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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철학자 Sep 27. 2022

결단의 실행

 시작이 반이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는 일과 타자기 앞에 서는 일 간에는 꽤나 큰 간극이 있다. 조지 오웰은 책을 쓰는 것은 고통스럽고 기나긴 병치레 같아서 끔찍하고 기진맥진한 싸움이라 말했다. 사업 계획서든 조악한 앨범이든 한 챕터의 글이든 일단 먼저 완성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 경영의 모태인 '애자일 경영론'의 원형을 만든 책 <린 스타트업>에서는 '최소 기능 제품 (Most-Viable-Product)'라는 개념이 나온다. 플랫폼 사업을 구상한다면 디자인 요소를 배제한 한 페이지의 웹사이트를 먼저 만들고, 가전제품을 만든다면 비슷한 크기의 나무 조각을 만들어 일주일간 소지하며 착용감을 본다던가 하는 식이다. 이 같은 시도들은 완성된 제품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 피드백을 받아 수정할 수 있기에 낭비를 줄여준다. 한 챕터의 글, 서너 곡의 앨범, 몇 장의 사업 계획서를 일단은 완성하여 누군가에게 보여주라. 소설가 장강명도 기자로 재직하며 저녁에 두 시간씩 쓴 소설을 아내에게 보여줬다고 한다.  


 <블랙 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바벨 전략'을 제안한다.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락스타처럼 리스크가 다른 두 직업을 조합하여 삶의 포텐셜을 올리는 전략이다. 아인슈타인 <광양자 가설>을 집필할 당시 스위스 베른 특허청의 심사관이었고,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도 구글이 돈을 벌 때까지 스탠퍼드 대학원을 관두지 않았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노화연구의 권위자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진단 기술의 발달, 세포 재프로그래밍, 3D 프린터를 통한 장기 이식 기술 등을 통해 최소 113살, 합리적으로는 150살까지 표준 수명이 늘어날 것이라 주장한다. 그는 70대 배우가 모터바이크를 타고 고공 낙하를 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게 될 것이라 말한다. 우리에게는 살아가야 할 날 너무도 많이 남았다. 무언가 다른 시도들을 멈추지 않으면 긴 삶이 너무도 지루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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