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아 막막하고.
또 다른 날에는 지나가던 육중한 탑차가 날 짓밟고 가줬으면 좋겠다가도, 계약기간이 한참 남은 수업을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고 헬스장에 가기 위해 가방을 꾸려.
그런가 하면 미처 제때 챙겨 먹지 못한 각종 항우울제들을 한 줌 가득 쥐고 한 번에 삼키는 상상을 하다가, 애써 준비 중인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해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공부를 해. 한 껏 즐겁다는 듯이.
인간이 이렇게까지 양면적일 수가 있을까.
이렇게까지 이럴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