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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금소년 Jul 16. 2021

[궁금한 독서] 나는 통계적으로 판단한다

인생 매 순간 이어지는 판단에서 후회를 줄이는 방법

<궁금한 독서>
문학적 건망증세를 늦추기 위해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책장에 꽂힌 표지를 보며 "참 좋았지, 유용했지, 놀랐었지" 등의 감정만 남는다고 해야할까.

<향수>로 유명한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깊이에의 강요>에서 맨 마지막 챕터에 이러한 증상을 다룬 ‘문학적 건망증‘이라는 글을 쓰기도 하였다. 그 글을 읽고나서 책을 읽는 행위가 조금 무서워지게 되었다. (지금도 남아있는 것은 두려운 감정뿐이다. 정확한 문구가 생각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문학적 건망증을 조금이라도 극복해 보고자, 그리고 나의 지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손 쉽게 나누고자 앞으로 읽은 책에 대한 핵심 내용과 짧은 느낀 점과 생각들을 브런치에 남겨보려 한다.


학생들의 독후감 숙제에 쓰이지 않길 바라지만, 이렇게 간접적으로라도 읽는게 어디야ㅎㅎ


디테일하고 실용적인 일본 사회과학서적


편견이라고 생각하지만, 경험적으로 일본인이 쓴 사회과학 서적들을 읽었을 때 큰 통찰이나 의미있는 지혜을 얻은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도 거대한 통찰 까지는 아니지만, 꼼꼼하고 세심한 일본인 + 통계학자 조합으로 탄생한 <나는 통계적으로 판단한다>는, 디테일한 지식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책이다. 이 책은 35개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통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제공해준다. 몰랐던 툴 들이 꽤 있어서 까먹기 전에 기록해두자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에서 꺼낼 때, 지적으로 보인다. 괜찮다.




개인적으로 유용했던 챕터들
Chapter 1. 추측하는 힘

Lesson 01. 줄을 설 때 '몇 분이나 기다릴지'를 바로 알 수 있다.

: 리틀의 법칙으로 현명하게 선택한다.


일상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줄서기'를 통해, 앞으로 몇 분을 기다려야 하는지를 쉽게 추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존 리틀(John Little)교수가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에서 근무할 때 발표한 법칙이라고 한다.


리틀의 법칙에서는 자신이 줄을 선 뒤, 1분 동안 몇 명이 더 줄을 섰는지를 계산한다. 자기 앞에 서 있는 인원수를 어림잡고, 그 인원수를 1분 동안 자신의 뒤에 늘어선 인원수로 나누는 것이다. 그렇게 나온 값이 앞으로의 대기 시간인 것이다.


Ex) 앞에 100명이 있고, 내가 줄을 서고 나서 1분 동안 내 뒤에 5명이 줄을 섰다.

-> 100명을 5명으로 나누면 20, 따라서 이 줄의 대기 시간은 20분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추론이지만, 귀찮아서 안 쓰게 될 수도
<궁금소년 코멘트>
원리를 알고보면 너무 당연한 듯 보이지만, 알기 전에는 적용해 볼 생각을 못 했다. 항상 가게 카운터에 기웃거리며 '얼마나 기다려야 돼요?'라고 물어본 뒤 '앞에 3팀 계세요~' 와 같은 엉뚱한 답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듯

Lesson 03. '생산 수량'은 '제조 번호'로 추측할 수 있다.

: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파악하는 방법


통계적 추론으로 일부 정보로 모집단을 추측하는 것이다.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Ex) 고급 손목시계의 생산수량 추정하기


어떤 회사에서 해당 년도에 시계를 생산할 때마다, 생산연도와 함께 1, 2, 3과 같은 일련번호를 붙인다고 하자. 특정 연도에 만든 손목시계 10개를 무작위로 꺼내 일련번호를 확인했더니 다음과 같은 숫자가 나왔다고 하자. 이 회사는 해당 연도에 손목시계를 몇 개나 생산했을까?


415/ 252/ 150/ 693/ 528/ 115/ 684/ 760/ 86/ 325


이렇게 뽑은 숫자들 중, 가장 큰 숫자를 보자. 760이다. 최소 760개 이상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제 이 최대값 숫자를 뽑은 시계의 개수, 10으로 나눈다. 그리고 -1을 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나온 숫자를, 다시 가장 큰 수와 더한다.


760 ÷ 10  ― 1 = 75

760 + 75 = 835


이렇게 나온 값 835가 해당 년도에 만들어진 시계의 총 개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통계적 추정은 2차대전 중, 연합군이 독일군 전차 부대의 생산량을 알아맞출때도 쓰였다고 한다.

이건 정말 신기했다. 원리가 뭔지 알아보고 싶다
<궁금소년 코멘트>
왜 이렇게 되는지 원리는 책에서 설명 안해준다. 그냥 큰 수를 개수로 나누고, -1을 하고, 나온 값을 가장 큰 수에 다시 더하라는 방법만 알려준다. 가볍게 쓴 실용 서적 목적이라 그런가. 궁금하지만 원리는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알아봐야지.




Chapter 2. 결정하는 힘


Lesson 10. '복권 당첨금'은 예상대로 사라진다

: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사고방법


사람의 행동에는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특히 돈을 쓰는 방법에 있어서는 더 확실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모습이 있다.


1) 하우스 머니 효과(House Money Effect): 힘들게 고생해서 조금씩 번 돈보다, 운 좋게 번 돈을 한번에 쓰기 쉬움. 주로 투기나 도박에서 번 돈에 생기게 되는 마음이니 주의를 요한다. '공돈 효과',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이라고도 한다.


2)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 손해가 계속되면, 다음에는 돈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샀는데 계속해서 떨어지면, 결국 다음에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사례를 생각하면 되겠다. 하지만 통계학이나 경제학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생각이다.


절망하기 전에 통계와 심리를 깨우치자


<궁금소년 코멘트>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투기로 인해 큰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 고로 큰 돈을 다룰 때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사례를 중고등학교 교과 수학이나 사회시간에 가르쳤다면 비트코인이나 불법 도박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좀 줄지 않았을까.

Lesson 12.가전제품의 보증기간은 어떻게 정하면 이득일까?

: 사람은 '안도감'을 담보로 결정한다


우리는 항상 결정을 내리며 산다. 하지만 '중요한 일'과 '경험해보지 않은 일'과 관련된 결정은 쉽게 내릴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명하게 결정하는 방법이 없을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 보증 기간 사례를 통해 행동경제학적으로 알아보자.


비싼 가전제품을 살 때, 보증기간 연장에 대한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다.

1) 기존 보증기간 1년인 가전기기. 5,000원만 내면 보증기간이 5년으로 연장된다.

2) 보증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 제품이 고장나서 500만원을 지불할 확률은 0.1%지만, 고장이 나지 않아 돈을 더 안 낼 확률은 99.9%다.


위 1번과 2번 모두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5,000원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2번을 선택한다. 왜냐면 확률이 0.1%인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 같고, 특히 나에게 불운이 닥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왜 보증기간을 연장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할 수록, 1번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
Ex) 2번을 선택해서 500만원을 내야한다면 부담이 엄청 크죠. 1번에서 지불하는 5,000원은 이런 상황을 보장해주는 안도감을 드리는 보험료입니다.


이와 같은 설득을 행동경제학에서는 '보험문맥'이라고 한다고. '보험으로 소중한 것을 지킨다'고 이해하면, 안도감이라는 효용을 느끼게 돼 보험에 가입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궁금소년 코멘트>
생각해보니 애플 제품을 살 때는 꼭 애플케어를 들게 되더라. 그런데 이건 보험 문맥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기기값이 워낙 비싸기도 하고, 내구성이 약해 잘 부셔지는 것 같고, 분실하면 돌아오기보다 훔쳐가는 사람이 많아서... 나중에 예상되는 피해 확률이 커지는 느낌 때문인 것 같다.
꼭 들게되는 애플케어.. 안 들면 후환이 두려워




Chapter 3. 본질을 꿰뚫어보는 힘


Lesson 17. 확률이 1/2이 되기도 하고, 1/3이 되기도 한다?

: 매사에 전제를 의심해보는 습관


전제조건이 바뀌었을 때, 확률이 어떻게 바뀌는 지를 판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확률의 변화를 알아채는 것은 본질을 꿰뚫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이 책에서 나온 사례는 뭔가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한번 소개를 해 보겠다.


(두 아이와 관련된 문제) 어떤 집에 아이가 두 명 있다. 그중 한 명이 남자인 것을 알고 있다.
이때 다른 한 명도 남자 아이일 확률은 얼마일까? 단, 남녀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동일하다.


나는 맨 처음 문제를 보고 아이의 성별은 확률적으로 독립시행 (앞의 결과에 뒤의 확률이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일 테니 1/2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이 생각이 틀렸다고 한다. 문제의 첫 줄은 혼란을 주기 위한 무의미한 조건이라고 생각하면 함정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해설> 아이가 둘이 있다고 하면, 성별 패턴은 다음과 같은 4가지를 따른다.

1) 형제

2) 오빠와 여동생

3) 누나와 남동생

4) 자매

이 가운데 둘 중 한명이 남자라고 했으니 4) 자매는 불가능하다. 남은 세 패턴 중, 나머지 한 명도 남자 아이인 경우는 1) 형제 뿐이다. 따라서 나머지 한 명도 남자아이일 확률은 1/3이다.


문제가 일부러 독자를 속이려 한 것 같은... 느낌은 뭘까
<궁금소년 코멘트>
단, 이 문제의 질문이 "첫째가 남자아이일 때, 둘째도 남자 아이일 확률은?"이라고 물었다면 답이 1/2이 된다고 한다.  흠... 듣고 보면 이해는 가지만, 약간 낚인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든다.



Chapter 5. 유연하게 생각하는 힘

Lesson 31. 진실이 얻을수 없는 정보에 있을 때

: 선택 편향의 함정을 조심하자


다양한 조사로 데이터를 수집하기는 하지만, 언제나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럴 때는 수집하지 못한 데이터를 생각해보는 것이 쓸데 없는 일이 아니다. 조사 대상이 아니었던 데이터가 진실을 알려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수집하지 못한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제 2차 세계대전 중, 헝가리 출신 통계학자인 아브라함 왈드(Abraham Wald)는 미 해군 전투기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통계연구그룹에 속해있었는데, 어느날 유럽 전선에서 귀환한 전투기의 탄흔 현황을 분석하게 된다.

분석 결과, 전투기의 몸통에 총탄을 많이 맞았다는 결과가 나왔고, 단순히 몸통에 더 두꺼운 철판을 보강하려 했다. 하지만 이 결과를 두고 아브라함 왈드는 다른 주장을 펼쳤다.


"총탄에 맞았어도 어떻게든 귀환한 전투기만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했으므로, 이 정보만으로는 진실을 알 수 없다. 정말 보강해야 할 부분은 귀환하지 못한 전투기가 총에 맞았을 부분, 즉 귀환한 비행기가 총탄에 맞은 흔적이 적은 부분이다"


그의 제안은 받아들여져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이 분석은 이후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수집하지 못한 데이터를 분석과정에서 다루는 과정 중에서도 혜한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고.


돌아온 전투기들이 총탄을 맞은 부분을 표시, 표시되지 않은 곳을 맞은 비행기들은 격추되었다고 보는게 타당.
<궁금소년 코멘트>  
너무 유명한 사례라 알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부르는지를 몰랐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생존자 편향의 오류(Survivorship bias)라고도 하는 듯. 이런 생각을 해 내는 사람들이 진정한 천재라고 생각된다. 이 사례를 처음 알게 되었을때의 전율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위에 정리한 사례 이외에는 더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각의 프레임이 많다. 인과관계를 잘못 판단하게 하는 교란 요인, 통계의 패러독스(조작), 등 알아두면 유용할 지식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난 경영학을 전공하며 경영통계나 경영과학, 마케팅조사론 등을 배우며 이미 알고 있던 지식들이라 따로 정리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통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알아두면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좋은 내용이 꽤 있으니,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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