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만 남기고 다 덜어내기 전략입니다.
디자인이나 기획 작업을 시작할 때 빈 피그마 화면을 노려보며
일시정지가 되어버렸던 경험이 다들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이번 CONFIG 2024의 여러 후기들에서도
‘템플릿 덕에 시작이 쉬워질 것이 기대된다’라는 의견이 많은 것을 보면요.
우리는 왜 빈 화면을 두고 머뭇거려질까요 ?
저는 “한번에 결정해야 하는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 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는 도구일수록 사소한 결정을 많이 요구합니다.
이 점은 피그마 뿐만아니라 여러 디자인 툴의 공통점이죠.
저를 방해하는 사소한 결정 중에 대부분은 비주얼 요소들인데,
요즘 제 기획작업에서는 폰트, 색상, 또는 선의 굵기들이 크리티컬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시하려니 눈에 밟히고, 무엇보다도 작업 내내 신이 안납니다.
결과적으로 정보 요소와 비주얼 요소 두 종류의 작업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 지난주 고민거리는 이렇게 써볼 수 있겠네요.
“ 에센셜한 기획을 하루안에 결론 내기 가장 좋은 도구는 뭘까? ”
“ 보는 사람도 비주얼요소를 차치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
제가 찾은 전략은 [최대한 단순한 도구를 선택하기] 였고,
선택한 디자인 툴은 구글 스프레드 시트 였습니다.
✏️ 타이포 큰거 하나, 작은거 하나.
✏️회색 실선 하나
✏️ 이미지는 스켈레톤으로
이렇게 다이어트를 하고나니
"어떤 정보값을 어디서 줄 건지"만 뚜렷하게 남길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 초안을 읽고 의견을 모으는 과정도 훨씬 빨랐습니다.
보통 디자인 피드백 세션은 오프라인 미팅으로 한시간 이상 걸렸는데 반해,
스프레드 시트 디자인은 의견이 정리될 때까지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골조만 남기니, 골조에 대한 피드백이 쉬워진 거지요.
비주얼의 디테일은 그 다음에 다듬으면 되니까요.
이 전략이 통할 수 있었던 전제조건은 다음과 같았어요.
✅ 정보량이 많고 정확한 information delivery가 중요한 UXUI
✅ 빛보다 빠른 스케치가 필요함
✅ 공동작업자나 의사결정자가 비주얼요소를 차치하는 방식에 동의함
✅ UX 에 필요한 정보의 값이나 형식이 대부분 확정되어있음
만약, 컨텍스트가 다른 UX 작업이었다면, 다른 디자인 도구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또, 구성원 사이에 배경지식에서 차이가 크다면, 단순한 도구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세부설명과 코멘트를 줄 수 있어야 했을거예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기획 의사결정의 속도를 끌어올리고 계신가요 ?
텅 빈 페이지에서 초안 전달까지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시도해 보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