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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ject One Apr 15. 2018

[Project One] 손정의식 사고법

어떻게 사업을 시작할 것인가?

1.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싫든 좋든 세상에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이들을 꼽는 일에 손정의를 빼놓을 수는 없다. 정보혁명으로 세상을 혁신적으로 바꾸겠다는 비전과 300년 영속할 조직을 발명하겠다는 가치 아래 그는 수많은 사람들을 모았고 그들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2. 우리는 그야말로 창업 붐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신문에 창업 성공담이 연일 게재되고 대표의 스토리가 미담이 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멀쩡한 회사를 다니다 창업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걱정보다는  '대단하다' 거나 '축하한다'는 말을 먼저 건네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용기 있게 사업을 시작한 모든 사람들에게 과실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성공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 성공이라는 것도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다른 과정과 스토리가 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명확한 왕도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가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3. 손정의식 사고법 = 시대의 흐름 x 뜻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신의 재능과 세상의 필요가 교차하는 곳에 당신의 천직 있다' 고 했다. 추측컨대 손정의는 '시대의 흐름과 당신의 뜻이 교차하는 곳에서 인생을 건 승부를 해야 한다' 고 답할 것이다. 


3-1. 시대의 흐름

손정의에게 중요한 것은 미래의 패러다임이다. 시대의 흐름은 역행할 수 없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잘 타는 것이 사업의 성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손정의 스스로가 꼽는 자신이 가진 단 하나의 역량도 '패러다임 시프트를 읽는 능력'이다. 우리가 이동통신 사업자로 알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사실 사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소프트웨어 유통업, 출판, 전시회, 브로드밴드 인프라, 휴대전화로 그 중심 사업을 계속 옮겨왔다. ARM 매수를 통해 이제는 IOT 사업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손정의가 중학생 때 '대장'이라는 드라마가 유행했다. 주인공 쓰보우치는 시베리아에 억류되어 있다가 돌아와 영화관 사업과 조선업으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세간의 평가와 달리 손정의는 주인공에 대해 혹평을 하는데, 그가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사양산업인 조선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이유다. 


그런 손정의가 정보혁명이라는 뜻을 품게 된 계기는 인생의 멘토 후지타 덴을 만나는 사건에서 시작된다. 고등학교 시절 이미 사업가로의 뜻을 세운 손정의는 유대인의 장사법이라는 책을 쓴 후지타 덴의 사상에 심취한다. 후지타 덴을 만나기 위해 매일 전화를 하고 심지어는 선약도 없이 도쿄로 가 후지타 덴의 회사를 찾는다. 우여곡절 끝에 후지타 덴을 만난 손정의는 그에게 묻는다. 


손정의: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하면 좋을까요?

후지타 덴: 앞으론 컴퓨터 시대야. 내가 너처럼 젊다면 컴퓨터 사업을 해보고 싶어


그 날 이후 소년 손정의의 가슴에는 '컴퓨터'라는 단어가 새겨졌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사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한 손정의는 소프트웨어 유통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자신만의 사업 아이템 선정 기준이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할 수 있는 것, 돈벌이가 되는 것,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 일본에서 최고가 될 것 등 무려 스물다섯 가지의 조건이었다. 그렇게 걸러진 것이 컴퓨터, 광케이블, 병원체인 경영 등 마흔 가지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컴퓨터였다. 손정의는 컴퓨터에 의한 정보혁명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데에 확신을 가졌다. 그 시대가 열리기는 할 텐데, 컴퓨터 본체를 만들기엔 자금도 많이 들고 경쟁도 치열했다. 손정의는 소프트웨어 유통을 장악할 수 있는 회사를 세우기로 마음먹고, 마치 은행에 돈이 모이듯 소프트웨어가 모인다는 의미에서 사명을 소프트뱅크로 정한다. 언뜻 보면 후지타 덴의 한마디로 별다른 고생 없이 사업 아이템을 얻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그의 노력이다. 후지타 덴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반드시 미래 변화를 읽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일 후지타 덴을 만나지 못했더라도 그는 컴퓨터라는 아이템을 기어이 찾아냈을 것이다.


뇌가 부서져나갈 정도로 생각해봐


손정의가 좋아하는 말이다. 인생을 걸 만한 사업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데에만 1년이라는 시간을 썼다고 한다. 고민 끝에 컴퓨터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고, 그는 컴퓨터에 대해 공부를 한다. 샤프의 사사키 전무, 혼다 소이치로 창업주 등 쟁쟁한 사업가들을 만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천재성도 승부사 같은 기질도 아니다. 그것은 컴퓨터의 미래에 확신을 가진 젊은이가 뿜어내는 열정의 힘이었다. 그는 컴퓨터 산업의 장래성에 대해서 논리 정연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늘 간절하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공부로 쌓은 단단한 내공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 시작 후에도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소프트뱅크는 컴퓨터 사업의 나침반과 지도가 되어줄 컴덱스 인수에 공을 들였고, 빌 게이츠가 정독한다는 PC WEEK 잡지를 발행하는 지프 데이비스를 사들인다. 소프트뱅크에서 손정의와 가까운 거리에서 그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팀 중의 하나는 비전개발팀이다. 그들은 300년 후 세상의 모습을 예측해보고 소프트뱅크가 가야 할 길을 찾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회사마다 미래의 전략을 고민하는 팀들은 있다. 하지만 유독 소프트뱅크의 비전개발팀만은 다르게 느껴진다. 정말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소중한 조직임이 느껴진다.

 

3-2. 뜻


"뜻을 높게"


손정의는 꿈보다 뜻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그에게 뜻이란 희미한 기대가 아닌 단단한 결의를 의미한다. 그것은 인생을 건 승부다. 만약 실패한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승부다.


손정의가 사업을 키워온 과정에서의 백미는 NTT 도코모와 벌인 일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NTT는 ADSL 이 아닌 ISDN 망을 쓰면서 통신 인프라의 개선보다는 고객들에게 비싼 금액을 부과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시장 1등으로서의 지위는 공고했다. 손정의의 눈에 NTT는 공공의 적이었지만 50% 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경쟁자의 벽은 높고 단단했다. 하지만 손정의의 공룡기업을 향해 투쟁심을 불태운다. 자신이 사업가로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되물었고 마침내 답을 찾았다.


이 일을 하면 잘못되어도 좋다. 망해도 만족한다. 그 결과 일본 인터넷이 발전하고, 브로드밴드가 활성화된다면 내 인생을 바쳐도 좋다. 정말 이런 순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도전의 욕이라고나 할까, 넘쳐흐르는 투지라고나 할까, 그런 것이 내 안에서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사업 아이템 선정에 '뜻'이 빠져서는 안 될 필수조건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사람은 저마다 성향도 기질도 다르다. 사업을 시작하는 동기 역시 다르다. 벌써 몇 년째 세계 최대의 부호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워렌 버핏은 돈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호승심에 움직이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가 쓴 주주서한과 인터뷰에는 삶과 투자에 대한 지혜가 넘치지만 의미와 결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그는 명백히 성공한 사업가이다. 


사업을 키워나가는 일은 고된 일이다. 대개 갖춰진 것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만큼 역경의 벽도 높다. 사업 초기 마주치는 장애물들은 장시간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지렛대 삼아야 넘을 수 있다. 사람은 대개 둘 중 하나의 경우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정말 좋아하거나, 해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할 때가 그렇다. 앞서 말했지만 성공은 답이 하나인 방정식이 아니다. 때문에 무조건적인 모방이 아니라 본인의 결에 맞는 답들을 찾아나가야 한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뜻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을 것인가.




Written by 김왕수

Edited by 조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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