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family in Europe
여행 8일 차, 2023년 1월 22일.
오늘은 스위스를 떠나 독일 뮌헨으로 가는 날이다. 체크아웃이 10시라서 여유롭게 일어나 커피와 빵, 계란 프라이로 아침을 먹었다. 한국은 오늘이 설날이다. 페이스톡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네고, 영상으로나마 세배를 했다. 우리만 없는 명절날을 보내는 것 때문에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터라켄의 이틀 여정을 보내고 짐을 싸들고 취리히를 거쳐 독일로 가는 여정이 시작됐다. 조용히 눈이 내리는 조용한 마을을 떠나 인터라켄 서역에서 기차를 타고 취리히 중앙역으로 향했다. 만년설에서 흐르는 물로 이룬 호수와 넓은 들판이 보이고, 잠시 들린 역들에서 사람들이 오고 갔다. 그렇게 2시간 정도 흐른 뒤에 취리히 중앙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저녁에 버스를 타고 독일 뮌헨으로 갈 예정이었다.
블로그를 찾아보니, 취리히 중앙역 지하 0.5층에 짐 보관소가 있었다. 블로그에서 보관소를 찾는 게 조금 어렵다고 했지만, 자세한 설명 덕에 곧바로 짐 보관소를 찾았다. 보관소에 캐리어를 맡겨두고 저녁에 뮌헨으로 출발하는 버스 탑승까지 취리히 당일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우리를 반긴 반호프 거리는 깔끔하면서도 멋스러웠다. 취리히 중앙역에서 취리히 호수까지 트램이 움직이고, 곳곳에 우리를 유혹하듯 상점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제일 먼저 우리 가족의 눈에 띄건 예쁜 마카롱들이 가득한 카페였다. 0층에는 마타롱, 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들이 있었고, 1층에는 온갖 초콜릿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2층은 제법 큰 레스토랑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잠시 멍한 상태가 됐는데, 이 동네는 우리가 알고 있는 1층을 0층으로 표시했다. 아침을 간단히 먹었기에 배가 고픈 우리는 피자, 펜네, 샐러드, 음료를 주문하고, 1층으로 향한 후 디저트로 먹을 마카롱과 선물까지 사가지고 왔다. 너무 비싼 물가 때문에 배불리 먹지도 못했지만, 맛깔스러운 맛에 만족하며 도심을 둘러보기 위해 나왔다.
스위스패스가 있으면 스위스 내에 있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어서 취리히호수까지 향하는 트램을 탔다. 처음 타본 트램에는 공휴일이라서 낮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현지인들과 여행객들이 섞인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이곳에 와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취리히호수에 도착한 우리는 드넓은 호수를 보면서 동화책에서 왜 그렇게 백조가 많이 나왔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호숫가에 백조들로 가득 찬 모습이 우리나라의 갈매기를 보는 듯했다.
호숫가를 구경하며 작은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동네 구경을 하다가 린덴호프광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호프는 맥주가 아니라 광장이라는 뜻이란다.
린덴호프광장에서 좁은 골목길들을 따라 걷다가 마치 남산 길을 오르듯 오르다 보니 취리히를 가로지르는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풍광이 펼쳐졌다.
다시 좁은 골목을 따라 내려와 큰 도로면에서 교육학자 사상가로 알려진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 동상을 봤다. 그렇게 취리히 중앙역 주변을 둘러보고 스타벅스에 들려 ‘아임히어’ 잔을 구매했다. 공휴일에 상점들 대부분이 문이 닫혀있는 모습을 보면서 사뭇 우리나라와 비교됐다. 우리나라는 평일보다 공휴일에 수입이 더 많아서 절대 쉬지 않는데, 여긴 공휴일에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어서 가족 단위의 작은 모임들이 많다고 한다. 상점뿐만 아니라 많은 식당들도 문이 닫힌 이곳 스위스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