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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화 Apr 03. 2022

다음 세대에게 필요한 역량

기계와 공존하는 시대에 자식들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인공지능은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가지는가?

AI(Artificial Intelligence)는 'Artificial'과 'Intelligence'의 합성어로 이 중 Intelligence가 지능으로 번역이 되며 국내에는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현시점에 기계에게 사람과 같은 지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얼마 전 읽었던 기사[1]는 이러한 내용을 잘 보여주는데, 특히 인공지능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실체화시키는 기계학습(Machined Learning)이 사실상 수학적 이론에 근거한 통계 방법론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 지능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AI의 대부분은 단일 알고리즘, 역전파(backpropagation)에 기초한다. 딥러닝, 머신러닝, 인공신경망, 스파이킹(Spiking) 신경망이라는 이름 아래 ‘뇌처럼 작동한다’고 표현되는 기술이다. 하지만 AI를 강력한 통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AI의 수준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추천 시스템, 구글의 검색 기능이나 음성인식, 파파고의 번역, 테슬라 자동차의 자율주행과 같이 우리 생활 속 많은 편의 기능에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녹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추세는 점점 가속화되어 기업과 개인의 삶에 더 자연스럽고 널리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공계 우대 현상

일부 대우가 좋은 회사의 경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최근 1,2년 사이 게임업계에서 쏘아 올린 신호탄을 기점으로 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비단 IT 개발자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국내 기업들은 채용에 있어 최근 이공계를 선호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2]

다만 기술은 발전하고 기업은 항상 비용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집단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지금 사람이 하고 있는 반복적인 일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동화 및 표준화될 것이다. 이공계가 하고 있는 업무 중에서도 이런 업무들은 존재하고 따라서 언제까지 이런 현상이 지속될지는 한번 지켜볼 일이다.


다음 세대에게 요구되는 바는 무엇일까?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많아지고 이를 현실화시키는 인력은 당분간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 자식 세대가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2,30년 후에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까? 2,30년 뒤 세상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한 번쯤 고민해 볼만한 주제이다.


정답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음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인간적인,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인슈타인처럼 인류 지성의 지평선을 넓힐 수 있는 극소수는 다른 일을 하겠지만). 이러한 능력은 자신의 의지에 기반하여 변화하는 환경에서 탐색과 학습을 수행하고, 인과 관계에 기반한 추론을 통해 의사 결정하며 그 결과를 보며 행동을 수정해 나가는 종합적인 인지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활동에 기반하여 사람 사이의 관계나 감성적 측면의 전문성을 가지는 영역이 기계와 공존하는 시대에 필요한 직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예를 들자면 기자, 정치인, 경영자, 법조인, 예술가, 사회운동가, 심리치료사, 외교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런 역량과 활동을 위해 필요한 중요한 스킬셋들은 논리력, 문해력, 공감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지속적인 학습역량 등이 될 텐데, 문제는 이런 류의 역량은 측정하기도 어렵고 향상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습관처럼 훈련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에서 절대적인 지식의 양을 줄이고 이런 스킬셋을 강화할 수 있는 연습이 더 많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입시와 평가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렵고 난해한 문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그런 방향으로 장기 교육 정책이 바뀔 순 없겠지만 내는 세금이 아깝지 않게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고민을 많이 해 줬으면 하는 분야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점점 더 필요한 건 많은 양의 지식이 아닌 문제를 정의하고 사고하는 힘일 것이라는 점은 꽤나 분명해 보이기 때문에 나부터라도 자식에게 그런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다.


[1] 글로벌 칼럼 | 인공지능에 '지능'은 없다 中 (ITWorld, 2022.03.31) 

[2] 문과 등용문 ‘마케팅·재무·인사’마저… 이과 우대로 돌아섰다 (조선일보,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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