠 앞둔 21년 6월 17일.


점차 복용하는 영양제의 가짓수를 줄여 보면 어떨까 싶어 아침 공복에 칸덱스 2알, 베르베린 1알만 먹고 점심에는 밀크씨슬, 비타민C, 오메가3만 먹었다. 지난 글들에서 숱하게 많이 언급하긴 했지만, 내가 했던 자가치료법에 대해 보다 쉽게 설명하자면 몸속 세균의 껍데기를 벗기고 공격하며, 신체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를 보조 섭취하는 방법이다.


그러다 '칸덱스'가 칸디다균에 좀 더 초점이 맞춰있는 바이오필름 분해제라는 걸, 자가치료 종료 시점에 알게 되었다. 물론 염증을 개선하는 데 문제는 없었지만, 보다 광범위한 세균을 잡는 '바이오필름 디펜스'라는 영양제를 먹었다면 더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나의 몸에서 나타났던 다양한 증상들이 'SIBO(소장 내 세균 과잉 증식)'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칸디다균 과잉 증식이라면 대표적인 것이 질염이었을 텐데, 나의 대표적인 증상은 SIBO로 인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과민성 대장 증후군, 복부팽만, 잦은 복통, 설사, 두통, 만성피로, 근육통을 모두 겪다가 관절통까지 얻었고 그 이후 체중 감소와 빈혈, 면역력 저하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속 쓰림도 약간 있었는데 SIBO로 인한 위산저하 증상일 수도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보았다.


※ 정확히 SIBO인지 아닌지 전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던 건 아니다. 그동안 각종 염증 질환으로 여러 병원을 투어했지만 뚜렷한 해답을 얻지 못했기에 병원에 대한 거부감과 불신만 커진 상태였다. 따라서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들의 글들을 온라인으로 찾아보며 스스로 내린 추측과 결론이었다.


따라서 SIBO 치료법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지만 '자가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SIBO인 경우 보통 병원 약물 치료와 함께 식단 관리를 병행하며 치료하는 것 같았다. 약물 중에는 노르믹스라는 항생제도 포함되는 듯 보였는데, 비록 다른 종류의 항생제이긴 했지만 나는 사랑니 발치 후 복용했던 항생제 때문에 장 누수 증후군으로 악화한 상태여서 웬만해선 병원에서 주는 항생제를 먹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도 그중에 SIBO 치료와 비슷해 보이는 칸디다균 자가치료 방법을 발견했다. 공통점은 몸속에 과잉 증식된 세균을 죽이는 약물을 복용하고, 세균이 좋아하는 음식은 제한하는 것. 게다가 이 방법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보조 영양제로 치료가 가능하기에 이미 꽤 많은 분들이 시도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칸디다균 자가치료법과 저포드맵 식단만으로 나의 SIBO 증상들까지 개선해 나갈 수 있었다.


약 6주 간의 자가치료 결과 발가락과 무릎의 부종과 통증도 거의 다 가라앉았고, 턱도 1cm는 더 벌어지게 되었다. 정상 컨디션 대비 90~95%까지 회복된 느낌! 이건 정말 정말 중요한 사실이자 기록이었다.



SIBO 역시도 아직 국내에 정확한 진단 기준이나 치료법이 없다고 한다. 그럴수록 최대한 여러 사람들이 기록을 남기는 것이 최선인 듯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나 위험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내가 한 방법들이 100% 확실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어떤 부분에선 잘못되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누군가는 예전의 나처럼 병원에서 별 다른 해결책도 얻지 못하고 알 수 없는 염증과 싸우느라 고생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우선적으로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다.  


특히 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장 누수 증후군, 각종 염증 질환에 시달린 30대 초반의 여성이 시도해 본 방법쯤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사실 이 문장을 쓰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컥함이 치밀어 오른다. 병원에서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것을, 나 혼자 어떻게 해보겠다고 아등바등 쳤던 게 괜히 서럽기도 하고, 애쓴 나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니 더 감격스럽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건강 회복을 위한 '첫 번째' 챕터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나 건강 회복과 관리에 대한 나의 시각이 조금씩 발전되는데, 그 변화 과정도 이 매거진을 통해 공유할 것이다.




다시 한번, 오랜 기간 나를 힘들게 했던 '염증'들과 이별하며 첫 번째 챕터를 마무리해 본다.

  

나의 원인 모를 염증 질환들은 몸속에 세균과 곰팡이가 과다 증식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 방법에 식단 관리가 빠지지 않는 것을 보아, 그동안 매운 음식과 술을 즐겼던 나의 식습관이 염증을 키운 화근이었을 듯싶다.


혹, 다시 이 방법을 적용해야 하는 때가 온다면 그때는 소장의 기능을 서포트해 주는 '소화효소제'를 같이 복용해도 좋겠다. 특정 소화효소제는 공복에 섭취하면 소장 끝까지 가서 몸에 돌아다니는 염증을 제거해 주는 전신효소로 작용하고, 식후에 섭취하면 담즙 분비에 도움을 주는 소화효소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식단관리는 적당히 먹고 싶은 것도 먹으면서 그날의 컨디션을 기록할 생각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내 몸에게 잘 맞는 음식, 안 맞는 음식을 가려내야겠다. 까다로운 내 몸을 더욱 아껴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칸디다균 자가치료 종료를 앞두고 운동복 쇼핑을 했다. 그동안 무릎이 부어 가지 못했던 '등산'을 드디어 할 때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나한테 한마디 해주고 싶다.


고생했어. 진짜 진짜 고생했어 나 자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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