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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디 May 31. 2020

브런치의 지적 우위 3단계

어그로 글을 쓸 필요없는 플랫폼

지난 주에 올린 글 한편이 제가 써왔던 글을 다 합친 것보다 조회수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기획/개발자의 생각과 작가로 생각해 본 내용을 작가님과 예비 작가님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정답같은게 아니며 제가 세운 가설의 일부이니 이런 생각도 있구나,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 알고리즘을 만든건 결국 개발자와 그 팀(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컴퓨터는 Yes or No , 0과 1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합니다. 뭐 벌써 어려운 얘기 같아보이지만 컴퓨터가 어떻게 우리 글을 이해하고 추천까지 해 주는지, 넷플릭스가 어떤 영화를 추천할지, 유튜브에서는 어떤 영상이 추천에 올라가야할지 이 모든 것은 알고리즘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지금은 똑똑해진 플랫폼들도 결국 처음은 있습니다. 아무런 정보도 지식도 없는 상태, 즉 ' 아기 ' 가 좋은 습관이나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 부모 ' 의 역할이 중요하죠. 여기서 필요한게 '  질문과 대답' 입니다.


응, 아니 두개밖에 대답할 줄 모르는 아기에게 구체적인 행동을 하게하려면 스무고개를 하는 수 밖에 없죠. 알고리즘을 스무고개라고 이해해보세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추천 해줄지 말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서로 알아가기 위한 질문과 대답이 필요할 뿐입니다.


이 조건들을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알고리즘을 짠 개발자가 아닌 이상 어떤 질문을 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코드를 들여다본다고 하더라도 알 수 없죠. 대신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 볼 방법은 있습니다. 


어떤 글들이 좋은 글이라고 판단해서 추천 해줄래? 라고 물어본다면 스무고개를 해야합니다.

스스로에게 질문 해보세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쓴 글인지, 이미 많은 조회를 기록한 글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나에게 추천 된 이 글들은 왜 해줬을까? 글은 분량을 충족하고 있나? 등 자신이 속한 카테고리와 작가들을 들여다보면 이 조건들이 조금은 보일 겁니다.




#2 . 브런치와 글을 쓰는 작가의 지적 우위 전략


제가 내린 가설 두번 째는 바로 브런치 구성원의 지적 우위입니다.

블로그나 타 플랫폼에서도 글은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브런치 글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점이 있는데 ' 경험 & 생각 ' 에 집중한 글들이 많습니다.


지적 우위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브런치는 '글을 쓰는 당신도 그리고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트렌디한 지성인이라고 가정'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런치 내부의 독자들 중 상당 수는 작가이기도 하니까요. 작가들은 처음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위해 일종의 테스트를 거친 ' 고급 인재 ' 입니다. 그런 이들이 시간을 할애해서 글을 읽고 반응을 남긴다는 것은 일종의 검증이기도 합니다.  테스트를 거쳐 반응들이 입력되면 이 글들은 외부에서 브런치로 사람들을 불러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브런치 - 작가 글 발행 - 지적 우위 전략 - 외부 추천 - 새로운 이용자 유입 유도


심플하지만 매우 강력한 방법이라는 건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브런치가 좋은 글이 많이 모여있는 작가들의 플랫폼이라고 브랜딩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브런치는 해쉬태그를 제공하지 않죠. 아주 기본적인 3개의 글 카테고리를 선택하는 것 밖에 안됩니다. 결국 그 어떤 마케팅 요소도 글에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대신 본질에 집중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 좋은 글 ' 을 발행하는 지성인들의 공간으로 말이죠.




#3. 결국 브런치의 본질은 '글이 전달하는 가치' 에 집중하다.


제가 내린 마지막 세번째 브런치는 결국 독자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데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유튜브를 보면 매우 자극적인 문구로 클릭을 유도하지만 실 내용은 별게없는 채널들이 많습니다. 유튜버가 가진 파워와 그 중요성을 부정하고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매체 특성상 글 플랫폼과 비교하는 것 또한 잘못된 비교일지도 모릅니다. 


브런치의 글을 토대로 유튜브를 시작한다면 그 채널은 100% 노잼 채널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을 유튜브로 촬영해서 올린다고 생각해보세요. 유튜브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좀 더 간결해야되며, 직설적으로 혹은 어그로를 이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 반면 브런치는 어그로를 끌 이유도 필요성도 없습니다.


유튜브에서 조회수는 곧 돈이 되지만, 브런치의 조회 수는 사실 생각하기 따라서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가 본인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라이킷을 받으면 그리고 구독까지 연결되었을 때 사실 매우 기쁩니다. 다른 이들의 관심은 글을 쓰는데 있어서 활력소가 되기도 하니까요.


유튜브의 흥행성 대신 브런치는 좋은 책을 쓰기에 좋은 글을 엮어내기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은 브런치에서 이미 작가이며 언제라도 자신만의 책을 '출판' 할 수 있다는 보상체계가 있습니다. 아직까진 막연하지만 분명한 것은 언젠가 내 책이 세상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브런치가 작가 플랫폼으로 성장 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강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브런치가 좋습니다. 

어그로를 끌지 않아도 글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 결국 , 작가가 주제가 되는 곳


브런치의 알고리즘부터 개발자들의 생각과 글 그리고 지적 우위를 갖춘 독자들 글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플랫폼 칭찬만 한 것 같습니다. 처음 글을 쓸 땐 브런치에서 조회 수를 나오게 하는 방법 같은 걸 적어보려도 했지만 결국 가장 본질적인 이야기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글 쓰는 스킬들이나 작가 능력치는 매우 미흡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 도움이 될 수 있는 글 ' 을 써내려갔기 때문이라고 결론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지적 우위 3단계라는 나름의 가설을 세워 브런치를 돌아보니 잘 만들어진 플랫폼이고 글에 집중하면 되겠구나. 싶습니다.


서비스와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획하는 일을 겸하고 있기에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봤습니다. 브런치가 걸어온 지금까지의 ' 제로 투 원' 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여집니다. 작가님들이 편하게 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수준 높은 독자들에게 전달 할 수 있는 공간 글에 집중하고 싶다면 바로 여기입니다.


이제 , 여러분의 이야기를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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