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별은 지구, 지구는 이별(2)

이별에게

by 감자

너와 내가 아직은 우리이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는 계절이 왔어.

맞아. 나는 아직도 욕심이 많아서

추억이라 불리던 기억마저도

버리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놓았어.


불투명한 하루하루가 두려웠지만

네 옆에 있으면 버틸 수 있었어.

자기비하가 심했던 내가

너랑 있을 때면 나의 청춘까지도

아름다웠다고 느낄 수 있었어.


너는 나의 오랜 꿈이었고,

모자란 나의 전부였었는데,

오히려 네게 줄 수 있는게 없었지.

이런 내게는 너무나 과분했던,

너에게 다시 한번 미안하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너에게는 나와의 기억들이

잊혀지고, 지워졌으면 좋겠어.

어느 순간 우리였던 너와 나를

파도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여기도록.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