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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태훈 Mar 08. 2024

09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

우당탕탕 family in Europe

2023년 1월 20일 금요일.     


프랑스 파업 때문에 취소된 기차표 대신 급하게 예매한 버스 탑승 시간이 이른 시간이라 5시에 기상을 했다.

     

아침을 먹고, 탁 트인 통창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마지막 파리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콜밴을 불러 버스터미널로 갔는데, 택시 기사가 내려준 곳이 인도도 없는 찻길이었다.      


버스들이 출입하는 공간이었다.      


큰 트렁크를 들고 버스터미널에 들어왔는데, 불친절한 버스터미널.     


승강장과 버스 찾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짐과 함께 아이들을 대합실에 남겨놓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스위스 로잔터미널로 향하는 버스를 찾아다녔다.      


버스 출발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우리가 갈 버스 정보가 없었는데, 30분 후에 버스 정보가 떴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파업 때문에 우리처럼 기차가 취소되고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한국인들을 만났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버스에 탑승했다.     


10시 25분 출발 예정이었는데, 20분 지연이 된 후에야 출발했다.      


약 7시간 동안 이동하는 긴 여정을 버스에서 견딜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FLIX BUS, 유럽 나라 간에 이동하는 버스로 우리가 탈 버스는 파리를 출발해서 스위스 로잔을 걸쳐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가는 노선이었다.     


유럽에는 버스 운전기사의 운전 시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장거리 버스에는 운전기사 2명이 있었다.      

2명이 교대로 운전하고 때로는 운전기사가 정류장에서 교체되기도 한다.     


파리 시내를 벗어나자 창밖으로 대지 위에 초록빛으로 펼쳐진 농작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더 외각으로 나가니 눈으로 덮인 하얀 들판이 보인다.      


한국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산이 없어서 그런지 끝없이 펼쳐진 넓은 들판을 보면서 유럽에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한참을 달린 버스는 점점 겨울나라에 들어왔다. 설산이 보이고, 온 동네가 눈으로 덮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을 지나는데, 흡사 하이패스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처럼 간단하게 지나쳤다.      


무려 7시간이 지난 후 로잔 터미널에 도착은 우리는 로잔 기차역으로 가기 위해 1번 버스를 탔다.  

버스가 로잔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19분, 베른행 기차 출발은 6시 20분이었다.   

   

무거운 케리어를 번적 들고뛰기 시작한 우리 가족.     


탑승 게이트까지 가기 위해서 계단을 세 번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간신히 기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자리를 찾아 앉은 우리 가족은 깨끗하고 조용한 기차를 돌아보며 베른으로 가는 기차를 잘 탔는지 아내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분에게 있는 분에게 물어봤다.     


베른으로 가는 기차가 맞다는 말과 함께 자신과 베른에서 내리니 자신이 내릴 때 같이 내리면 된다고 마음 놓으라고 이야기했다.       


아내는 베른역까지 가는 동안 옆자리에 앉은 분과 한참을 이야기 꽃을 피웠고, 1시간이 지난 후 베른역에 도착했다.      


인터라켄까지 가는 열차를 환승하는 곳까지 여유롭게 도착한 후 새로운 기차를 탔다.    

 

이번 기차는 2층으로 되어 있었고, 앞서 기차보다 훨씬 고급스러웠다.     


기차가 출발하고, 역무원이 표를 검사하더니 1층은 1등석이라고 2등석인 2층으로 가라고 한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2층까지 옮긴 후 인터라켄까지 꿀잠을 자며 갔다.      


인터라켄 서역에 도착하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여기서 15분 정도 걸어가야 숙소에 도착하는데, 눈까지 내리다니.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향해 가고 있는데, 젊은 한국인들이 캐리어를 끌면서 우리 가족을 따라오고 있었다.      

눈을 맞으며 한 줄로 이동하는 것이 마치 패키지여행을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10분 정도 긴 행렬이 어떤 지점에서 삼삼오오 갈라지더니 우리 가족만 남았다.    

  

이 지역이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아파트먼트 밀집구역인 듯하다.     


이른 아침 프랑스 파리 숙소를 떠난 후 스위스 인터라켄 숙소까지 13시간이 걸렸다.     


하루 종일 이동하느라 피곤한 몸, 간단히 라면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단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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