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가 안되면 환경을 바꿔야지
평일에 시간이 여의치 않아 주말에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별생각 없이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해 보니 평일보다 더 많은 것 같은 대기열과 사람 수에 놀랐다. 옷을 갈아입고 순서에 따라 검진을 받다 보니 예전 회사에서 임원으로 있으면서 롯데월드 매직패스처럼 대기 없이 건강검진을 하던 게 편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막상 순서 기다려서 뭔가를 하려니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고 내 스케줄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점도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잠시 예전 생각을 하며 아쉬움에 잠겼을 때 공교롭게도 페이스북에서 팔로우하던 신수정 선생님의 글을 보게 되었고 (전문 링크), 지금 나의 모습과 생각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5. 그러므로 진짜 인격자는 산에서 혼자 도를 닦는 사람이 아니라, 높은 권력을 가졌음에도 자신의 오만한 뇌를 다스려 권력이 있되 권위적이지 않고 공감력이 있으며 겸허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분이다. 이런분들은 그 자리에서 내려와도 존경받는다. 동창회를 가면 기사있는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나가지 못하는 친구들을 배려해 일부러 대중교통으로 오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기사있는 벤츠로 제일 늦게와서 제일 먼저 떠나며 이를 과시하는 친구도 있다.
8. 나의 부모님도 종종 나를 깨어있게 하신다. "승진했어요" 말씀드리면, 어머님은 "승진, 돈 이런거 신경쓰지마라. 건강과 행복이 최고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 하니. 그냥 즐겁게 살아" 이에 어느 때부터인가 이런 말씀은 잘 안 드린다.
9. 주위 이런 분들이 필요하다. 당신의 주위에도 이런 분들이 계시는가?
예전 회사에서 3년의 기간이었지만 그때의 기억이 시간이 흐른 지금도 불편함이라는 느낌을 만들어 내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원래 내 자리가 아닌 잠시 맡아두었던 자리라는 생각을 하며 나왔던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가 싶다. 나도 별 수 없는 보통 사람이니 만약 그 자리에 오래 있었다면 지금 느끼는 단순한 '불편함' 이 아닌 좀 더 큰 '불쾌함'까지 느끼지 않았을까?
위 인용구의 5번과 같은 사람이 되기는 정말 어려워 보인다. 애초에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도 못할 깜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차라리 나를 둘러싼 환경을 주기적으로 바꾸는 행동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 안주할 때가 아니고 새로운 경험과 배움을 지속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으니 이번 건강검진은 그 어느 때 했던 건강검진보다 유익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