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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키키 Apr 20. 2020

소고기 미역국

요리의 목적

미역국을 끓여볼까 생각했던건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보고나서 였다. 극중 드라마 감독인 손범수(안재홍)는 작가 임진주(천우희)를 위로해 주기 위해 만든 음식이 몇 가지 나온다. 그 중 미역국 라면이 나온다. 범수는 미역국을 정성 스럽게 끓인 다음 라면을 넣어 미역국 라면을 만들어 먹는다. 진주의 엄마는 공들여 만든 미역국에 왠 라면이라 타박하지만 그게 뭣이 중요할까. 진주는 범수가 만들어 준 미역국 라면을 먹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미역국 라면을 끓인다고 하면 나역시 아내에게 등짝을 내어 줘야 할 것 같아서 미역국을 끓여보기로 했다. 


우선 미역을 조금 물에 불린다. 말린 미역을 물에 불리면 부피가 3~4배로 커진다. 종이컵 반정도만 불리면 한끼 먹기에 적당했다. 냄비에 소고기 100~150g 정도를 넣고 참기를 두 큰술을 넣고 볶아준다. 소고기는 국거리 양지로 하면 된다. 고기의 핏빛이 없어지면 불린 미역의 물기를 빼고 소고기와 함께 볶아 준다. 국간장 두큰술을 넣어주고 계속 볶아 준다. 적당히 볶아준 다음 미역국와 소고기의 세 배정도의 물을 부어 준다. 간마늘을 티스푼 하나 정도 넣고 끊여 준다. 최소한 15분 정도는 끓여주어야 하는데 미역국은 끓이면 끓일 수록 맛있어 진다.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끝.     


토요일 오후 5시 쯤 미역국을 만들어 놓았다. 저녁 6시 반쯤 저녁을 준비하면서 한 번 더 끓였다. 저녁메뉴는 밀키트로 배송 받은 돼지고기 숙주 볶음과 소고기미역국. 아내와 아이를 불러 함께 식사를 했다. 마스터 쉐프 코리아에 출전한 것도 아니지만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되었다. 일단 내가 먼저 미역국을 맛봤는데 정말 맛있었다(내가 만들어서 그런가?). 그렇다고 내가 먼저 맛있다고 말하기는 좀 그래서 기다렸다. 무심한 척 식사를 하면서 아내와 아이의 먹는 모습을 슬쩍 봤는데 왠걸 둘 다 너무 맛있게 먹고 있었다. 심지어 아내는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이 순간 약간 찌릿했다. 문듯 자식들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고 했던 어른들 말이 떠올랐다. 아주 약간 그런 비슷한 느낌이었던것 같다. 나도 이미 미역국을 한 그릇 비워서 였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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