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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을 바라보며

취업준비생, 아름다운 청춘들의 치열한 이야기


답답하기만 했던 신촌 사무실을 정리하고 강남 사무실로 옮기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바깥세상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책상에 앉아서 바라보는 건너편 사무실의 화려한 야경을 보는 것도 즐겁고, 창문 곁에 걸터앉아 맛있는 커피를 한잔 들고 강남대로를 바삐 오가는 차들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정신없이 바쁜 생활을 하다가 이렇게 창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계절의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어제는 올 겨울 들어서 첫눈이 내렸다. 제법 세찬 바람에 조금씩 흩날리는 눈을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카톡으로 반가운 사진이 한 장 전송되어 왔다. 한 공공기관의 임명장과 사원증 그리고 예쁜 꽃다발이 함께 담겨있는 사진이었다. 한 여학생이 드디어 신입직원 연수를 마치고 첫 근무지가 적힌 임용장을 받았다며 내게 다시 한번 합격 감사의 인사를 보내온 것이다. 


사실, 그 여학생은 그 공공기관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게 전화를 걸어 펑펑 울었던 적이 있었다. 선생님이 알려준 대로, 연습했던 대로 면접을 못 봤다며 버스 속에서 엉엉 울면서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그 여학생이 면접을 보고 나서 그렇게 울었던 이유가 있었다. 


그 여학생은 그동안 13번이나 면접에서 탈락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속 면접에서만 탈락했던 탓에 그만큼 절박했던 면접이었다. 게다가 그 공공기관은 그 여학생이 인턴으로 근무했던 경험도 있었고, 가장 가고 싶었던 공공기관이었다. 


버스 속에서 너무 서럽게 우는 그 여학생에게, 그렇게 면접을 망쳤다고 울었던 학생들이 오히려 나중에 합격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독여 주었다. 힘들게 그 여학생을 진정시키고 전화를 끊고 난 후, 내 마음도 무겁기만 했다. 혹시라도 이번 면접에서도 탈락하게 되면 위태롭게, 힘들게 버티고 있었던 그 여학생이 정말 무너져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그 여학생과 면접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내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가뜩이나 소심한 성격에 13번이나 계속된 면접 탈락에 자신감과 자존감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그 여학생은 한없이 얇은 유리를 다루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아쉬웠던 부분들을 피드백해주면서도 계속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노력했다. 조금이라도 답변을 자신감 있게 잘하면, 멋진 답변보다는 솔직한 답변에 더 많이 칭찬을 해주었다. 먼저 손바닥을 내밀어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해주면서 그 여학생이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왔다.  


이제 충분하니까 그만 와도 된다고 말해도, 그래도 더 하고 싶다며 계속 강남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 여학생은 그만큼 절박했다. 


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그 학생은 다시 울먹이며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렇게 기다리던 합격 소식이었다. 13번의 실패를 딛고 만들어낸 합격이었다. 그 여학생의 합격소식에 가장 먼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합격소식이 기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 여학생의 노력, 그 여학생의 기대, 나의 조언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한숨을 먼저 내쉰 것이었다. 그 후로 다시 시간이 빨리도 흘렀다. 




나를 잊지 않고 멋진 임용장과 예쁜 꽃다발 사진을 보내준 그 여학생에게 다시 축하의 말을 건네며, 오늘 그 여학생을 위해 멋진 첫눈이 내릴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첫눈을 보면서 이 기쁨을 마음껏 누리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면접에 합격한 사람은 누구나 축하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 기쁨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그 여학생은 더욱 그렇다. 13번의 탈락에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을 것이다. 많은 면접 탈락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서 소리를 죽여가며 많이 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여학생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고, 결국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말았다. 


올해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즐거운 연말,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못할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학생들에게 이런저런 조언들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벌써 포기하기에는 그 학생들의 열정이, 노력이 너무 아깝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조금만 더 이를 악물고 다시 도전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13번의 실패 끝에 합격을 만들어낸 그 여학생도 있지 않은가?


첫눈이 내린 저녁에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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