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로 보내는 편지는 참 달콤하겠다 싶어, 괜찮을까?
언제였을까나? 6년 전? 7년 전쯤이었을까?
나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미서부로 혼자 여행을 떠났다. 당시 미서부를 여행하면서 그랜드 캐년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여행하기가 쉽지 않아 캠핑카 오픈 트립을 신청했다. 아직도 그때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함께 캠핑카 트립을 하게 된 그룹 안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있었고 그리고 혼자 여행 온 내가 있었다. 혼자 와서 가족들 틈에 끼게 된 내가 내심 걱정이 되셨는지 투어 가이드님은 나를 살뜰히 챙겨주셨다. 그때 그렇게 만난 가이드 언니가 바로 Kyo 언니다.
언니와 나는 신기하게도 투어 이후로도 인연이 계속 이어졌다. 언니 덕분에 나는 한번 더 미국을 방문했고 우리는 함께 코타키나발루를 여행했다. 그리고 내가 살았던 인도네시아의 길리섬에서도 만났더랬다. 매일 대화를 나누는 건 아니지만 가끔 연락해도 서운하지 않은 사이가 되었다. 연락을 하면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다 쏟아내곤 했는데 언니는 언제나 다정하게 나를 받아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Kyo언니가 내게 말했다.
이렇게 Kyo언니를 시작으로 우리는 손 편지를 주고받게 되었다.
한국에서 발리로-
발리에서 한국으로-
처음 언니의 편지를 받고서는 일부러 잘 받았다고 카톡으로 안부를 전하지 않았다. 언니가 정성스레 써준 소중한 편지에 직접 손으로 답장하고 싶었다. 서로의 편지가 도착하기까지 길게는 한 달, 짧게는 1-2주의 시간이 걸렸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의 EMS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 때로는 친구나 가족 편에 편지를 들려 보냈다. 가끔은 마음이 조급해 편지로 못다 한 이야기들을 카톡으로 쏟아내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근질했다. 하지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꾹꾹 참아 편지에 한 자 한 자 그동안의 이야기를 담았다. 온라인으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을 때는 우리의 대화가 휙휙- 공중분해 되는 느낌이었다면 손 편지로 주고받은 우리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쌓였다. 만질 수도 있고 언제든 다시 펴보며 내용을 곱씹을 수도 있었다. 손 편지로 나눈 우리들의 이야기는 따뜻했고 묵직했으며 소중했다. 그렇게 언니와 나의 낭만이, 추억이, 삶의 좋고 힘든 순간들이 켜켜이 쌓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소중한 이야기들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은 공간에 다시금 보관해 보기로 했다.
발리에서 Kyo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
By. Jen from Bali
한국에서 Jen에게 보내는 편지
By. Kyo from Korea
To Be Continue.....!
Kyo와 Jen이 주고 받는 손편지
*Kyo
여행가이드 - 말레이시아, 미국, 한국에 삽니다.
미니멀리즘, 제로웨이스트, 비건 지향 라이프, 동물과 함께 하는 삶을 꿈꿉니다.
*Jen
마케터이자 스쿠버 다이빙 강사
독립 출판 <바다에 살고 싶어서> 저자
맥시멀리즘, 육식주의자, 1년차 집사, 발리에 삽니다.
- 서로 다른 우리지만, 우리가 함께 가장 좋아하는 색은 따뜻한 푸른색입니다.
- SURAT BIRU는 인니어, 말레이어로 '파란색 편지(BLUE LETTER)' 라는 뜻 입니다.
- 한국(미국)에서 발리로, 발리에서 한국(미국)으로 '손편지'를 주고받습니다.
- 저희는 인니어와 말레이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가끔 편지에 인니어와 말레이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희는 100% 한국인 입니다.
- 매주 일요일 메거진이 연재됩니다.
- 저희의 편지가 마음에 드셨다면 댓글을 남기고 가셔도 아주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