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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르타르 Oct 05. 2018

2048년 당신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가요?

김찬호, <사회를 보는 논리>

목요일, [단숨에 책 리뷰]
열여덟 번째 책 : <사회를 보는 논리>
예쁜 책 표지

이 책은 2001년에 출간됐다 2008년엔 개정되었다. 개정판이 나온지 10년. 초판이 나온지는 어언 20년이 다 되어간다. 케케묵어 보이긴 한다. 이 책은 서점에서 처음 만났다. 제목이 눈길을 끌길래(이상한 취향인가 보다) 서문을 읽었다. 저자의 문제의식이 2018년 한국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이 팔린 책!


이 책의 저자는 한국사회에 새로운 가치관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사회는 가치관 혼란을 겪고 있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인식이 다르고, 통일문제에 대한 관점이 다르고, 경제적 상황에 따라 경제 현상을 보는 인식도 다르다.

저출산 문제가 예가 될까. 정부에선 미래에 세금 낼 사람이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지만, 젊은 사람들은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는 건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못할 짓이라고 말한다. 기존에 관습적 사고방식(한국사회를 지배했던 담론들)으로는 이런 문제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새롭게 가치를 정립하는 데 필요한 생각들을 몇가지 해보자는 게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얼마 전 소개했던 <세상물정의 사회학>과 같은 듯 다르다. <세상물정의 사회학>은 구체적인 아이템에서 사회적 현상을 분석한다. 이 책은 좀 더 큰 범위에서 시작한다. 해외여행, 명품, 이웃(<세상물정의 사회학>의 소제목 소재)과 패러다임, 객관성, 자기존엄, 정체성(<사회를 보는 논리>의 소제목 소재)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난해하거나 어렵지는 않다. 정체성과 관련해 생각해볼 만한 사례를 풍부하게 들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지역 축제가 많은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등의 얘기를 하면서 지역 축제들을 비교한다. 그리고 지역의 정체성이 지역주민에게 잘 와닿지 않는 문제를 지적한다. 각 장 말미에는 ‘토론’ 거리를 적어놔서 혼자 혹은 같이 생각해볼 거리도 마련해놓았다.

토론은 이런 식으로


사회학 책이 그렇듯 이 책도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을 낯설게 본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는 압축적 경제성장에 민족주의가 도움이 됐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문화사회, 국제화 시대에 배타적 민족주의를 고집하는 게 도움이 되냐는 얘기가 그러하다. 난민문제까지 겹친 지금 한국 사회가 깊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주장도 곳곳에 담겨있다. 현재 개발 논리는 지속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 저자는 "자연이 주는 이자로 생활하던 우리는 원금까지 까먹고 있는 노릇”이라고 얘기한다. 이런 무분별한 개발 논리, 소비 행태는 이제 생태를 생각하는 관점으로 바뀌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이 책 역시 익숙했던 생활이 더 이상 유효한가?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고, 살아야 할까를 끊임없이 묻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마치 대학입시라는 목표, 취업이라는 목표만 보고 달려와 합격 이후 방향성을 잃는 많은 대학생처럼, 한국사회도 경제성장 하나만 보고 달려오며 자아에 대한 고민을 미룬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다. 출판된지 20년 돼 가는 이 책의 사유들이 건강한 토론의 밑거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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