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하이볼은 특히 요즘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유행을 하고 있는데, 유행에 민감하고 금방 쉽게 질리는 우리나라 국민 특성상 얼마나 오래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허허
무언가 유행이라고 하면 빠르게 금방 타올랐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갑게 식어버리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재밌는 점은 무언가 유행한다고 하면 여기저기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그것들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쏟아집니다. 예전에 과일 소주가 한창 유행일 때는 소주에다가 다양하고 이상한 과일 맛을 섞어 놓은 소주가 유행했다가 금방 사라진 것을 보면 우리가 유행에 얼마나 민감한 민족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20대 초반 연령대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술집에서는 이미 하이볼에 다양한 주스와 설탕을 때려 넣은 'XX볼' 이라는 이름으로 이름 끝에 '볼'만 붙여서 하이볼을 재창조한 음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잔이라도 하이볼 글라스에 나오면 모르겠지만 심지어 잔도 이상한 글라스에 나옴;)
17년 동안 이 업계에 종사하면서 주류에 대한 트렌드가 정말 엄청나게 발전하기도 했지만 특정 주류가 시장을 오래 지배하는 구조는 아직 보지는 못했습니다. (소주 제외)
위스키 하이볼이 일본에서 아주 오랜 옛날부터 꾸준히 인기가 있었던 이유에는 역시 일본의 식문화와 관련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에서 생산하는 위스키들은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일식은 우리나라 한식과 공통점이 있다면 장류를 기반으로 한 요리가 많은데 된장이나 간장 그리고 생선회 같은 스시류가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부드러운 위스키와 궁합이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운 요리를 제외하면 한식과도 어느 정도 공통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간이 너무 과하지 않은 음식과 위스키의 향과 탄산의 청량감이 입안을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위스키 하이볼은 굉장히 간단한 칵테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만 이상하게도 하이볼을 소다수가 아니라 토닉워터에 타주는 곳이 많은데, 이 위스키 토닉 레시피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유행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날씨의 기온이 상승할수록 올여름에는 더욱더 큰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토리 위스키가 품절되자 많은 위스키 수입사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하이볼 프로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 가보면 하이볼 글라스+소다수+위스키 패키지 구성 상품들이 아주 많습니다.
얼마 전에 일본식 선술집에서 하이볼은 주문했더니 위스키에 토닉워터를 부어주시길래 순간적으로 "왜 토닉으로 주시죠;;?"라고 물었습니다.
위스키 하이볼 기본 레시피는 하이볼이라고 불리는 긴 유리잔에 위스키+소다가 오리지널 레시피이지만 우리나라의 굉장히 많은 다수의 사람들이 소다가 아닌 토닉워터로 알고 있는 사실에 적잖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아마도 토닉워터 특유의 단맛과 쌉싸름한 맛 때문에 마시기가 편해서 소다가 아니라 토닉워터를 타서 마시는 거 같은데, 뭐... 굉장히 잘못된 건 아니지만 일본식 선술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 레시피를 손님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제공되는 건 어딘가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스키 하이볼이 만들기는 매우 간단할 것 같지만 위스키와 소다의 비율 그리고 얼음의 형태나 소다수의 온도, 그리고 따르는 방법과 레몬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이런 중요성을 간과하는 곳이 많아 소다수를 한번 오픈한 것을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재사용한다거나 하면 탄산감이 밋밋해지기 때문에 업장마다 하이볼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균일화된 하이볼 제조가 가능한 하이볼 머신을 산토리에서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요즘에는 위스키 하이볼 붐이 일고 있는데 하이볼에 사용되는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은 국내에 배당되는 물량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선술집 같은 곳도 극소량씩 배정받고 있고 수요가 높은 반면 공급이 적어지면 물가는 상승하기 마련이기에 낮은 가격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가쿠빈 위스키의 납품 가격이 상승된다고 합니다.
(일본에는 그렇게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어째서 물량이 적은지는 의문)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소비자 가격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래도 당분간은 하이볼 인기가 어느 정도는 유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