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들이 자기 방에 버킷리스트를 떡하니 붙였다. 학교에서 '나의 버킷리스트'를 적었던 모양이다. 참, 알록달록 예쁘게도 꾸몄다. 벽 가까이 고개를 내밀고 아들이 적은 글을 가만히 바라봤다. TOP5 안에 아들이 좋아하는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5개 버킷리스트 중 3개가 축구에 관한 내용이다. 요즘 아들은 축구에 푹 빠져 산다. 나중에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 가겠다는 것은 아마도 음바페와 메시 때문일 것이다. 유치원 졸업식 때 수영 전문가가 되겠다는 아들이 축구 국가대표의 꿈을 꾼다. 두 번째 리스트에서 빵 터졌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겠다는데 명문 구단인 것은 또 어떻게 알았을까. 음바페를 좋아해서 파리 생제르맹이라고 쓸 줄 알았다. 손흥민의 손가락을 다치게 한 이강인이 이제 싫어졌다고 말했던 아들, 축구에 진심이다. 버킷리스트를 붙여 놓은 아들에게 매일 아침 일어나 주문을 외우라고 말해줬다. "난 할 수 있어!, 꿈을 이룰 수 있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