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 Jul 17. 2024

[에디터 셀프 인터뷰] EP 01.

"당신의 '마침내 그날'은 언제인가요?"

⌨ 에디터 셀프 인터뷰

작가가 본인을 직접 인터뷰합니다.

한 편당 1개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 이어집니다.          




“마침내 그날이 와버렸네. 오래 오래 오래 오래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네.”


- 장기하와 얼굴들 <거절할 거야> 中 -



마침내 그날이 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날'이란, 원해왔던 것을 실행하고자 결심하는 날입니다. 여러분에겐 왔으면 좋겠다가도 될까 싶고, 그렇지만 결국엔 오고야 말, 그렇기 때문에 손을 꼽으며 기다리는 날이 있나요?


그런 날이 저에겐 언제나 있습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외면합니다. ‘지금도 나쁘지 않아, 지금이 최선이야, 후회할 거야.’ 갖은 말들은 결국 하게 될 그 결심을 열심히도 미루기만 합니다. 오랜만의 ‘마침내 그날’을 어렵게 마주한 저는 에디터 셀프 인터뷰의 첫 질문으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Q. 당신의 ‘마침내 그날’은 언제인가요?


A. 제 인생에는 많지 않은 몇 가지 결심이 있었어요. 자기 확신과 자존감이 낮았던 저는 그런 결심을 중학교 3학년 즈음 처음 하게 됩니다. 첫 결심은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권유하는 담임 선생님과 부모님의 걱정과 만류를 뒤로하고 상업 고등학교에 진학했던 일이에요.


그 결정을 기점으로 성격부터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이 비약적으로 바뀌고 성장했으니, 분명히 그건 저에게 ‘마침내 그날’이라 할 법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도 몇 번의 결심이 있었는데요. 최근의 결심, 마주하기까지 가장 오래 걸렸던 결심은 작년 (2023년) 상반기였어요. 그즈음 5년 간의 방송 작가 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고향인 광주에 내려갈 결심을 합니다. 프리랜서 방송 작가로서의 직업적 고민과 안정적이지 않은 거주지에 대한 고민 두 가지가 오랫동안 축적된 시기였죠.


 22살에 올라왔는데 벌써 20대 후반이 되었으니, 이제는 그런 고민이 지긋지긋하고 한 번은 깨뜨려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삶이 불행하고 힘든 건 아니었지만, 언제나 ‘과연 해소할 수 없는 문제인가’ 하는 답답함이 있었어요.


 그냥 지금처럼 살다 보면, 연차가 쌓이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해결될 문제일 수 있지만 그렇게 흘러가기를 기다리기는 싫었던 것 같아요. 그 시기에 저는 카카카 친구들, 탐방레터 등의 로컬 콘텐츠를 접하며 지역 소멸 문제와 먹거리의 진원지, 지방 청년 일자리 같은 주제에 몰두해 있었어요. 이런 것들은 지난 5년간 온, 오프라인으로 서울을 탐방하며 관심과 취향을 세밀하게 만들어간 어떤 결과물이기도 해요.


지금 생각해 보면 현재 삶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제 안의 어떤 의지와, 관심의 실체를 파고드려는 마음이 결심까지 이르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저는 몸담은 프로그램이 종영한 올해 1월 말, 광주에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택배 상자 9개, 그리고 차 안을 가득 채운 짐들과 함께요.



☘해피부니클럽

www.instagram.com/happi.booni.club/

-

행복을 뜻하는 HAPPY (HAPPi),

외딴 곳을 의미하는 BOONIES (BOONi).


'로컬에서 행복 찾기'를 모토로

다양한 로컬 소식을 전해드려요.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