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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환타 Oct 25. 2016

삶의 7할을 '일'에게 준다는 것

저울질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기

아침 6시 30분, 알람소리에 눈을 뜨는 시간. 그리고 출근을 위해 씻고, 밥을 먹고, 옷을 입고, 가방을 챙기고, 버스에 오르고... 퇴근 후 귀가까지 내 생활패턴을 보면 내 삶의 7할이 '일'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 언뜻, 7할의 무게가 '불행함'으로 치환된다면, 당신의 삶은 참 슬프다.




삶의 70%는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다. 오롯이 시간으로만 셈을 해봐도 적지 않은 시간인데, A를 하기 위해 B를 포기하며 보내는 시간이라면 '기회비용'이라는 가치가 얹어져 더 아깝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A는 생업이 되고 B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된다. 이루리라 다짐했던 꿈과 희망은 시간이 더해질수록 구체화시키기 어려워지고, 수많은 선택지 속에 살아가면서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더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지금 말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이라는 자기합리화와 함께.... 해보니 그렇더라는 경험담이다.


7할이라는 무게를 좀 덜어낼 수 없을까… 딱히 방법은 없지만, 그 7할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게 더 올바른 합리화라는 결론은 얻었다. 어짜피 해야한다면 쿨내나게 해주고, 성과를 챙기며 작은 성취를 맛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차곡히 쌓여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7할을 쏟아부으며 지나온 자리에 그러한 성취들이 하나 둘 채워지고, 그게 나를 설명하는 뭔가가 되더란 것이다. 


태어나면서 영어사전을 입에 물고 나오는 사람이 어디있겠으며, PPT 만드는 법을, 사람들 앞에서 쫄지않는 유창한 언변을 가지고 나온 사람이 어디 있을까. 치이고, 깨지고, 자존심 상해가면서 배우든, 책을 파든, 학원을 가든, 자의 반 타의 반의 배움들이 지금은 힘이 부칠 수 있겠지만 가만 돌아보니 7할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더라. 조금 가벼워지고 나서 삶의 구석에 먼지 쌓인 B의 첫 장을 조심히 들췄을 때의 희열은 그 어느 때보다 가치있고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그런 말 누군들 못해, 몰라서 안하냐’라고 부정내지는 반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IMF세대, 취업난 1세대라는 소위 ‘낀 세대로 버텨낸' 사람이니 이런 이야기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라고 당차게 말할 수 있는 짬도 안된다면 묵묵히 삶의 무게를 즐겼으면 좋겠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개 풀뜯어 먹는 소리는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 삶은 무척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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