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대학에서 산업공학,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서 경영과학(MIS)을 전공했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25년), 벤처기업 임원(14개월), 일반대학 강사(1년), 사이버대학 전임교수(15년)-강사(6년)로 일했습니다. 1977년부터 12년간 MIS 기획자 & 프로그래머였고, 1989년부터 2000년까지 12년간 SW 아키텍트 & 기술개발자로서 특히 데이터베이스 관리와 시스템/SW 공학 관련 지식/경험을 쌓았습니다. 2003년부터 15년간 사이버대 전임교수로서 e-비즈니스, 융합경영, 디지털 마케팅 분야 연구/강의, 융합 관련 정부/공공기관의 정책/전략 연구 등을 수행했습니다. 정년퇴임 한 2018년부터 ‘4차 산업혁명’, 2022년부터 학부/대학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의하면서 디지털 혁신에 대한 이론과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2024년 2월부터 12월까지 11개월 동안 이곳 브런치에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26개의 글을 발행했습니다. 제가 축적한 지식/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진행된 디지털 혁신의 목적(why), 대상(what), 방법(how) 등을 정리한 것입니다. 26개의 글은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1. 디지털 혁신, 개념 이해
- 디지털 혁신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기업)혁신의 하위 개념이며, 1970년대 이후 전자화, 정보화, 디지털화, 스마트화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 왔음.
- 2010년대 이후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BM)과 산업생태계를 재편성하는 ‘디지털 전환(DX)’으로, 2022년에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인간의 창작활동까지 대체하는 ‘AI 전환(AX)’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
- 디지털 혁신은 기술요소 외에 관리요소 즉, 구성원인 사람과 조직(운영, 문화) 변화가 수반되어야 성공할 수 있음.
2. 디지털 혁신, 기술 이해
- 디지털 혁신 도구인 디지털 기술은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는 기반기술과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되는 응용기술로 나눌 수 있음.
- 기반기술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통신/기기), 사물인터넷(IoT) 등을, 응용기술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메타버스(Metaverse), 3D 프린팅, 로봇/드론, 블록체인 등을 포함.
- 디지털 기술은 다른 영역의 기술과 인류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발전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만드는 동시에 기존 체제를 위협하는 부정적 영향도 끼치고 있음. 따라서, 긍정적 효과는 키우고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기 위한 효과적 관리체제를 설계, 운영해야 함.
- 디지털 기술의 활용 목적은 연결/일관화/통합, 분리/분할/분권화, 지능화/자동화/무인화, 실시간화/온디맨드(On-Demand), 가상화/실감화, 개인화/맞춤화/친(親)인간, 친(親)환경/저(低)에너지 등 7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음.
3. 디지털 혁신, 전략-전술
- 디지털 혁신은 일반적 혁신과 마찬가지로 비용 절감(save money), 수익 증대(make more money), 수익 창출(make new money) 등 3가지 목적을 추구함.
- 최근의 디지털 전환(DX)은 비용 절감 즉, 생산성/효율 향상을 도모하는 종래의 혁신과 달리 ① 기존 제품/시장의 수익을 늘리거나 ② 새로운 제품/시장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것을 중점 목표로 삼고 있음.
- DX 전략은 AS-IS(현황) 분석, TO-BE(목표 상태) 설계, (프로젝트별) 전환계획 작성 등 3단계를 거쳐 수립할 수 있음. DX 프로젝트는 정책적 긴요성, 비용, 기대효과, 실행 용이성, 위험 등을 고려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포트폴리오(예: 장/단기, 고위험/저위험)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함.
4. 디지털 혁신, 가치 창출
- DX는 제품/서비스/솔루션, 고객경험 등을 포함한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의 디지털화, 생산공정과 유통방식의 디지털화,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BM)의 디지털화 등을 통해 기존 가치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
- 가치제안의 디지털화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기존 기능/서비스를 개선(enhance), 확장(extend), 재정의(redefine)하는 작업임. 제품 경우, 센서/구동장치, 소통/연결, 데이터 저장/교환 등의 기능을 추가해서 디지털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음.
- 생산공정의 디지털화를 통해 스마트 팩토리, 가상물리시스템(CPS), 디지털 트윈 등을 구현하고, 유통방식의 디지털화를 통해 고객 이해, 판매 촉진, 고객 접점과 상호작용 등을 지능화/자동화한 디지털 마케팅/광고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음.
- BM의 디지털화를 통해 공유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같은 디지털 BM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수익모델(예: 구독, freemium)을 적용할 수 있음.
5. 디지털 혁신, 역량 구축
- 디지털 혁신의 성과는 디지털 기술 적용 대상인 제품/서비스, 고객경험, 생산공정, 유통방식, BM 등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디지털화하는 공급역량 즉, 물적/지적/인적/금전적 자산(asset or resource)과 이를 운영하는 기량(skill)의 수준에 따라 달라짐.
- 자산의 디지털화는 예를 들면, 장비/설비를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서 지능화/자동화/무인화, 실감화/가상화된 개체로 만들고, 아날로그 데이터/지식/콘텐츠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함으로써 효율성, 품질, 활용성 등을 높이는 작업임. 또한, 인간 근로자가 수행하던 활동을 로봇과 AI로 대체하거나 돕게 만드는 것도 포함됨.
- 기량의 디지털화는 구성원들이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필요한 SW를 개발하거나 활용해서 업무 성과를 높이도록 만드는 것임. 궁극적으로 조직운영 방식과 조직문화도 디지털 조직에 알맞은 것으로 전환되어야 함.
6. 디지털 혁신, 성과 관리
- 디지털 혁신은 디지털 기술이 제공하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고 위협은 최소한으로 관리할 경우, 파괴적 혁신을 이룩할 수 있는 전략임.
- 다만, 디지털 혁신은 누군가를 모방 또는 답습하면 되는 성공방정식 같은 것이 없는 창의적, 도전적, 전략적 혁신이기에 기업 내/외부 여건에 맞는 프레임워크와 추진 절차, 성과평가 지표 등을 갖고 시작하여야 함.
- 디지털 혁신 프레임워크는 혁신을 주도하는 거버넌스와 혁신 대상인 제품/서비스, 그리고 혁신 방법론과 역량 등을 포함한 개념적 모형임.
- 디지털 혁신 추진 절차는 목표 설정, 계획, 실행, 평가 등 4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성과지표는 전략/거버넌스, 프로세스, 상품/사업, 고객/파트너, 인력/조직, 기술 역량 등의 영역으로 나누어 측정, 관리할 수 있음.
필자가 굳이 ‘디지털 혁신’을 제목으로 삼은 이유는 지나친 발빠름 내지 가벼움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진정한 혁신을 도모하려는 조직이라면 디지털 전환(DX)이나 AI 전환(AX)의 상위 개념인 디지털 혁신, 또 그보다 위에 있는 기업혁신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여러 가지 디지털 신기술 특히, AI가 매우 빠르게 기술, 경제, 사회 전반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지만, 기업활동이나 정부업무 같은 현실세계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디지털 혁신은 적어도 반세기 이상 진행된 혁신이기에 기술 및 관리 측면의 맥락적 지식에 입각해서 DX 또는 AX가 제시하는 기회를 포착, 접근해야 한다. 수없이 강조했지만, (디지털) 기술은 수단일 뿐 그것 자체가 ‘인간의 삶’이라는 목적을 대체하거나 위협해서는 안된다. 혁신은 하루아침에 완성할 수 없는 것이기에 지속적 실험과 학습을 통해 성공에 이르는 변화관리를 병행하여야 한다.
#기업혁신 #디지털혁신 #디지털전환 #AI전환
의도한 것은 아닌데 2024년 마지막 날에 디지털 혁신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독자들께 새삼 깊이 감사드립니다. 내년에 저는 사업자는 아닌 프리랜서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정년퇴임 후 6년간 계속해 온 강사 역할이 끝났기 때문이구요, 새로운 지식을 얻고 글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유데미 같은 플랫폼을 통해 강의하는 일은 적어도 당분간 계속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특히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AX)에 대해 탐구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