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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Feb 20. 2024

조선상고사

제2장 역사의 3대 원소와 옛 조선사 결점

신채호 선생의<조선상고사> 일부분을 읽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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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복이 <동사강목>을 짓다가 잦은 내란과 외적 출몰이 동국(우리나라)의 옛 역사를 흔적도 없게 하였음을 슬퍼하였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조선사는 내란이나 외침보다는 바로 조선사를 저술하던 그 사람들 손에 의해 더 없어졌다고 본다.

(중략)

여태까지 조선 역사가들은 늘 역사를 자기 목적의 희생으로 만들어서 도깨비도 떠옮기지 못한다는 땅을 떠옮기는 재주를 부려 졸본을 떠다가 성천 또는 영변에 갖다 놓으며, 안시성을 떠다가 용강 또는 안주에 갖다 놓으며, 아사산을 떠다가 황해도 구월산을 만들며, 가슬라를 떠다가 강원도 강릉군을 만들었다. 이처럼 허다한 땅을 들어 근거 없는 역사를 지었다.

(중략)

이런 여러 시대의 구속을 받지 않고 역사를 지어 자기의 편벽된 신앙의 주관적 심리에 부합시키려 하였다. 심한 경우에는 사람까지 속인다. 신라 김왕을 인도 찰제리종이라 하며, 고구려 추모왕을 고신씨의 후손이 한다.

(중략)

조선사를 지은 과거 조선 사가들은 늘 조선의혹을 베어 내고 조선사를 지으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쓴 안경이 너무 볼록해서, 조선의 눈이나 귀나 코나 머리 같은 것을 혹이라 하여 베어 버리고, 어디서 수많은 진짜 혹을 가져다가 붙여 놓았다.

(중략)

외국인들이 때때로 조선인을 만나 조선사를 묻는데, 어떤 이는 조선인보다 조선사를 더 많이 아는 까닭에 부끄러운 끝에 돌아와 조선사를 읽는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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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는 진실인가? 신채호 선생은 우리의 손으로 역사가 왜곡되고 축소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이 오히려 우리보다 우리의 역사를 더 제대로 알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100여 년 전의 시선이 지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큰 나라 옆에 위치한 지리적 위치로 침략 등 분쟁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시작되었을지 모르는 역사 축소와 왜곡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로 굳혀져 버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역사를 너무 허황되게 부풀리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지만, 축소와 왜곡을 반복하다 그 안에 갇혀버리는 것이 가장 위험한 일이 아닐까요?

사대는 작은 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사대주의에 빠져 스스로 자긍심을 잃게 만드는 일을 우리가 하지 않고 있는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외국인들이 우리의 역사를 더 가치있게 평가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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