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가족의 이탈리아 여행기 #2
가족들의 동의는 다 구했다. 그럼 우리는 유럽 어디를 갈 것인가?
처음 생각한 곳은 엄마가 가고 싶어 했던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의 동유럽이었다.
동유럽을 이야기하니 엄마의 반응은 당연히 좋다였는데 아빠의 반응은 '바로 옆에서 전쟁해서 위험해'였다.
전쟁과 동유럽은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해도 뜨뜻미지근한 아빠의 반응 거기다 코로나로 막혔던 비행편들이 이제 슬슬 풀리는 분위기였는데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는 직항이 뜨고 있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 동유럽 패스.
코로나 전 생각에 직항은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하고 나라만 정하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미처 예상하지 못한 직항 부재에 직항이 있는 나라를 찾기 시작했다.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등... 점점 나라를 좁혔고 정보들을 수집해 보기 시작했다.
스페인이랑 프랑스는 요즘 너무 많이들 간다고 하니 패스, 영국은 물가가... 패스~
네덜란드! 주변에 독일과 벨기에, 시간이 된다면 룩셈부르크까지 보고 오면 되니 유럽 여러 나라도 보고 직항도 있고, 좋지 않을까?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네덜란드로 가면 직항으로 쭉 가고 베네룩스 3국과 독일까지 볼 수도 있을 거 같아. 어때?"
이러자 엄마는 "네덜란드 가면 풍차랑 튤립 보나? 뭐 있지?" 하며 이야기를 하고
아빠 역시 베네룩스 3국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고 동생도 괜찮을 거 같다는 의견을 줬는데
그러면서 넌지시 동생이 이야기를 꺼냈다...
"누나 근데 나 유튜브 보다가 진짜 이 성당은 직접 보고 싶다고 생각한 성당이 있었는데... 그게 어딘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
이 이야기를 들은 우리 가족은 그럼 우선 그 성당을 한번 찾아보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 성당이 나오기 전까지 장소 확정을 보류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동생은 성당을 찾았다며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었다. 동생이 보여준 성당은 이탈리아에 있는 고딕양식의 끝판왕 '밀라노 대성당'이었다.
이 성당이 지하철 역을 나오자마자 바로 있기도 하고 진짜 웅장해 보여 꼭 한번 봐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는 동생. 거기에 이탈리아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탈리아가 장화모양으로 생긴 나라 맞지?"라는 아빠-그렇다. 분명 이건 아빠도 이탈리아에 호기심이 있다는 신호다.- 그리고 정점을 찍은 엄마의 한마디! "엄마는 아빠랑 둘이 바티칸에 꼭 가보고 싶었어!"
이렇게 우리 가족의 여행지는 동생의 한 마디를 시작으로 이탈리아로 여행지가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