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2년만에, 6만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까지
브런치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던 게 2023년이니 어느덧 2년이 흘렀다. 2년 전과 지금의 내 업에는 엄청나게 큰 변화가 있었고, 그 중심에는 '유튜브'가 있다. 2년 전에는 없던, 거의 6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가 생겨났으니 말이다.(현재 5만 9천명) 10년 이상 콘텐츠 비즈니스를 이어오는 과정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 아닐까 싶다. 본업은 강의지만, 부업인 유튜브를 기반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일하고 있다.
그간의 시행착오와 성장 과정을 남겨두기엔, 2015년부터 내 업의 과정을 기록해온 브런치가 가장 적절할 것 같다. 특히나 올해를 기점으로 여행 콘텐츠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가 보여서, 이 흐름을 함께 타려는 이들과 더 많이 만나고 다양한 일을 도모해보고 싶다.
연재가 어디로 흘러갈 지는 모르겠지만, 생존신고 겸 풀어보는 지난 2년간의 비즈니스 성장기.
2019년 9월
지난 2년간의 성장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5년 전 팟캐스트를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가 본다. 이 팟캐스트는 당시 책 <여행의 미래(2020)> 출간을 앞두고, 책 내용도 보강할 겸 여행 트렌드를 매주 가볍게 짚어보기 위해 큰 고민 없이 시작한 방송이었다. 오디오 방송은 본업인 강사의 특성을 살리기에도 제격이었다.
시작 3개월 만에 팬데믹을 맞으면서, 이 방송은 대전환점에 선 여행산업의 변화를 짚는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행이 아닌 '여행산업'이라는 니치한 주제를 다루는데도, 매주 성실히 운영한 덕분인지 구독자는 계속 늘어 6천 명 대까지 올라섰다. 종영한 지 2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행업계에서는 나름 전설(?)처럼 회자되는, 청취자였다고 인사를 해주시는 방송이기도 하다.
하지만 방송을 하면서 어렴풋이, '오디오의 시대가 가고 영상의 시대가 도래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늘 들었다. 비밀보장같은 잘나가는 팟캐스트 방송들도 서서히 유튜브로 메인 무대를 옮기고 있었다.
2021~2022
2022년 6월, 메인 송출 플랫폼으로 쓰던 팟티가 갑자기 운영을 종료하면서 급하게 백업 데이터를 스포티파이로 옮기는 과정에서, 막연한 불안감은 확신으로 굳어졌다. 팟캐스트는 운영 회사와 플레이어 모두에게 '수익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는 방송 포맷이었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지속가능한 크리에이터 시스템이 갖춰진 곳으로 옮겨야 했다.
21년부터는 서서히 유튜브에 몇몇 에피소드를 업로드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거나 직접 탐방한 장소를 브이로그로 만들어 올리면서, 유튜브를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로 쓰기 위한 나름의 탐색과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유튜브는 어디까지나 팟캐스트의 보조적 수단이었을 뿐, 유튜브를 독자적 플랫폼으로 접근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니 조회수는 지금 시점에도 저렇게 처참할 뿐이다. 당시 구독자는 1천 명도 안됐다.
2022년 중반이 되면서 팬데믹은 서서히 종식되고 여행 시장이 다시 열리고 있었다. 이제는 실제 여행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체인 '소비자'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정확히 누구를 대상으로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지에 대한 타겟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었다.
유튜브 실패 요인을 객관적인 시점에서 풀어보면, 고퀄 영상을 만들지 못해서? 자주 올리지 못해서? 아니다. 오랜 블로그 콘텐츠를 만들어왔던 관습적인 태도로 콘텐츠 생산에 접근했던 게 가장 큰 패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도 네이버, 인스타그램에서는 날라다니는 크리에이터들이 유독 유튜브에 오면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채널을 버려두는 요인이라고 본다.
나는 여행 블로그를 2008년부터 시작한 1세대 블로거다. 20여 년간 블로그 판을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블로그 콘텐츠의 형식과 작성 요령, 검색 키워드 중심 운영 등 모든 것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블로거들은 지금, '누구'와 소통하고 있는가? 나는 그 오랜 세월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누군가와 진심으로 소통한다거나 누구를 위해 콘텐츠를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별로 없다. 블로그는 오직 '검색 키워드' 및 '방문자수'에 반응해 콘텐츠를 발신한다. 댓글? 요새 네이버 블로그에 달리는 댓글 행태를 본다면 헛웃음이 나올 것이다.
팟캐스트를 지속했던 건 그나마도 누군가 '들어준다'는 감각 정도는 있었기 때문 아닐까? 자주는 아니었지만 게시판에 남겨주시는 청취 소감도 있고, 모임을 하면 신기하게도 방송을 듣고 등록을 하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팟캐스트 역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퍼블리싱'한다는 점에서 블로그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유튜브는, 아예 매커니즘 자체가 다른 플랫폼이었다. 누구에게 무엇을 이야기할지 정확히 타겟팅을 한 후에야, 비로소 채널과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었다. 오랜 관습을 벗어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로 시선을 돌리기까지, 2년 가까운 헛발질과 시도가 이어졌던 셈이다.
나처럼 텍스트 크리에이터에서 '유튜브'로 무대를 옮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주로 아래 내용을 중심으로 연재를 이어가려 한다.
✔️ 조회수부터 완전히 달랐다, 유튜브 기획 전에 생각해야 할 것들
✔️ 그런데 왜, 콘텐츠 비즈니스에 유튜브가 필요할까?
✔️ 유튜브는 필요하지만 '유튜버'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 콘텐츠에서 미디어 비즈니스로 진화하며 느끼는 것들
김다영 | 강의 소개 및 문의
- 여행 인사이트 미디어 '히치하이커' 대표, 여행 유튜브 히치하이커TV
- 책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여행 전문 강사,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2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소비자 마케팅 및 AI 교육과 컨설팅을 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는 여행을 중심으로 나다운 일을 찾아가는 이들을 위한 콘텐츠 코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