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워케이션 트렌드> 셀프 출간 에필로그
2020년 <여행의 미래>, 2022년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를 내고 나서, 여행산업을 큰 틀에서 다룬 책은 두 권으로 당분간 갈음하기로 했다. 이 다음으로 쓰고 싶은 주제는 '이동하는 삶과 일(work)'로서의 워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여행의 미래를 좌우할 소비자는 '원격근무'를 기반으로 한 체류형 여행자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을 통과하면서 젊은 세대가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관찰해 왔고, 틈틈이 블로그에 흥미로운 정보와 내 시각을 더해 '일의 미래'로 말머리를 단 연재를 모아왔다. 일단 내 스스로가 직장에서 독립해 '직업'을 만든지 10여 년이 된 1인 기업가이기 때문에 업무 자유도가 높은 편이고, 주로 다루는 여행산업 또한 일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최근 팬데믹이 끝나면서 기업들이 원격 근무자를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긴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노동자' 개인의 입장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식은 명백히 원격 근무라는 사실이다. MZ세대는 그들이 가진 성장 배경과 문화적 특성상 경기 침체 시기엔 일시적으로 업무 공간의 자유를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자유도가 높으면서 수입 창출이 가능한 삶의 형태로 옮겨갈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하자면, 이들은 그 이전 세대가 일했던 방식으로는 일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자신만의 '이동식' 소득 창출 구조를 만든 사람들(세상은 이들을 디지털 노마드라 부른다)은 지금, 일과 여행을 함께 할 새로운 목적지를 고르고 있다. 이들은 노마드리스트라는 포털을 통해 매일매일 전 세계 도시 순위를 매긴다. 그리고 전 세계 각국은 이들을 모시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왜? 이들은 일반 여행자보다 훨씬 오래 머물고, 훨씬 돈을 많이 쓴다. 현지인들과 교류하면서 지역 사회에 기여할 확률도 높다. 그러나 이들이 여행지를 선택하는 기준은 일반 여행자와는 다르다. '일과 체류, 여행'을 모두 만족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노마딩이 이동과 장기 체류에 가깝다면, 워케이션은 좀더 '여행'에 가깝다. 일과 휴가를 함께 한다는 의미의 워케이션은 국내 관광산업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2022년부터 워케이션 바람이 불면서 지자체들이 관계 인구 증가를 위해 워케이션 정책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기업도 IT업종 중심으로 인재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워케이션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3년 들어서자 대도시는 물론 지방 소도시들도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만들겠다며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만 갖추면 저절로 원격 근무자가 몰려올까?
대한민국은 국내외 원격 근무자를 유치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전 세계의 원격 근무자들이 몰려드는 도시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담은 '이동하는 삶과 일(work)'로서의 워케이션을 총체적으로 다룬 책의 출간기획서를 만들었다. 이전에 함께 작업했던 출판사에 넌지시 기획서를 띄워 봤지만,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대중적인 주제가 아니어서일수도 있고, 국내 기업의 원격 근무 문화가 너무 미비해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2035년까지 10억 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디지털 노마드 시장에서 우리만 소외되어 있다면, 누군가는 이 시장을 분석해야 한다. 출간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총 5장으로 구성했던 출간기획서 중에서 '4장. 글로벌 워케이션 트렌드'에 해당하는 내용을 대거 보강하여 빠르게 전자책 셀프 출간을 하기로 했다. 최신 사례는 지금 출간하지 않으면 정보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2011년부터 개인 전자책 출판사 히치하이커를 운영하고 있다.
오키나와가 ‘웰니스 워케이션’ 성지로 떠오른 이유
미국에는 이사오면 1만 달러 주는 도시가 있다?
일자리 매칭 플랫폼으로 이주민 유치하는 도시, 어디?
기차타고 온천 즐기는 워케이션이 가능하다고?
재미있는 사람이 모인다, 커뮤니티형 소도시의 비밀
<글로벌 워케이션 트렌드>는 전 세계에서 디지털 노마드에게 지금 사랑받는 12곳의 워케이션 목적지를 선별하고, 여행 소비자 입장에서 이 도시(또는 워케이션 프로그램)가 왜 매력적인지 들여다 본 책이다. 또한 정부 정책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았다.
따라서 워케이션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는 전 세계의 숨겨진 디지털 노마드 성지를 쏙쏙 뽑아서 전달하는 책이고(이 책에 소개한 많은 곳들이 국내에는 매체 보도조차 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워케이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역의 관광정책 담당자 또는 여행업계 종사자에게는 새로운 접근법과 아이디어를 선물할 것이다. 또한 워케이션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태동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하게 소개했다.
오랜만에 작업한 전자책 한 권이 또 세상에 나온다. 1~5장 내용을 모두 담은 정식 책을 낼 출판사는 여전히 찾고 있습니다. 언제든 연락주세요! :)
김다영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인스타그램 @noni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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