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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울림 Jul 24. 2022

[베트남 여행#7]호찌민, 여행 중 식중독에 걸렸다

아찔한 응급실 첫 방문기


호찌민에 도착 한 첫째 날


호시와 비둘기 아주머니의 가게에서 연유 커피를 마시고,

(비둘기 아주머니 이야기는 이전 편에서 볼 수 있다)


점심으로 회사원들이 많이 간다는 식당으로 향했다.


호시의 언니와 언니의 직장동료가 점심시간에 맞춰 식당에 와서 함께 식사를 했다.



시큼한 국물의 맛:(

호시의 언니와 직장동료는 한 때 푸꾸옥에서 5년간 일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 둘의 영어는 유창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말을 걸어주었다.



베트남의 젊은 사람들이 모두 영어를 잘하지는 않는다. 카페에 가서 영어로 물어볼 일이 있으면 당황하며 다른 동료에게 나를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베트남에 오래 머무른다면 베트남어를 배우고 싶다.




언니와 동료는 식사를 마친 후 일터로 돌아갔고 우리 일행은 콩 카페로 향했다.



콩카페 시그니처 메뉴 코코넛커피

콩 카페는 '베트콩'의 콩을 따서 이름을 지은 카페이다.


내부는 전쟁 당시의 내부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하고 전등을 감싸는 바구니 역시 당대의 소박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에게는 베트남 여행 중 콩 카페에 들러 코코넛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일종의 여행 코스이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나는 아보카도 스무디가 더 맛있었다. 이곳의 아보카도는 우리가 흔히 아는 비교적 동글동글한 모양이 아니라 언뜻 보면 오이처럼 생긴 길쭉한 아보카도를 많이 먹는다.



저녁은 유쾌한 서양인 아저씨들이 많았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해결했고, 이후 호시가 좋아하는 라이브를 감상할 수 있는 부이 비엔 여행자 거리에 있는 THI Bar로 향했다.




매일매일 라이브 공연을 하는 이 장소가 호시의 최애 장소라고 한다.


이곳에서 호시의 친구인 브이를 처음 만났고 이후 브이와도 종종 어울리게 되었다.



부이비엔 여행자 거리


첫째 날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고

호시의 가이드 덕분에 사이공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점점 더해지고 있었다.




사진 속 음식들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가?


둘째 날은 핀란드에서 한 달간 휴가차 베트남에 들어온 제니를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제니는 아침 일찍 데리러 와 어머니의 친구가 한다는 식당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아침으로 먹은 쌀국수


쌀국수를 먹은 후 약간의 더부룩함이 있었지만 잠을 푹 못 잔 탓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후 우리는 벤탄시장으로 향했다.



바가지의 천국, 벤탄시장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


호시의 언니도 이곳에서는 구경만 하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다른 곳에서 사기를 추천했다.


제니는 핀란드에 너무 오래 살았던 탓인지 수많은 오토바이를 지나 길거리를 건너는 것을 망설였고,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에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

그 모습이 어울리지 않아 웃음이 나왔다.


과일 아이스크림

시장 구경을 마치고 한때 이곳에서 유명했다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이후 제니는 호찌민을 구경시켜주었고 어릴 적 자주 왔다는 서점에도 데려갔다.

서점 한편에는 한국어 배우기 책과 소설책이 가득했다.


대신 소설책들의 가격은 한국의 2~3배였다.



제니와 함께 밀크티를 마시며 밀린 이야기를 나누고,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갔다.


사실 계속 기운이 쭉쭉 빠져서 힘이 없었지만

신이 나서 이것저것 소개해주는 제니를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산 음식들은 며칠간 먹지 못하는 그림의 떡이 되었다.


오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가만히 서있거나 걷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몸안의 모든 음식물이 빠져나오는 것은 물론 마지막에는 물을 마신 것조차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시리즈 속의 모습처럼 입으로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


해외에서 이런 일을 겪을 줄이야..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되겠다 싶어 호찌민 영사관을 통해 병원 정보를 얻어 의약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서류를 접수하고 간단한 검사를 한 뒤 응급실 안의 침대가 배정되었다.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혈액 검사를 받게 되었다.


주사기라고는 어릴 적 필수 예방접종을 제외하고는 찔려본 적 없는 내게 바늘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잔뜩 겁을 먹은 날 보고 간호사 선생님은 캄 다운하라고 웃으시면서 진정시켜주셨다.


복부초음파 검사도 받고 의사 선생님이 식중독이라며 침대에 세 시간을 누워 있으라 하셨다.


약을 주시거나 다른 처방을 해주신 것은 아니지만 병원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다른 간호사 선생님도 번역기까지 동원해가면서


 '깨끗해 보이는 식당에 가서 먹어라'


'나도 해외에 가면 너와 같은 걱정을 할지도 몰라'


 이런 말을 해주시며 진심 어린 공감을 해주셨다.


처방해준 약을 받아 들고 베트남어로 감사하다며

Cám ơn(깜 언)

인사를 드리고 나오니 다들 따뜻하게 배웅해주셨다.




컨디션이 며칠간 좋지 않았지만 증상이 더 심해지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어떤 음식으로 인해 탈이 났는지 모르기 때문에

며칠간은 베트남 음식을 쳐다도 보기 싫었다.



혹시 호찌민에서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응급실을 가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215 Hồng Bàng, Phường 11, Quận 5, Thành phố Hồ Chí Minh

5군에 있는 의약대학병원을 추천한다.


병원비는 약값을 포함해 7만 원 정도가 청구되었다.


여행자보험을 들어뒀다면 대게 식중독은 30만 원까지 커버가 되니

'설마 나는 안 걸리겠지'라는


생각은 접고 여행 전 꼭 들어두자!


랜덤으로 찾아오는 식중독에 딱 걸릴 수도 있으니..


모두 안전한 여행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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