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서재 / 나비코치
에리히 프롬의 글을 엮은 책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를 보면 '자발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무능력이 무력감의 뿌리'라는 말이 나온다.
잊을만하면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과 같은 '무기력'
익숙하지 않은 일들을 지속하다보면 어느새 그 익숙함에 슬슬 내 삶에도 무기력과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한다.
때론 1년 1~2번씩, 혹은 더 자주 찾아오기도 하고 나이듦에 찾아오는 어쩔수 없는 몸의 변화도 무기력 손님을 빨리 맞이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한참 무기력과 슬럼프가 내 삶을 지배했을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내 삶에서 더 이상 열정을 발견하지 못할까봐, 이 무기력속에 내가 땅으로 꺼져버리게 되면 어쩌나..라는 걱정이었다.
그렇다면 그 무거운 슬럼프의 시기를 난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지금 무기력하다면 무언가를 탓하기전에 하루라도 빨리 자신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을 나서는 것이 경험적으로 최선인 듯 하다.
많은 작가들이 말하는 자기방식대로의 일, 주체적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와 세계관은 내 삶에 적용시켰을때 놀랍게도 그 해결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냥 '글쓰기 루틴'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
기록과 글쓰기의 중요성을 아무리 알고 있다해도 100일 이상을 이어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는 글쓰기의 삶을 지향하지만 매일 꾸준히 쓰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했던 점이 있다면 '매일'은 아니여도 '꾸준히'는 쓰자였다.
여기서 말하는 '꾸준히'는 매일은 아니여도 쓰기의 감각이 잊지 않도록 1주일에 3~4번의 글쓰기를 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가끔은 쉬어갈 수 는 있어도 그 템포를 놓치게 되면 무기력과는 다른 또 다른 감정이 밀려들어오기 때문이다.
바로 내가 해내지 못했다는 '자괴감'
글쓰기 루틴을 이어가면 적어도 자괴감이 밀려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루틴을 유지하는 동안은 최소한 내 일상의 삶이 정상궤도안에 있다는 것으로 내 마음을 달랠 수 있게 된다.
이 보잘것 없어 보이는 꾸준한 '루틴'이 글쓰기 슬럼프와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는 나의 가장 안전하면서도 유일한 방법이였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내가 매일 찾게되는 매체의 변화를 다양화시키고 일상에 '걷기'를 병행해 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 최근 많이 시도해보는 매체의 변화로는 늘 찾아보던 종류의 책이 아닌 '낯선 책'을 만나보는 것! 그리고 낯선 강사님들의 강의도 찾아들어보는 것!
한 사람을 맹신하지 말라했다. 그것이야말로 사이비로 빠지는 길이라고.
낯선 책과 낯선 친구와
낯선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물안에 있던 생각을 벗어나게 하는 주요한 주춧돌이 되어준다.
그리고 그것을 발산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걷기'이다.
건강때문에 시작한 '걷기'가 요즘 너무나 나에게 발상의 도움을 주고 있다. 갇혀진 생각속에 지금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한번 자각할 수 있도록 해주고, 흔들리는 내 마음을 잡아준다.
이 세가지만 꾸준히 병행한다면 때로찾아오는 슬럼프와 무기력은 나에게 더 큰 '선물'로 보답을 해줄 것임을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