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봉 Mar 22. 2024

파크골프가 이렇게 어려웠다고?

OB! OB! 또 OB!

파크골프지도사

파크골프를 치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 가장 먼저 찾아본 것은 자격증이었다.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소위 말하는 '증' 하나는 있는 게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파크골프자격증은 크게 파크골프지도사 자격증과 파크골프지도자 자격증으로 나눠진다. 파크골프지도사 자격증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관하는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이며, 파크골프지도자 자격증은 (사)대한파크골프협회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이다.

나는 2가지 자격증 중 생활체육지도사 2급 파크골프지도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끝에 '사'짜가 붙은 것이 좋아 보였다... 판사 검사 의사 변호사 천하장사!)


실내 스크린파크골프장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쉬운 일이었지만, 문제는 연습할 곳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꽤 많이 늘어났지만, 1년 전만 하더라도 파크골프연습장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일반골프연습장에서 파크골프 연습을 한다고 하면 주인아저씨에게 혼날 것이 분명했다.

그러던 중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경남 김해시에 실내 파크골프연습장이 생긴다는 소식을 접했고, 마침 오픈행사로 18홀 라운딩을 무료로 할 수 있다는 소리에 바로 접수를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2년 전, 6개월 정도 골프를 배웠던 적이 있기 때문에 파크골프채는 생소하지만, 라운딩이 크게 어려울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드디어 방문

부푼 마음을 안고 실내 파크골프연습장에 도착했다. 실내 파크골프연습장은 모든 타석에 스크린파크골프가 도입되어 있어, 실제 코스를 라운딩 할 수 있게 설치가 되어있었다.

약 보름 전 사놓고 한 번도 쳐보지 않은 새 파크골프채, 파크골프용 전용 장갑은 없기 때문에 새로 마련한 골프장갑을 끼고 타석에 올라섰다.

예전에 스크린골프를 쳐 본 경험이 있기에 코치님이 알려주는 게임 조작 법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타석에 올라서서 힘차게 스윙을 했다.

내가 친 파크골프공이 천에 맞으며 굉장히 크게 "펑"하는 소리가 났고, 주변인들은 좀처럼 들을 수 없는 마찰음에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의 내 공은 홀컵을 훨씬 지나갔고, 방향 역시도 완전히 틀려버렸다. 이후 들리는 기계 소리.

OB



이렇게 어렵다고?

처음 티샷을 하고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도 OB 또 OB!

그렇게 1홀을 더블파로 마무리했고, 뒤에서 보고 있던 코치님은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한마디 거들었다.

"회원님. 파크골프는 골프처럼 멀리 치는 운동이 아니라 정확하게 치는 운동이에요."

그 말을 들은 후에는 골프 어프로치 샷을 하듯 스윙 크기를 많이 줄이고 최대한 정확하게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나의 첫 18홀 라운딩은 +23타로 마무리되었다.

과거 스크린골프에서 -5타까지 쳐본 경험이 있었기에 파크골프가 이렇게 어려운 운동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자격증 딸 수 있을까?

허무하게 라운딩을 마치고 나오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시험은 약 2개월 정도 남았는데, 이 실력으로 자격증을 따기에는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그 당시에는 결과에 납득하지 못했고 자신감도 많이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일부러 며칠 동안 파크골프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결국은 파크골프 레슨을 받기로 결정했다. 지금도 누군가는 '파크골프도 레슨을 받아야 해?'라고 묻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때는 절박했고, 잘하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받은 파크골프 레슨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레슨 과정에서 있었던 기억과 추억은 다음 글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저런 걸 팔아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