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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아 Jun 16. 2022

이제 엄마 선생님 대신 엄마 코치

#코칭 어드벤처 by 벤저민 다우먼 #코칭 퀘스천 by 토니 스톨츠푸스

유아 교육을 전공하고 아이들을 교육 현장에서 가르친 지 10여 년 만에 남의 아이들이 아니라 나의 아이들을 집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맨날 해오던 일이니 어렵지 않게 시간표와 커리큘럼을 짜고, 원에서 해오던 대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손유희도 하고, 월별 주제에 맞추어 영어와 한국어로 책도 읽었다. 자연스럽게 아주 몸에 베인 교육 스킬들이 집에서 펼쳐졌다. 어떻게 하면 집중시켜 책을 읽을 수 있는지, 어떤 활동을 아이들이 좋아하는지, 어떤 활동이 하나의 재료로 돌려막기 좋은지, 어떤 주제로 수업을 하면 아이들이 활동적으로 참여하는지,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제공해야 하는지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익숙한 교육 환경에서 나는 너무나 아이들에게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이 갖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아주 동등하고 평등한 입장에서 아이들을 대하기보다는 '가르치는 자'로서 존재했다. 평소에 아이들은 반말도 쓰고 화나면 떼도 쓰는 평범한 3-5세 아이들 같이 굴었지만, 수업이 시작되면 바로 '엄마 선생님'이라 나를 부르며 고분고분해졌다. 같은 지시에도 훨씬 수용적이었으며, 다루기 쉬운 상태가 되곤 하였다.


그러다 심리 상담사를 거쳐 라이프 코치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으면서 새로운 눈이 열렸다. 솔직히 '아차' 싶었다. 스스로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나는 얼마나 아이들을 나와 다른 한 인격체로서 존중해주었는가. 우리 아이들의 잠재력을 얼마나 믿어주었는가. 의견이나 감정을 얼마나 마음을 열고 물어봐주었으며, 주체적으로 의사 결정에 책임질 수 있도록 존중해주었는가.


지난주 코치님과의 코칭을 받은 후 추천해주신 토니 스톨츠푸스의 [코칭 퀘스천]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후 더 관심이 생겨 벤저민 다우먼의 [코칭 어드벤처]라는 책도 살펴보게 되었다. 두 책을 읽고 특히 나에게 더 말을 걸어오는 듯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첫 번째, 코칭은 잠재력을 끌어내는 일이다. 코칭은 누군가가 스스로 학습하고 문제 해결과 자기 계발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다.


두 번째, 코치로서의 책임은 '가르치는 자'로서가 아니라 '질문하는 자'로서 갖는 것이다. 코칭을 시작한다는 것은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다. 코칭은 '다른 사람'이라는 동화의 나라로 떠나는 모험이다. 코치로서 다른 사람의 세계에 초대받아 그들을 돕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관찰하고, 도전의 기술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특권이자 책임이다.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찾게 하거나, 개인이 자신을 개발하게 하는 것도 도와준다. 코치와 함께 작업하지만, 학습, 문제 해결, 자기 계발의 자율권은 자기 스스로 갖게 하는 방식이다. 코치는 사람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고, 다르게 생각하게 하고, 본인들이 대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결국 코칭 결과물의 소유권은 코칭 고객이 갖는다.


세 번째,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문제 해결 능력이 상대에게 있다는 것을 믿어주어야 한다. 코칭에서 질문의 목적은 상대방이 뭔가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가르치는 것은 차라리 쉽다. 정답을 말해주면 빠르고 쉽게 문제가 해결된다. 하지만 다시 문제가 생겼을 때, 코치는 매번 정답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코칭받는 사람에 대한 정보는 그 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의 정답을 코치가 제시할 수도 없을 것이며, 설사 좋은 답을 준다 하더라도 그것은 코치의 것이지,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결국 그 상대에게 있다는 것을 믿고 스스로 찾아내도록 유도해내야 한다.


네 번째, 열린 질문을 해야 한다. 좋은 열린 질문은 상대방을 심하게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단순하고, 목적이 분명하여,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친다. 열린 질문에 답을 해나가며 상대는 더 적극적으로 코칭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며 동시에 이 문제 해결의 주체가 본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렇게 했을 때 본인인 선택한 답을 더 진정성 있게 실행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두 책 모두 실제 코칭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내용들을 가득 담고 있었기에, 무척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는 우리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다. 코칭 퀘스천을 일상에서 대화 중에 더 적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을 더 길러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니 설렌다. 지금이라도 코치의 길을 들어선 것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공부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고, 더 읽고 싶은 책이 많아졌다.


이제 아이들에게도 '엄마 선생님'말고 '엄마 코치'가 되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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