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게
너와 내가 아직은 우리이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는 계절이 왔어.
맞아. 나는 아직도 욕심이 많아서
추억이라 불리던 기억마저도
버리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놓았어.
불투명한 하루하루가 두려웠지만
네 옆에 있으면 버틸 수 있었어.
자기비하가 심했던 내가
너랑 있을 때면 나의 청춘까지도
아름다웠다고 느낄 수 있었어.
너는 나의 오랜 꿈이었고,
모자란 나의 전부였었는데,
오히려 네게 줄 수 있는게 없었지.
이런 내게는 너무나 과분했던,
너에게 다시 한번 미안하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너에게는 나와의 기억들이
잊혀지고, 지워졌으면 좋겠어.
어느 순간 우리였던 너와 나를
파도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여기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