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웹진 기고 칼럼 (23.07)
여행산업은 숨가쁘게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 분야다. 오프라인 대리점으로 대표되던 여행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인 여행사의 역할은, 인터넷의 등장 이후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online travel agency)'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들 플랫폼간의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여행 기술을 일컫는 트래블 테크의 혁신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 현재 트래블 테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는 기술은 단연, 올해 초부터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인공지능이다.
글 : 김다영, 스마트 여행 연구소 '히치하이커' 대표,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저자
생성형 인공지능, 여행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에 여행자는 포털 사이트에 검색 키워드를 넣어서 검색을 한 후, 검색 결과를 일일이 클릭해서 읽어봐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이제 여행자는 문장형 질문을 던져서 나의 관심사와 예산에 맞춰진 여행 정보를 추천받을 수 있게 됐다.
챗GPT 열풍이 시작되고 불과 두어 달도 지나지 않은 2023년 2월, 마이리얼트립은 챗GPT 기술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 'AI 여행 플래너'를 내놓았다. 채팅창에 '제주도 2박 3일 여행 계획을 짜줘'라던가 '더 브로드 미술관을 포함한 LA 일정'을 입력하면 일자 별로 구체적인 장소를 추천해줄 뿐만 아니라, 해당 장소를 클릭하면 마이리얼트립의 관련 상품 검색 결과로 연결된다. 질문 한 줄만 입력하면 여행 계획을 넘어 여행 상품까지 찾아주니,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이후 국내외 플랫폼들도 속속 생성형 인공지능을 도입해 챗봇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는데, 트립닷컴의 '트립젠(Tripgen)', 그리고 하나투어의 '여행정보AI' 등을 들 수 있다.
국내에서는 챗봇 관련 사례가 많지만, 글로벌 여행 플랫폼사의 경우 아예 챗GPT의 운영사인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플러그인을 개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현재 오픈AI는 플러그인을 개발 중인 기업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는데, 총 11개 기업 중에 카약과 익스피디아가 참여하고 있다. 향후 이들과 개발한 플러그인이 도입되면, 사용자는 챗GPT 이용 중에 특정 플러그인을 활성화해서 항공권의 가격을 예측하거나 나에게 맞는 호텔 추천 등 더욱 구체적인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생성형 인공지능은 여행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먼저 소비자 측면에서는 과거의 검색 패턴인 '검색 키워드 입력 -> 검색 결과 재탐색'을 벗어나, 문장형 질문을 통해 나에게 맞춰진 '개인화된 검색 결과'를 얻는 데 점점 더 익숙해질 것이다. 따라서 여행 기업들은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탐색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행 일정 설계의 경우, 갈수록 인공지능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상당한 수준의 일정이 만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여행 일정을 짜고 이를 통해 상품을 만드는 여행사의 경우,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공지능의 결과물에 뒤지지 않는 역량을 갖춰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또한 생성형 인공지능은 호텔이나 항공사의 고객 서비스에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어, 해당 부문의 고용 수요가 감소할 우려도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여행에 활용하는 꿀팁
그렇다면 우리의 여행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첫번째 활용법은 맞춤형 여행 일정을 받아보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마이리얼트립의 'AI 여행 플래너'는 현재 잠시 서비스를 중지한 상태지만, 트립닷컴의 '트립젠(Tripgen)'과 하나투어의 '여행정보AI'를 통해 유사한 여행 챗봇을 경험해볼 수 있다. 이들 챗봇에 접목된 생성형 인공지능은 최신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최신 정보보다는 여행 일정을 짜주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들을 포함해 챗GPT 류의 서비스를 이용해 여행 일정을 받아볼 때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위스 여행 일정을 묻는다면 '스위스의 A도시와 B도시를 포함한 몇박 몇일 일정을 짜줘', 또는 '스위스를 기차로 돌아보는 1주일 일정을 짜줘'와 같이 장소나 테마 키워드를 넣어서 질문을 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여정을 받아볼 수 있다.
좀더 새로운 방법으로 여행 일정을 받아보고 싶다면 트립노트(tripnotes.ai)라는 해외 서비스를 이용해보면 좋다. '행선지'를 선택하고 '여행 테마(미식 여행, 3일 여행, 가볼만한 스팟 10개 추천 등)'만 입력하면 지도 위에 여정을 표시해 준다. 매핑 기능을 통해 '장소 키워드'에 해당하는 부분만 지도 위에 자동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나의 여행 동선을 아주 편리하게 시각화할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여행 서비스의 여러 측면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여행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더 나에게 최적화된 여행 정보와 일정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곧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똑똑해진 인공지능 여행 서비스를 활용해 나의 여행 계획을 맡겨보면 어떨까?
기고 원문 읽기
https://kepcosabo.co.kr/webzine/2023/07/11.html
김다영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스마트 여행 연구소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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