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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카엘라 Jun 03. 2020

결혼식에 대한 생각(결혼 준비 팁)

누구를 위한 결혼식일까

재작년 나는 결혼을 했다. 결혼식 날은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와 가족, 친구, 지인 앞에서 부부가 됨을 선언하는 성대하고 소중한 날이다.


사정상 일 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주고 결혼 준비에 임했다. 한 달에 한 가지씩 결혼 준비 to do 리스트 목록을 준비하며 느긋하게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결혼 준비업체 중 동행-비 동행 플래너 중 비 동행을 골랐다. 가격 상 그게 더 저렴했다.(동행은 말 그대로 플래너가 스튜디오, 메이크업샵, 드레스샵을 함께 가 준비나 선택을 도와주고 비 동행은 예약까지만 잡아주고 당사자들만 방문한다). 내가 계약한 업체는 네이버에 카페를 운영하는데 거기에 후기를 올리면 나중에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 나도 가입을 해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신부/신랑들이 업체 후기나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속했다. 커뮤니티에는 준비과정에서 겪는 이런저런 해프닝, 당사자들끼리 혹은 부모님과의 마찰 등 여러 신변잡기적 이야기도 오간다. 그러던 중 여러 차례 나는 비슷한 글을 마주했다. 예컨대 “이게 다 누굴 위한 건지 모르겠어요”, “돈이 진짜 너무 많이 드네요 에휴”, “결혼 준비하면서 싸우고 울고 할 일도 많고 예민해졌어요”, “30분 고작 하자고 시간 돈 다 쏟고 지나고 나니 허망해요” 등등..


결혼 준비 가격은 정말 상상 초월이다. 아주 싸서 스드메를 100만 원으로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한 가지 업체 이용만으로도 500, 1000만 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다. 하루 이벤트에 억을 쓰는 사람도 있고 무리하게 대출받아 진행하는 사람도 정말 있다.


완벽한 결혼 준비 팁은 없겠지만 연봉의 반 정도가 자차 금액으로 적당하다~ 하는 일반적인 자산운용 팁이 있듯이

결혼식 선배로 주고 싶은 조심스럽고 가벼운 팁이 있다면 그건


v 형편에 맞게

v 당일 행사의 주체가 누군지 잘 생각하면서

v 후회 없도록


일 것이다



우리나라 결혼식은 축의금 문화나 결혼을 일생에 있는 성취로 여기는 문화 때문에 스몰 웨딩을 원해도 부모님 반대에 부딪히기도 하고, 선택의 연속인 과정에서 여러 사람 개입으로 서로 부딪히기도 한다.


근데 결혼이 정말 인생의 성취인가?

물론 일생을 함께 할 팀을 이룰만한 마음에 드는 동반자를 만나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지만 그게 인생에 있어 오직 목표는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 살아가고 부딪히고 맞춰가고 함께 이뤄내야 할 다른 과업도 더 많고, 그땐 힘도 돈도 더 많이 든다


그러니 무리하지 않고 형편에 맞는 선에서 이벤트를 하고, 결혼식 때문에 정작 배우자 될 사람과 별 것 아닌 의견 차이로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물론 가용 자산이 많아 여러 선택에서 모든 걸 최고로 선택해도 무리 없는 경우엔 마음껏 선택해도 되겠지만

대부분은 한정된 예산으로 진행하고 모든 걸 다 맞출 순 없으니 결혼 준비 시작부터 힘을 뺄 곳, 힘을 줄 곳을 잘 계획해 후회 없이 구성할 수 있다.

오래 누리는 것, 내가 평소에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꼭 최고급이 필요하지 않은 것에서는 가성비로 결정하고 뒤돌아 보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


그리고 기억할 건 내 결혼은 내게나 중요한 일이지 친구나 지인에게까지 중대한 일은 아니라는 거다.

가끔 친구한테 결혼 준비로 너무 과한 하소연을 하거나 와주시는 손님들께 후일에 인사 안 하는 걸로 뒷이야기 도는 일을 커뮤니티에서 본다.

모든 건 적당한 게 제일 좋다는 것,


결혼 준비와 결혼 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건 가족이 될 배우자와 배우자 가족, 우리 가족끼리 잘 지내고 화합하고 오래 행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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