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22
지난 글에서 필자는 ‘비즈니스 모델(BM)의 디지털화’ 결과물인 디지털 BM을 파이프라인 BM과 플랫폼 BM으로 나누었다. 파이프라인 BM은 전통적 가치사슬 즉, 특정 상품을 조달-생산-유통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단방향, 일과성(一過性) BM이다. 반면, 플랫폼 BM은 특정 제품/서비스를 중심으로 2개 이상의 그룹이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수시로, 반복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BM이다. 파이프라인 BM이든 플랫폼 BM이든 디지털화를 통해 더 큰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파이프라인 BM의 디지털화는 제품/서비스 자체와 생산공정, 유통방식, 수익모델 등의 디지털화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서는 지난 글에서 이미 다룬 주제를 제외하고 가치사슬 전반의 디지털화와 수익모델의 디지털화 등 2가지 유형에 속하는 사례만 소개할 것이다. 플랫폼 BM의 디지털화는 여러 가지 유형 중에서 연결/중개형 플랫폼 BM과 거래/협업형 플랫폼 BM의 디지털화 사례만 소개할 것이다. 연결/중개형 BM은 양면시장을 매칭하는 역량과 고객 신뢰가 핵심 경쟁력이며 수익모델은 Freemium, 광고료, 입점비,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거래/협업형 BM은 양면/다면 시장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가공하고 품질관리, 고객관리 등을 수행해야 하기에 거래/협업 대상인 제품/서비스, 기업/산업 등에 대한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이며 수수료, 구독료 등을 적용한다.
그 외 BM의 디지털화 사례로 제조업/농업의 서비스화와 HW를 솔루션으로 확장한 사례를 소개할 것이다. 아울러, 연결/일관화/통합, 분리/분할/분권화, 지능화/자동화/무인화, 실시간화/온디맨드, 가상화/실감화/실체화, 맞춤/개인화/친인간, 친환경/저에너지 등 디지털화 목적별 사례도 소개할 것이다.
<가치사슬 전반의 디지털화> * 생산공정+유통방식+조직운영 등
▸스카이프, 드롭박스: 디지털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데 필요한 물적 자산을 클라우드 컴퓨터, 타사 설비 등을 활용함으로써 자본적 지출을 줄임. 스카이프(2003년 창업, 2011년 MS에 합병, 2020년대 쇠락)는 VoIP 기반의 음성/화상 통화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면서 필수 설비인 통신망은 기존 통신사의 통신망을 임차, 활용함. 드롭박스는 웹 기반 파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물리적 저장장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스토리지를 활용함.
▸넷플릭스: 창업 초기에는 비디오 주문-대여-반납 과정을 온라인화한 BM으로 오프라인 기반 대여/반납 사업의 강자였던 블록버스터를 쇠망하게 함; 넷플릭스는 콘텐츠 확보(즉, 자체 제작 또는 제휴), 유통, 구독모델, 사용자 경험(예: 콘텐츠 추천) 등을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있음.
<수익모델의 디지털화> * 고객과의 긴밀한 (디지털) 상호작용을 활용함
▸구글/네이버 등의 Freemium 방식: 사용자에게는 무료, 광고주에게는 유료 식으로 2 원화 하는 방식. (예) 구글/네이버의 검색광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 등 SNS 광고 등.
▸로빈후드의 수수료 없는 중개: 증권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Robinhood)는 B2C 고객에게는 거래 수수료도 없고 계좌별 최소 잔고에 대한 요건도 없음. 수익모델 중 하나는 B2C 고객의 투자분석 정보를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B2B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임.
▸스포티파이의 스트리밍 서비스: 종래의 음원 다운로드(: 판매/소유 개념) 방식과는 차별화된 스트리밍(: 실시간 접속-활용 개념) 방식을 처음 적용함.
▸롤스로이스, 제너럴리 세구로 등의 성과 비례 요금제: 롤스로이스는 리스로 판매한 항공기 엔진에 대해 가동시간에 비례한 이용료를 부과함; 제너랄리 세구로는 ‘Pay-as-you-drive’ 즉, 차량 내에 설치된 센서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운전습관에 따라 차등화된 보험료를 부과함.
▸프라이스라인의 소비자 주도 가격: 호텔 예약 시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NYOP(Name-Your-Own-Price) 모델을 처음 적용함.
▸넥스트 레스토랑의 동적(dynamic) 가격 책정; 시카고 소재 레스토랑으로 공연이나 스포츠 행사의 운영방식처럼 입장 티깃을 ‘날짜-시간대’ 별로 다른 가격으로 사전 판매함.
<연결/중개형 플랫폼 BM>
▸이베이, 지마켓, 네이버 쇼핑 등 오픈마켓/거래중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함. 구매자는 무료로 이용, 판매자에게는 입점/거래 수수료를 부과함.
▸카카오톡, 유튜브, 핀처레스트, 틱톡 등 메시징/SNS: 카카오톡(무료 채팅, 통화), 페이스북, 유튜브, 핀터레스트(이미지 검색-공유), 틱톡(동영상 제작-공유, 추천).
▸업워크/이랜서, 네이버/즈후 등 전문가/지식 연결: 그 외 숨고/휴넷(전문가 연결), 싱기버스(오픈소스 HW 공유).
▸킥스타터, 와디즈 등 크라우드 펀딩: 그 외 조파(P2P 대출 플랫폼), 텀블벅(출판 크라우드 펀딩).
▸스카이스캐너, 야놀자 등 여행 중개: 스카이스캐너(항공요금 비교, 호텔/렌터카 등 예약 서비스).
▸배민, 도어대시 등 배달 중개.
▸헬로트랙터,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장비/기기/설비 연결: 헬로트랙터(트랙터 소유자-이용자 연결), 카카오엔터프라이즈(i-LaaS, 창고 수요자-공급자 연결).
<거래/협업형 플랫폼 BM>
▸애플, 구글 등 앱 마켓: 애플(앱스토어), 구글(플레이스토어) 등은 앱 개발자와 사용자를 연결하고 거래 수익은 기업과 개발자가 일정 비율(예: 30대 70)로 나눔.
▸아마존, 쿠팡 등 종합몰: 아마존, 월마트, 징둥닷컴, 쿠팡 등은 구매자-판매자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오픈마켓과 달리 판매용 상품을 직접 구매도 하고 판매 후 물류를 주관함.
▸우버의 승차 공유: 차량과 운전자를 집적한 후, 차량 및 운전자와 승객을 앱을 통해 실시간 매칭하고 대금 결제도 완료함.
▸에어비앤비의 숙박 공유: 숙소 및 관리자(‘호스트’)와 숙박객을 연결하고 수익을 배분함. 이를 위해 숙소나 호스트의 서비스 품질을 관리함.
▸인스타카트, 쉐어그라운드 등 쇼핑 또는 구매/판매 대행: 인스타카트는 재고/창고 등 실물자산 없이 구매자-판매자를 연결함. 또한 ‘쇼퍼’를 활용해서 쇼핑-배달을 대행함; 쉐어그라운드는 도매업체, 소매업체, ‘사입삼촌’이라는 구매 대행업자 등을 연결함.
▸오픈도어, 이엑스피리얼티, 질로우, 직방 등 부동산 거래/협업: 오픈도어는 부동산을 즉시 구입해 주는 i-Buying, 구입 & 재판매하는 flipping 등을 선도함, 이엑스피리얼티는 부동산 및 전문가를 집적하고 가상공간을 통해 전문가들이 협업하도록 함, 질로우는 미국 내 97% 주택정보를 보유하고 온라인 거래를 중개하며, 직방은 온라인을 통해 부동산을 임대/분양/매매 거래함.
▸나인시그마, 유어앙코어, 이노센티브 등 컨설팅/문제해결 서비스: 서비스 요청자의 요구사항을 받아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컨설턴트를 찾아서 연결해 줌.
▸로블록스, 깃허브 등 개발 결과물 공유: 로블록스(게임 개발자와 사용자를 위한 게임 개발/이용 서비스), 깃허브/깃랩(오픈소스 SW와 관련 지식 공유).
▸조메트리, 에이팀벤처스(카파), 히타치(루마다) 등 제조/가공 관련 지식/경험 공유.
디지털화를 통한 사업 다각화 사례
<제조업/농업의 서비스화>
▸GE, 지멘스 등 산업용 IoT 서비스: GE는 ‘프리딕스’, 지멘스는 ‘마인드스피어’라는 IoT 플랫폼을 통해 자산관리 효율화 서비스를 제공함.
▸소니, 도시바 등 리커링(recurring) 비즈니스: 고객과의 관계를 일과성인 제품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예: 음반, TV 프로그램, 게임 SW)나 부품(예: 카메라 렌즈)을 추가로 생산, 판매해서 고객과의 직접 접촉을 늘리고 반복적으로 수익을 창출함.
▸존디어, 클라이밋 코퍼레이션 등 정밀농업(Precision Farming) 서비스: 존디어는 오랫동안 농기계 제조-판매를 통해 축적한 농업기술과 농장운영 및 토양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이 존디어’ 플랫폼을 구축해서 농부의 일상 활동이나 유통업자의 제품/서비스 판매에 유용한 지식을 제공하는 서비스 비즈니스를 운영함. 클라이밋 코페레이션은 각종 센서를 활용해서 지역별 토양, 기후, 농작물 등에 대한 DB를 구축하고 ‘필드 스크립트(FieldScript)’라는 플랫폼을 통해 농약, 물, 비료 등을 최적화하는 정밀농업서비스/컨설팅을 제공.
<HW를 솔루션으로 확장>
▸인텔, 엔비디아 등 자율주행 솔루션: 반도체 생산업체인 인텔은 자회사인 모빌아이(MobilEye)를 통해 라이다(lidar)와 카메라를 활용한 자율주행 솔루션을 판매. CPU/GPU 생산업체인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솔루션인 ‘드라이브(Drive)’를 완성차 업체에 판매.
▸현대사이트솔루션 굴착기 원격관제 서비스: 현대중공업 및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 장비 전문회사가 합병한 회사로 HW인 굴착기에 SW인 원격관제 서비스를 결합해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임.
<연결/일관화/통합 BM(예)>
▸마이크로소프트 Office 365: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소비자들이 독립적으로 사용하던 도구들을 클라우드 상에서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함.
▸SAP 넷위버(NetWeaver) 플랫폼: SAP의 모든 제품군을 연결,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멀티채널을 통한 사용자 간 협업, 각종 데이터/지식 관리 및 정보 분석, 프로세스 및 애플리케이션 통합 등을 지원함.
<분리/분할/분권화 BM(예)>
▸금융, 유통/물류, 방송/통신, IT 등 산업생태계의 ‘언번들링(unbundling)’: 과거 소수의 대기업이 독/과점하던 사업 영역이 전문화된 여러 스타트업의 사업 영역으로 분할되거나 대기업 스스로 여러 사업체로 분사/스핀오프(spin-off) 하는 것. 페덱스(FedEx)의 사업 영역은 긴급 운송화물 접수, 포장, 운송, 포워딩, 상/하역 등을 전담하는 사업자들에 의해 분할됨.
▸전문화 & 네트워크화된 산업생태계: 기술 발전과 소비자 요구 변화에 따라 세분화된 시장/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문기업들이 상호연결된 네트워크 형태의 산업생태계로 진화함. 스마트 농업 생태계는 차세대 농업 모델, 농장관리 솔루션. 정밀농업/예측분석, e-마켓플레이스, 로봇/드론, 스마트 센서, 식물 데이터/분석, 동물 데이터/분석, 스마트 물관리 등에 대한 전문기업으로 구성됨.
▸카카오페이의 분산형 금융 서비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서 금융 데이터를 분산처리함으로써 보안성을 높임.
<지능화/자동화/무인화 BM(예)>
▸아마존, 알리바바, 쿠팡 등 주문이행체제: 대형 유통업체들은 드론, 로봇, 지능 SW 등을 활용해서 빠르고 정확한 운송/배송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함.
▸테슬라의 생산자동화 로봇: 테슬라는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Optimus)를 개발해서 무인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로봇 자체를 새로운 상품으로 판매하고자 함.
▸H2O호스피탈리티의 숙박사업 솔루션: 호텔, 민박 등 숙박사업자가 판매채널 관리, 예약관리, 객실관리, 현장관리 등을 자동화함으로써 운영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SW 솔루션을 개발, 판매함.
▸인간 작업자를 대체한 버추얼/디지털 휴먼: AI, 컴퓨터 그래픽, AR/VR/메타버스 등을 활용해서 실존 인물 또는 가공의 인물을 아바타(avatar)로 구현하고 이를 뉴스 앵커, 인플루언서, 광고 모델 등으로 활용함.
<실시간화/온디맨드 BM(예)>
▸우버(Uber)의 실시간 매칭: 모바일 앱을 통해 소비자가 요청한 차량과 운전자를 실시간으로 탐색, 호출하고 경로 최적화, 대기시간 최소화 등을 가능하도록 해 주고 이동 완료 시에 서비스 가격을 책정함.
▸스프레드셔츠의 온디맨드 제작-판매: 셔츠나 액세서리를 온라인으로 주문받아서 3D 프린터로 제작, 판매함. 소비자는 자신이 만들었거나 회사 보유 디자인(2019년 기준, 약 800만 개)을 사용할 수 있고 만든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음.
<가상화/실감화/실체화 BM(예)>
▸메타의 메타버스 플랫폼 지원: VR 헤드셋(오큘러스 2 & 3)과 AR 글래스를 활용해서 각종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고객경험의 가상화를 지원함.
▸애플의 공간컴퓨팅 플랫폼 지원: VR/AR 겸용 헤드셋(애플 비전 프로)을 활용해서 각종 산업에서 필요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분의 가상화를 지원함.
▸남가주大(USC)의 컨투어(contour) 크래프팅: Khoshnevis(코쉬네비스) 교수가 개발한 기술로 CAD/CAM, 로보틱스, 3D 프린팅 등을 결합, 신속 건설을 가능하게 함.
<맞춤/개인화/친인간 BM(예)>
▸넷플릭스의 콘텐츠 추천: 고객의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서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재방문율을 높임
▸한샘의 맞춤 제작-시공: 고객의 가구 주문 접수 후 약 2천 개의 설계안을 조합해서 3분 만에 설계와 발주를 완료할 수 있는 대량맞춤화 CAD 시스템을 운영함. 또한,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제품을 설치해 주는 ‘시공좌석제’를 통해 시공 역량을 극대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임.
▸스티치픽스의 AI와 인간 협업: 고객의 온라인 주문에 대해 ① AI로 하여금 소비자의 취향이나 욕구를 분석해서 의류를 추천토록 하고 ② 패션 전문가(인간)가 그중에서 알맞은 의류 5점을 선정하면 ③ 그것을 소비자에게 배송함. 구매 여부는 소비자가 최종 선정토록 함. 소비자가 선정하지 않은 의류는 모두 무료로 반품할 수 있음.
<친환경/저에너지 BM(예)>
▸에널X의 친환경 에너지 관리 서비스: 이탈리아 전력/가스 유통사인 Enel의 자회사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가정, 산업, 도시, 모빌리티 등에 활용되는 친환경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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