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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기 44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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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 Jan 19. 2022

30 회색 겨울의 먼지를 털어

이번에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성탄마저 잠잠한 도시들을 보니 눈이라도 펑펑오길 바랄 뿐이다. 매년 겨울을 그토록 기다리는 나는 이제 삭막한 공기에 어떤 계절을 기대해야 하나 하는 잠잠한 질문이 생긴다. 하지만 그것마저 먼지가 쌓여버렸다.


겨울을 더 사랑하기 위해 좋아하는 재즈곡들로 출근길을 기대한다.  코와 발이 얼어 모닥불 앞에 쪼그려 앉아 졸음이 오는 것 같은 환상을 더해주는 목소리들을 듣고 나니 정말로 눈이 오고 있었다. 펑펑 내리는 시간에 길을 걷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짧은 20분 정도의 시간에 유독 큰 눈송이들이 코트와 목도리, 장갑에 붙는다. 하얀 먼지들이 나에게 쌓이는 기분이 좋다. 이 겨울을 조금 더 행복하게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또 한 번 마음속  먼지를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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