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5년 차 주부의 아마존 인플루언서 도전기
늘지 않는 팔로워, 제자리걸음인 영상 콘텐츠까지. 틱톡과의 외로운 싸움에 지쳐갈 때쯤, Elly의 프로그램을 수강한 사람들의 페이스북 그룹이 있는 것이 생각났다. 이미 아마존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에 통과한 사람들만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입을 보류했는데, 틱톡의 망망대해에 맨몸으로 떠 있는 나는 가릴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Amazon Review Community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했다. 비밀 페이스북 그룹의 비밀 번호는 PASSIVE.
Passive라는 비밀 번호와는 달리, 페이스북 그룹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나처럼 1단계 미션을 깨기 위해 틱톡이던, 인스타그램이던 열심히 올리는 사람, 2단계 미션인 샘플 비디오 테스트를 업로드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사람, 그리고 승인 후 비디오를 올리고 커미션을 기다리는데 아직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해 신세한탄 하는 사람들까지. 최근 1주일 동안 사람들이 남긴 글만 읽어도,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웃프기까지 했다. Passive인컴을 위해 이렇게나 적극적(Active)인 우리의 현실이 언젠간 빛을 발하겠지?
물론 나 역시 발등에 떨어진 고민을 털어놓았다. 내 틱톡 계정을 올린 후 팔로우 품앗이를 요청했다.
품앗이 포스팅을 올린 지 1시간이 지났을까, 2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다들 기브 앤 테이크의 물결이 일어났다. 순식간에 늘어나는 팔로워를 확인하고, 나도 정성스럽게 팔로잉 + 댓글 + 좋아요 콤보를 더하며 서로에게 온정을 나눴다. 멘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시작한 틱톡. 팔로워 0인 내가 어느 세월에 지인 하나 없는 이 공간에서 팔로워를 만들고, 소통해 1차 심사에 통과할지 무모하기까지 했던 시간들에 점점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나와 관심사도 겹치고 이제는 매일 안부를 묻는 친구가 된 사람도 있으니 이쯤이면 틱톡이 준 선물을 이미 받은 느낌이다.
그러고 보면, 미국인들의 오지랖도 한국 사람들 못지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우리 가족이 장기간 여행을 떠나면 왕복 20분 거리를 마다하고 매일 아침마다 우리 집에 와 고양이 밥을 주는 친구, 잔디가 한창 자라는 봄, 여름이면 우리 집 잔디까지 깎아주는 옆집 아저씨 그렉, 지난여름 천둥번개로 인해 정전되었을 때 급하면 본인 집에 와서 예준이 티브이라도 보여주라고 문을 열어준 앞집 아줌마 샌디. (참고로, 그들 집에는 전기가 없어도 배터리로 일정 시간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제너레이터 Generator 가 있었다.) 이런 이웃들의 오지랖은 겪어본 나로선, 이번 아마존 인플루언서 도전자들의 팔로잉 나눔 물결이 어색하지 않다. 막상 아마존 인플루언서가 되면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마존이라는 도착점을 목표로 달린다는 동지애로 하나가 된 것이다.
그렇게 나는 틱톡 개설 1주일 만에 아마존 동지들의 도움으로 팔로워 100명을 달성했고, 그들이 말해준 팁대로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 좋아요, 댓글달기, 콘텐츠 저장은 기본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계정을 'Duet' 기능을 통해 공유하는 등 꽤나 활발한 틱톡커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12개의 콘텐츠를 완성한 날, 나는 이런 선물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