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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기홍 Jul 21. 2017

돈이 없어 못한다고?
자금 탓은 집어치워라!

돈이 없어 못한다고? 자금 탓은 집어치워라!


 직장을 다니는 지인들이나 카페 오픈 컨설팅을 의뢰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게 묻지. 

 "카페를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나요?"

 "돈이 별로 없는데 카페는 어렵겠죠?"

 이런 질문을 하는 이들에게 나는 창업에 대해 두 번 더 생각해보라고 하고 그들을 말려보려고 하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카페를 운영한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거든. 그런데 처음부터 돈 걱정만 하다니. 

 실제로는 적은 자본으로 성공을 거둔 이들이 꽤 많아. 

 어떤 이는 5평짜리 테이크 아웃 매장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여러 매장을 운영하며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기도 하고, 몇 년간 이동식 카페를 하다가 지금은 번듯한 매장을 몇 개씩 갖고 있는 사람도 있어. 반면에 몇몇 사람들은 자본이 든든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푸념만 늘어놓지. 

 과연 자본만 충분하면 될까? 물론 자본이 넉넉한 사람은 그만큼 성공을 향해 쉽게 나아갈 수 있겠지.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아. 주변을 돌아봐봐. 무지막지하게 자본을 쏟아부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모두 성공했는지 말이야. 그대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많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매일같이 문을 닫고 있다고. 

 카페 창업은 자본뿐만 아니라 사업자의 마음가짐, 기회의 활용, 창업에 대한 접근 방법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져. 창업이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처음 벌인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기회를 잡아 과감히 베팅하다.  

대학을 다니던 2000년 5월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어. 당시에는 형편이 어려워서 막노동이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과 장학금으로 경비를 충당했지. 학교는 미국 내에서 가장 학비가 저렴한 미시시피 주립대와 네브라스카 주립대로 정했어. 현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학교 내 카페테리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지. 

 그러던 어느 날 흑인 친구가 한문으로 문신을 하고 와선 나에게 자랑을 하는 거야. '愛'자를 새겼떠라고. 왜 그 글자를 새겼냐고 물으니, 그 친구의 눈에는 한자가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보인대. 마치 화려한 그림처럼 말이야. 그래서 중국인은 아니지만 나도 간단한 한자 정도는 안다고 하니까, 그 친구는 덩치에 맞지 않게 애교를 부리며 한자를 가르쳐 달라고 하더군. 

 그때 반짝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그래서 연수원 동기 중국인 친구에게 내게 괜찮은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있으니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 주면 수익의 30%을 주겠다고 했지. 그다음 날부터 우리는 학교 내 카페테리아 앞에서 테이블을 차려놓았어. 그리고 무형의 제품인 '한자'를 판매했지. 그즈음 미국에서는 한자로 문신하는 것이 막 유행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타투숍에는 샘플이 50여 개밖에 없어서 고객은 원하는 글자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가 없었어. 지금처럼 사이트 내 번역 기능이 훌륭하지 못했기에 당시 내 사업 아이템은 꽤 성공적이었어. 

 나는 커다란 전지를 한 장 사서 큰 글씨로 "Sell the Chinese Character! 1$ per 1 Character! and Free Korean Character!(한자 판매합니다. 1개에 1달러, 한글은 무료입니다!)"라는 세 문장을 썼지. 다른 학생들이 내 사업 아이템을 베끼더라도 차별성을 두기 위해 한글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실시해 사전에 진입장벽을 쳐놓았어. 아무튼 글자를 판매한다는 이 아이템으로 얼마나 벌었는지 알아? 중국인 친구에게 수익의 30%를 주고도 한 학기 수업료인 2,900달러와 2,500달러짜리 중고차 그리고 시카고 여행경비까지 벌었어. 

 자본금이라고는 전지 한 장 값 들여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3주 동안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해서 600만 원 이상을 벌었다고. 곧 중국 학생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내 사업 아이템을 따라 하는 바람에 더는 사업을 이어나갈 수는 없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웠어. 

 내 이야기를 들은 지인들은 대부분 그런 아이템이 가능하다니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해.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게 있어. 운이 따르려면 그 운이 내게 작용하도록 행동해야 한다는 거야. 

 시작이 없으면 결과도 없어. 내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 해 겨울을 카페테리아에서 샌드위치를 만들며 보내고 말았을 거야. 

 나는 그 사업 아이템을 대단하게 여기지는 않아. 아마도 나 말고 꽤 많은 사람이 그런 생각을 했을 테지. 다만 나는 그것을 '기회'라 여기고 과감하게 베팅한 것뿐이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용감하게 뛰어든 거지. 



 창업 상공의 세 가지 원칙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창업할 때 ① 시장의 환경을 읽고 ② 사소한 기회를 흘리지 않으며 ③ 과감하게 실행하라는 거야. 한자 문신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고 있지만 한자 콘텐츠가 현저히 부족했던 당시 시장의 흐름을 읽어냈고, 이러한 수요를 사업 기회로 여긴 사람이 없었다는 점을 알아챘으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순발력 있게 전략 파트너(중국인 친구)를 구해 사업을 시작했다는 거야. 이는 어느 분야의 창업에도 적용되는 기본 철칙이라 할 수 있어. 그동안 여러 창업 관련 콘텐츠를 접해봤다면 그대는 아마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거야. 

 하지만 수긍이 가는 이 간단한 이론을 실행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실제로 이런 내용을 잘 알고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 그대가 왜 이 책을 들고 있겠어. 이 핵심적인 내용은 창업을 해야 할 시기가 왔을 때 실전 포인트로 삼을 수 있도록 마음속에 새겨둬. 그러면 단순히 커피 맛이 좋고 인테리어가 훌륭하며 손님의 발길이 자주 머물 만한 곳에 카페 문을 열면 성공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기보다는, 커피 시장의 흐름을 읽고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과감히 실행할도록 철저히 준비할 수 있을 거야. 단, 대책 없이 실행하면 쪽박은 따 놓은 당상임을 명심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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