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교실에서 <리얼마래>를 함께 읽으며 나눈 젠더고정관념 이야기
함께 읽던 책 #리얼마래 에 ‘울면 지는 거다’가 등장했다. 즉석에서 질문.
“나는 언제 우나, 그리고 우는 건 지는 거다 라는 문장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학생들 답이다.
‘영화나 만화 주인공이 죽을 때 슬퍼서, 친구랑 나랑 동시에 잘못했는데 친구 편만 들 때, 감동적일 때 벅차서, 승부욕에 불타올랐는데 많이 지거나 아깝게 졌을 때, 부모님과 갈등 중에 부모님이 언성을 높이면, 억울할 때.’
그럼 우는 건 지는 건가?
-우는 게 ‘자존심이랑 연결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사람은 감정을 느낄 줄 아는 존재, 감정이 있기 때문에 가끔 그게 북받칠 때도 있는 것.
-감정을 표현하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
자존심 때문 아니어도 울음을 참을 때도 있다면, 그건 왜인가?
-보여주기 싫어서.
(추가 질문: 자존심 말고 보여주기 싫은 이유는 뭘까요?)
-자존심 때문은 확실히 아닌 거 같지만… 왜인지 잘 모르겠다...좀더 생각해볼게요.
-운다고 또 혼나는 게 싫어서.
-운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남들 앞에서보다 혼자 있을 때 우는 게 더 마음 편하고 속시원하다.
-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 ‘그거 갖고 우냐’며 그 표현까지 무시당하면 더 서러우니까.
-‘남자애가 (실제발언은 사내새끼가였음) 이거 갖고 왜 울어’ 하실까봐.
내가 반한 건 ‘좀더 생각해볼게요’와 ‘사람이라 운다’는 말들과 작은 질문에도 곰곰 공들여 생각하는 표정들. 그게 편하다고 혼자 방에 들어가 울 게 짠하기도 하고. 짧은 시간 안에도 속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잘 표현하는 멋진 어린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