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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필 Jul 11. 2024

강해지기




세상을 살아가려면 강해야 한다.

그래야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 갈 수 있다. 참고 견디는 것도 강함이다. 폭발적으로 행동하고 냉정하고 생각하고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도 강함이다. 지혜롭고 단단한 정신을 가지는 것이 강함이다. 권력에 빌붙거나 돈을 많이 가지거나 물리적 힘이 세거나 고집 센 것이 강함이 아니다. 진정한 강함은 자신과 타인의 삶에 도움이 되는 판단과 행동을 꿋꿋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강함이란 자아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말한다. 무너지지 않으면 강한 것이라고.

틀렸다. 진정한 강함은 스스로 무너지는 힘이다. 인간은 갈등을 겪는다. 타인과의 갈등, 자신과의 갈등,

갈등 없는 삶은 공기 없는 지구와 같다. 갈등을 대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갈등과 싸워 이기거나 갈등을 자신 삶의 연료로 만들거나. 스스로 무너져 스스로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이 강함이다. 무너짐이 두려워 버티는 힘은 강함이 아니라 약함이다.

갈등의 두 주체는 자아와 타자다. 타자를 어떻게라도 통제하려고 하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타자를 바꾸어 뭔가를 이루려는 접근은 무척이나 힘들뿐 아니라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때때로 원치 않는 사건이나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누군가와 격한 토론을 하거나 싸울 때 타자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은 그런 표현을 통해 타자를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자아를 위한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자아를 방어하며, 자아의 훼손, 변형, 비난, 공격을 두려워하며 싸우는 것은 약함이다. 상처받기 쉬운 취약함이다. 비판과 비난, 불인정과 무시에 감정 전원이 자동으로 켜지거나 급발진하는 것은 취약한 자아를 방어하고 두둔하기 위한 본능이다. 자아 방어를 위해 언어와 행동의 표현이 강해지는 것, 그것은 강함이 아니라 약함이다.

강함이란 자기방어, 자기변명, 자기표현이 아니라, 자기성찰, 자기인정, 자기성장이다. 강함이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강함이란 말과 행동으로 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말과 행동을 받아들임이다. 받아들임은 내가 타자와 동일하게 바뀐다는 뜻이 아니다. 내 자아를 위협하는 다름을 받아들임으로서 내가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를 발견하는 과정이 받아들임이다. 수용, 해체, 재구성이 강함의 매카니즘이다.

지적과 비난은 약함이고 배려와 포용이 강함이다. 강함의 목적은 나를 위하고 타인을 위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오직 자신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타인에게 해가 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면 그는 참으로 나약한 사람이다.  강함이란 나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태도다. 어떤 누구도 오직 자신만을 위해 찌질한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존재를 강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강한 사람은 뭔가를 받아들이며 사람은 누군가를 돕는다.

그래서 생각한다.

강한 자만이 인정받고, 강한 자만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이미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데, 아직 강해지지 않은 탓에 그 원리를 모르고 있는 것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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