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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story Dec 15. 2017

태평양의 보석 사이판(3)

빛나는 마이크로 비치 앞에서 여장을 풀고...

눈을 떠보니 10시가 넘었다. 새벽녘에 도착해서 잠이 오지 않았던 관계로 공수해 온 통조림들을 따고 소주를 한잔씩 했더니 다들 곯아떨어진 모양이다. 남자 어른이(어린이 같은 어른^^) 5명이 계획한 호화 여행(?)의 시작점으로 정한 하얏트호텔로 이동을 했지만, 체크인이 3시부터라고 해서 각자의 짐을 맡기고 하얏트호텔 전용비 치인 마이크로 비치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얏트호텔 전경 출처 : Wotif 홈페이지 www.wotif.com/Saipan-Hotels-Hyatt-Regency-Saipan.h17192.Hotel-Information


마이크로 비치는 하얏트호텔 위의 아메리칸 기념공원에서 남쪽의 하파다이 비치호텔까지 걸쳐 약 1㎞ 거리에 이어진 해변이다. 마이크로 비치를 보는 순간 저마다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마이크로 비치는 청정한 남태평양 지역에서도 손꼽히게 아름다운 해변으로 빛에 따라 하루에 7번 바다의 색이 변한다고 하는 바로 그 해변이다. 밑의 사진에서 좀 더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누구나 꿈에 한 번쯤은 그려봤을 만한 아름다운 마나가하(Managaha) 섬이 지척에 아른거린다.  


하얏트호텔 앞 마이크로비치 전경 출처 : 하얏트 리젠시 사이판 홈페이지 https://saipan.regency.hyatt.com/ko/hotel/our-hotel.html
마나가하섬(Managaha Island) 전경 출처 : http://www.mymarianas.co.kr/html/02_map/index.asp?


일단은 섬을 한번 둘러봐야 된다는 마음에 호텔 앞 가라판 중심지의 한국식당에 들어갔다. 외지에 나오면 현지 음식을 먹어줘야 하는데, 일단 가볼 곳이 많아서 저녁부터 찾아다니기로 하고 늘 먹던 김치찌개, 비빔밥, 불고기 등으로 배를 채웠다. 잠깐 들렸다 나온 음식점이라 상호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사이판의 한국식당에 대해 궁금하시면 고괌 사이트(www.webresort.co.kr)를 참고하면 될 듯하다.


사이판의 신성한 산 타포차우산으로

사이판에서의 첫 식사를 마치고 사이판 섬의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타포차우산으로 차를 운전해서 올라갔다. 올라가는 도중 하늘이 어둡게 변해가면서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 닥쳤다. 예고 없이 불쑥불쑥 찾아오는 스콜이었다. 타포차우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이 오프로드로 되어있어 비가 오면서 곳곳이 갈라지고 물이 냇물 흐르듯 쏟아져 내렸다. 그러나 우리의 허머는 끄떡없이 악조건 속의 험로를 극복해 나간다. 과연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만하다.  


험한 자연을 극복하는 허머 출처 : 사람내음 네이버블로그 http://m.blog.naver.com/cp5700/220721840492


물론 버기카를 이용해서 색다른 오프로드 레이싱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사이판 같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콜이 닥칠 수 있는 경우에는 봉변을 당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또한, 1인당 85달러의 비용을 감안할 때, 1일 150달러의 허머가 더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 야생(?)을 좋아하는 개인이라면 취향껏 즐겨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오프로드를 따라 격하게 한 20여분을 오르니 473미터 정상에 도달했다. 4륜 구동차가 아니면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될 듯싶다. 거기에는 한국인 부부가 천막을 치고 기념품을 팔고 있었는데, 비도 피할 겸 천막 안에서 구경을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조그마한 기념품 하나를 구입했다.    


빗방울이 잦아들면서, 기념품을 사는 천막에서 나와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오르니 가장 높은 곳에 예수님상이 눈에 들어온다. 매년 부활절이 되면 현지인들이 예수님의 고난을 되새기기 위해 십자가를 메고 산 정상까지 올라오는 행사를 펼친다고 한다.


타포차우산 정상의 예수님상과 십자가


예수님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이판 섬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마이크로 비치에서 가까운 아름다운 섬 마나가하 역시 한눈에 들어오는데, 비가 오는 관계로 제대로 된 사진을 찍지 못했던 게 좀 아쉽다.    


정상에서 10분 정도 동측으로 내려가면 산타 루데스(Santa Lourdes) 성당이 있는데, 그곳의 성모 마리아상은 태평양전쟁에도 훼손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전되었다고 한다. 이 곳에 지하에서 끌어올린 천연 샘물은 병을 낫게 하고 머리를 맑게 만든다는 설이 있다. 머리에 물을 세 번 묻히면 서울대를 간다는 썰이 있다고도 하니^^ 입시를 앞둔 자녀가 있다면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손해는 아닐 듯하다.


출처 : 눈꽃미소 네이버블로그 http://m.blog.naver.com/8583010/220380025709


서측 해안도로를 따라...


해안도로를 따라 가라판 지역을 벗어나 북쪽으로 올라가기 위해 차를 운전하다 보면, 태평양전쟁 종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 (American Memorial Park)가 나온다. 


 홍차왕자의 비밀지도 http://m.blog.naver.com/shootar/220838182055
Panoramio http://www.panoramio.com/photo/20777839


그 위로 10분 정도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COSTA Seafood Buffet로 유명한 아쿠아리조트 클럽이 나타난다.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들러서 예약을 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COSTA식당에서는 평소에는 일반적인 주문음식을 팔고, 화요일과 금요일에만 Seafood Buffet를 제공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린다. ㅠㅜ 같이 가는 사람들의 일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요일 저녁에 한국에서 출발해 화요일 새벽에 사이판을 떠나는 스캐쥴이라 이번에는 연이 아닌가 보다...


Flavors ‘ontheraks’ https://ontheraks.wordpress.com/tag/korean-cuisine-saipan


2차 세계대전 당시의 흔적들...

조금 더 북쪽으로 향하면, 펜션 형태의 객실로 유명한 마리아나 리조트가 나오고, 거의 북쪽 끝에 다다를 쯤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최후 사령부가 나타난다.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대포 등 당시 일본군이 미군에 저항하기 위해 사용했던 무기들이 곳곳에 보인다.   



최후 사령부 바로 옆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징용된 3천 명의 한국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태평양 한국인 평화위령탑’이 있다. 사이판에 가시는 분들은 여기서 꼭 추모를 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기서 보이는 자살절벽(Suicide Cliff)은 수천 명의 일본 병사들이 부녀자, 아이들과 함께 절벽 아래 정글 숲으로 뛰어내려 자살한 곳이며, 차로 5분 거리의 사이판 최남단에 있는 만세절벽 역시 항복을 거부하며 수천 명의 국인과 민간이 천황의 옥쇄 명령에 따라 ‘천황 만세(반자이: Banzai)’를 외치며 뛰어내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스쿠버다이빙의 성지 그로토(Grotto)

최북단을 지나 그로토(Grotto)에 도착했다. 이곳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스쿠버다이빙 명소로서 신비로운 푸른 빛깔을 띠는 종유동굴이다. 좁고 가파른 동굴 길을 따라 내려가면 파도가 치는 바다와 연결된 동굴이 나타난다. 수심 22미터 물속 3개의 굴을 통해 바다로 연결된다.


www.saipan.tours/grotto-tour/
www.diveboard.com
http://fanblogs.jp

 

새섬 (Bird Island)

조금 더 동남쪽으로 내려가면 새섬(Bird Island)이 나온다. 새들이 많아서 새섬이라는 사람들이 있고, 파도치는 모습이 새의 날개와 같다고 해서 새섬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새섬은 산호초 위에 솟아 있는 석회암 바위를 얘기하는 것이며, 바위 표면에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수많은 구멍들이 있다고 한다.



첫날 사이판의 많은 장소를 살펴봤지만, 사이판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반나절 만에 주요 명소들을 웬만큼 볼 수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사이판의 맛있는 음식들과 밤문화, 마나가하 섬에서의 수상 액티비티에 대해서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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