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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늬 Mar 15. 2022

새로운 시작이 두려운 당신에게

이직 일기 1. 옳은 선택은 없다 그것을 옳게 만드는 나만 있을 뿐

#1. 회사생활 5년차, 팀을 옮기기로 결심했다. 


"아 회사 그만두고 싶다." "이직하고 싶다." "팀 옮기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던 나였지만 진짜 옮길거야! 라는 마음을 먹은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이런 마음을 먹는데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다양했다. 나쁘지 않은 회사, 친절하고 똑똑한 동료 등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한 첫 회사,첫 팀에 대한 나의 유난스런 애착이었을거다. 


정규직 전환 후 첫 출근 날 사원증을 목에 걸고 회사 앞 횡단보도를 걸어가던 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회사를 또 팀을 꽤나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생각한 것 처럼 회사 생활이 술술 풀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생각했던 만큼 힘들지도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떠올려보면 웃음이 떠오르는 좋은 기억들이 더 많다.(기억은 조작된다고 당시에는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직장인들이 이직을 또는 커리어 체인지를 결심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같은 이유는 단 하나도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팀을 옮기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성장'이었다. 어느날 문득 10년 뒤에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보게 되었다. 평생 직장이라는 건 이제 없고 회사 딱지 떼고서도 내가 경쟁력 있는 사람인가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덜컥 두려운 마음이 들었고, 지금이야말로 성장을 위한 커리어 체인지가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쪽으로 커리어 체인지를 해야하는지,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느라 시간이 걸렸고 또 그를 위한 베이스를 쌓느라 시간이 걸렸다. 해가 바뀌었고 답답한 마음에 사주를 한번 봤는데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삼재가 끝나서 이동수가 있다는 말이었다. 이전에도 팀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은 쭉 하고 있었는데 용기가 안나서, 회사 상황 때문에, 갑자기 일이 바빠져서 등등 다양한 핑계를 대다가. 웃기는 얘기지만 사주를 보고나서야 아!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던 것이다.


#2. 세이프 존을 벗어나기 위한 첫 발자국


지원서를 작성할 때부터 온갖 고민이 들었다. 이게 맞는 걸까? 괜히 옮겼다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면 어쩌지? 내가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일까? 그냥 여기있으면 편하게 일할 수 있는데... 가서 적응 못하면 어떡하지? 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괜히 갔다가 커리어 더 꼬이는 거 아니야? 등등 몇 일을 불면증에 시달리고 반은 울면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지원서를 접수 마지막날에야 제출했고 우여곡절끝에 1-2차 면접까지 통과해서 드디어 최종 합격 발표를 받았다. 팀을 옮기는 것 말고 회사를 옮기는 방법도 알아 보았기 때문에 몇 군데 회사의 면접을 보았고 그 중 최종 합격 후 연봉협상까지 진행되었던 곳도 있었기에 더 고민이 많았다.


"근데 왜 행복하지가 않아?"


팀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 메일을 쓰는 걸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상상해 보곤 했는데 그 상상속의 나는 설레는 마음 뿐이었는데 실제 그 일이 곧 현실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만 무거워졌다. 지원서를 작성할 때 들었던 고민들이 다시 시작되었고 (도르마무 도르마무) 팀 이동까지 3주라는 시간 동안 신나게 놀아야지 다짐했지만 현실의 내 모습은 지금 팀도 이동하는 팀도 어디에도 끼지 못한 채 표류하는 불안정한 돛단배일 뿐이었다.


팀 이동을 나의 첫 사수님과 팀장님께 알렸을 때는 원인 모를 죄책감이 몰려들었고 이렇게 좋은 분들을 떠나서 내가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함께 몰려들었다. 여기서는 신입사원이었지만 거기서는 대리-과장급이다. 여기선 실수해도 기댈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곳에선 내 스스로를 증명해보여야 한다는 중압감이 차올랐다. 도대체 뭣이 중해서 나는 세이프 존을 떠나 이런 위험한 선택을 했을까하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세이프 존을 떠나야만 성공한다던데 근데 왜 모든 사람이 꼭 성공을 해야 하는거지? 성공의 정의는 뭐지? 그냥 내가 행복하게 살면 그게 성공 아닌가? 하는 근본적인 진리 탐구까지 이어졌다.


#2. 옳은 선택은 없다.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나만 있을 뿐


복잡한 마음에 브런치며 유튜브며 여기저기서 이직 성공 , 이직 실패 , 커리어 전환  등을 찾아봤었는데 사실 어떤 것도 크게 와닿지 않았다. 결국 그건 그들의 경험이며 나의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남들이 잘했다고 해도 내가 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것이고  남들과 내가 처한 환경 그리고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남의 말을 100% 믿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에서 나에게 와닿았던 유일한 문장 하나가 있었는데. 바로 "옳은 선택은 없다.  선택을 옳게 만드는 나만 있을 "이라는 말이었다. 이직 했을  뭐가 좋았고 뭐가 어려웠고 좋은 이직 시기는 무엇이고 나쁜 이직은 뭐고 같은 남들이 말하는 이직 노하우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인생이 모두 다르고 커리어에서 추구하는 바도 다른데 그것을 외부의 시선으로 단순히 평균 수치를  만든 썰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사실 모르겠다. 대신, 그 선택을 내린 나를 믿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인 것이 아닌가.


물론,  선택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일을 그르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확신할  있는 것은  경험을 통해 나는  스스로이게  강한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팀을 옮기고 싶었던 가장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기 위해서 였던  같다.  안락한 환경에서 선배들의 보호를 받으며  하면서 나는 정말 믿음직한 동료인가, 능력 있는 직장인인가 하는 의문이 스물스물 올라왔고.  스스로가 믿음직한 동료,  잘하는 직장인이라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세이프 존을 벗어나야만 했다.


사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결국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싶다. 내가  해낼  있다는 믿음, 어떤 어려움이라도 헤쳐나갈  있다는 의지. 그래서 나는 요새 샤워 중에도, 산책 중에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되뇌인다.     있다고, 나는 그것이 뭐든지 마음 먹으면 해내는 사람이라고, 모든게  될거라고 그저 스스로를 한번 믿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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