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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Surplus Square Dec 12. 2021

(책읽기)프로메테우스의 금속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시대의 이면. 희귀금속이 가져올 대혼돈



프로메테우스의 금속, 기욤 피트롱, 갈라파고스


1. 들어가며..

 2021년, 에너지 관련 서적을 정말 많이 읽은 것 같다. 모르긴 해도 100권은 되지 않을까? 그 중에서 추천 도서를 꼽으라 하면, 일단 이 책은 그 목록에 무조건 넣겠다. 세부적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 오류가 있다 혹은 과장이 심하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으나 이 정도로 잘 정리된 책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에너지 전환의 민낯을 희속 금속을 중심으로 전개하는데, 현실의 눈을 뜨게 해주는 의미에서 좋았다. 물론, 이 책을 두고, 에너지 전환 방향의 수정 혹은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조하지는 않는다. 그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야할 길은 맞다고 본다. 다만, 완벽환 친환경 혹은 지속가능성은 어디에도 없고 계속해서 더 나은 것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겠구나고 생각을 정리해본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가 쓴 책이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여러 현장과 전문가를 만나며 취재를 바탕으로 하여 책을 썼다. 전문가 그룹에서는 '기자가 쓰는 전문 분야 책'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데,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일단 글쓰기 측면에서 매우 훌륭하다. 글쓰기 전문가로 여러 이슈를 잘 정리했고 가독성이 훌륭하다. 종합적인 생각과 주변부의 세부 내용, 이를 하나로 엮어 결론을 도출해내는 과정이 매우 훌륭했다.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를 취재와 함께 책을 엮을 수 있는 환경에 부러움을 느낀다. 

 

 


2. 중국에 대한 생각

 이 책을 읽다보면, '중국'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든다. 사실, 기후변화와 대응, 저탄소 경제/사회 생태계의 구축은 이미 저탄소 체계로 진입한 미국, 유럽 선진국이 G2에서 The One으로 부상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수단으로 보는 인식이 팽배하다. 등소평의 등장 이후 본격화 된 중국의 개방과 성장을 세계를 이끌었던 미국과 유럽은 활용 수단으로 과소평가한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1970년대부터 급부상한 환경주의, 환경규제는 전통적인 선진국들의 생산, 제조 활동의 비용을 증가시킨다. 선진국 사회의 시민들은 더럽고 위험한 일은 꺼리고 지역 사회에서도 반대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는 결국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시켜, 필요한 일이지만 누군가 대신해줬으면 좋을 일로 바뀐다. 

 마침, 개방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한 중국은 서방 세계의 필요를 진공청소기처럼 다 빨아들인다. 더럽고, 위험하고, 하기 싫은 일들을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소가 되버린 셈이다. 덕분에, 미국과 유럽은 고부가가치, IT, 금융, 서비스 산업에 집중할 수 있었고 중국은 제조 산업 중심으로 덩치를 키우고 세계의 공장이 된다. 세계화, 분업화, 글로벌 밸류 체인의 구축은 평화로운 시절에는 나름 합리적인 자원 배치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근데, 언제나 평화로울 수는 없다. 얼마전, 유럽의 전력가격 급등과 석탄, 가스의 부족 사태, 그리고 우리가 겪고 이제는 일본도 겪고 있는 요소수 부족 사태 등 중요하지 않으나 중요한 부분에서 취약성이 노출된다. 

 저탄소 생태계로의 전환에서 세계 주요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 합계보다 더 많은 양을 배출하는 중국의 역할을 중요하다. 근데, 그 선진국들이 저탄소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감축하는 것 이외에도 생산, 공급기지로써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미 저탄소 산업에서 중국의 기존 선진국보다 기술적 우위를 가지는 영역이 많다. 태양광, 송배전 기술, 풍력 등은 이미 최고 수준이거나 거의 비등하다. 그리고 전기차의 경우, 기술적으로 앞서나가지는 못하지만 누적된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내연기관에서보다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탄소 감축 측면에서, 중국이 많은 과제를 가진 것이 사실이나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 생태계에서 이미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전환'은 세력의 교체를 가져온다. 선진국들이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기후변화를 활용하고 있지만 중국이 그 전환에서 가질 수 있는 기회 역시 많다. 

 물론, 기존 선진국들이 제조국와 기반 산업의 리쇼어링(Reshoring)을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기후변화 대응에서 내부의 온실가스는 줄였지만 결국 외부(거의 중국)에서 생산하여 수입함으로 더 나빠진 부분도 있기 때문에(적어도 그 점을 명분으로 삼아) 무역에서의 규제(탄소국경세)를 강화하려는 움직을 보인다. 큰 틀에서 리쇼어링, 기후변화 규제, 산업 전환, 중국과 인도 견제 등의 경제, 환경, 국제, 외교, 사회 문제를 연결지어서 생각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든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격이 된다.   

 현재 세계를 혼돈으로 이끌고 있는 코로나19의 시발점이자 원인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중국의 존재에 대해서 여러 생각이 든다. 중국의 이웃국가로 경제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높은 의존도는 문제가 된다. 중국 패권의 강화는 잠재적 위험을 더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이미 최선두를 차지하고 있고, 이제 산업측면에서도 일부만 제외하면 세계 제1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제국주의, 중화주의에 기반한 중국의 추월은 불안감을 키운다. 우리나라 국민 다수가 중국에 대한 경계와 혐오를 모두 키우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생존 관점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이로울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정치는 단기적 문제로 해소하지 못한채 장기적 불확실성은 "될대로 되라지"로 내버려두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3. 책의 내용  

<에너지 전환과 희귀금속 문제를 연결, 압축적으로 소개>

 책의 <들어가는 말>을 읽으면서 글 잘 쓰는 사람의 요약하기의 진수를 느꼈다. 에너지 전환의 역사, 금속 활용의 역사와 문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를 압축적으로 전달해준다. 화석연료의 활용이 진보와 위험을 가져왔고, 그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나 이 역시 '희귀금속'이라는 덫에 빠져 가야할 길을 향하는 데 발목을 잡고있다는 것이다. 

 인류(호모 사피엔스부터)의 역사 40만 년 동안 인류는 불, 바람, 물(급류)와 사람과 길들인 동물의 힘으로 논과 밭을 갈고 무언가를 만들고 요새를 구축하며 살아왔다. 에너지가 귀했던(사실은 거의 모든 게 귀했던) 세상에 모든 움직임은 느렸고 경제 성장은 지지부진했으며 발전은 개별적으로 존재했다.  

 19세기부터의 기계/동력 장치의 활용은 혁신과 혁명을 일으킨다. 당시 진보의 상징인 증기기관은 옷감을 짜고, 기관차를 달리게 하고, 증기선박을 띄워 대양을 지배했다. 물론, 이 모든 변화의 토대는 땅속에 묻혀있던 수억년 전 태양의 힘이 압축되어 화석화된 검은 돌 석탄이다. 20세기는 석유와 내연기관의 시대다. 내연기관은 자동차, 선박, 비행기, 그리고 여러 동력장치의 기본 틀이었고 석유는 내연기관을 움직이는 연료가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화석연료의 소비가 가져온 기후변화다. 대기와 수질오염과 같은 환경문제 역시 심각성을 더하나 인류의 존립을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문제, 기후변화가 인류의 성장이 아닌 존속가능성을 위협한다.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고, 미래의 인류를 구해야하는 과업을 떠안게 되었다. 

 국제사회가 함께 그 문제를 논의하고 해법을 찾아가자는 체계인 기후변화협약을 만들었지만 온실가스는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이 배출되고 있고 지구는 계속해서 더 뜨거워지고 있다. 기후변화를 촉발한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고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탄소 배출에 나서고 있으나 중국, 인도 등 빠르게 성장하는 거대 인구 국가들이 그 이상을 배출하여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로 반전시키는 데 실패하고 있다(어짜다 보니, 선진국인 대한민국은 2018년까지 꾸준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켰다. 2019년 석탄발전 감축과 경제 위축, 2020년 코로나로 줄어들긴 했으나 전환 국면으로 보기엔 애매하다. 그리고 어쨌든 코로나19로 2020년 배출량이 줄었고 이러한 변화가 계속 노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어쨌든,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기후변화를 부정하거나 과장되었다고 말하는 무리가 여전히 상존하나 재생에너지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고 앞으로 더 큰 도약이 요구된다.  저자는 이 전환 과정에서 주변부에 있으나 필수적인 희소금속에 주목한다. 그 희소금속의 절대 다수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왜 그런 상황이 고착화되었는지를 설명하고, 결국 글로벌 밸류 체인이든 뭐든 자생력을 갖춰야 함을 강조한다. 



4. 소결

"삶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비극,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비극이다."

 결국, 변화는 필요에 의해 진행된다. 오랫동안 우리의 필요는 성장과 번영이었다. 덕분에 많은 것을 누렸다. 수백년, 수십년 전과 아니 불과 10년 전과 우리의 삶은 크게 바뀌었다(물론, 모든 사람이 변화의 혜택을 받는 것으나 아니 그 해택이 책은 세계의 반역사를 담고 있다. 그토록 많은 것을 약속했던 기술 오디세이의 이면, 고결하고 야심만만한 패기로 시작했지만 스스 로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던 문제만큼이나 심각한 위험을 몰고 온 거 대 프로젝트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결국, 필요가 변화의 동력이다. 그 '필요'를 다수가 누리는 방향으로 사회는 발전해왔다. 다만,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온 셈이다. 사실, 기후변화가 아니더라도 에너지와 금속 활용은 한계가 명확했다. 땅 속에 둔 여러 자원들은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다. 단지,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 고갈을 뒤로 늦췄을 뿐이다. 기후변화는 자원의 고갈 이전에 인류에게 적합한 지구 생태계의 붕괴를 경고하고 있다. 고갈을 걱정하기 전에, 가능하다면 빠르게 땅 속 에너지자원은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의미다. 

 그 대안으로 급부상한 재생에너지 역시 마냥 빛나는 미래를 지향하고 있지는 못하다. 지하광물을 채굴하고,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은 매우 더럽고 위험하며 반환경적이다. 물론, 전체의 효과성을 보면 그럼에도 전환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잘 전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하나의 문제를 풀기위한 방법을 찾긴했는데, 그것 역시 근원적 해법이 될 수 없다. 변화를 멈출 수는 없다. 그래서 더 나은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근데, 변화 자체는 돈이 많이 들고 비용 - 효과성 측면에서 기존 생태계를 허물기에는 여러모로 어렵다. 거기에 더 나은 노력이라는 부분은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 과연 우리는 여러 제약 가운데 적합한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세부적으로 따져가며 읽으면 "희소금속의 중대함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한 게 있는 거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 일부 사실과 의견이 혼재되어 오류도 있는 듯 싶다. 그럼에도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자주 하는 말이 있다. 


 "평화로운 전환은 없다"


 그런데, 여기에 무언가 하나를 더 추가해야겠다. 


 "모두가 바라는 하나의 완벽한 성배는 없다."


 전환 과정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친환경 전환이라는 데, 무엇이 친환경이냐고. 그럼에도 전체 숲을 보면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패와 시행착오의 반복 없이 원하는 바를 찾는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변화와 성취를 몇 가지 중요한 사람과 도구, 사항으로 요약하여 정리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좌절과 실패, 문제들이 있었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역시 마찬가지다. 중간 과정의 여러 문제를 지적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변화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에너지 전환을 낙관하지 말라는 경고를 수차례 한다. 일견 타당하다. 일부 전문가는 차라리 석탄의 활용이 가장 깨끗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내가 직접 들은 부분이다). 화석연료 중심이든, 일부가 전환의 전체로 오인하는 원자력 중심의 미래든(비현실적이지만) 전환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이 책 역시 차라리 변화하지 말고 그대로 있자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하든 인류가 숨을 쉬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한 문제는 도처에 놓여 있고 모든 긍정적인 일의 뒷면에는 어둠과 벌레들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이 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부분을 강조하다보니 좀 과도하지 않았나 싶은 부분도 많다. 희소금속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모든 것을 멈추게 할 정도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은 한창 읽었을 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요소수 사태가 터졌다. 요소수 따위지라도 그 부족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희소금속의 영향력은 요소수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더 크며, 문제의 파급력과 그 범위가 엄청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며 이 책을 읽었다) 



5. 책 일부 내용을 발췌


희소금속의 정체 과정은 만만치 않다. 자원의 낭비가 필수적이다. 근데, 이 희귀금속은 녹색자본주의의 핵심이다. 전환이 가속화되면, 희소금속의 지배권을 가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나튬을 얻으려면 무려 8.5톤의 바위를 정제해야 한다. 세륨 1킬로그램을 얻으려면 15톤짜리 바위를 정제해야 하며, 갈륨 1킬로그램을 얻어 려면 무려 50톤짜리 바위를 처리해야 한다. 루테튬은 이보다 훨씬 심하다. 루테튬 1킬로그램을 얻으려면 바위 1,200톤을 정제해야 한다(조 금의 과장도 없다. 부록 1에 첨부한 원소주기율표를 참조하라). 요컨대 희귀 금속이란 지구를 에워싼 껍질층의 유효 성분, 즉 경이로운 특성을 가 진 원자의 농축이자 수십억 년 동안 이어진 지질 활동이 우리에게 남긴 최선의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정제된 희귀 금속 극소량은 똑같은 양의 석탄 또는 석유보다 훨씬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자기장을 방출한다. 그러니 희귀 금속은 '녹색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 다. 수십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자원이 기 때문이다."


비용과 효과, (단기적) 수익 추구의 과정이었던 분업화, 세계화, 그리고 중국 의존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물건을 사다만 쓰는 우리는 그 뒤로 이어진 복잡성은 모른채 화물숭배cargo culture에 빠져있다. 

 "우리 조상들은 7만 년 동안이나 결핍의 두려움을 안고 살았지만 우리는 이런 두려움을 모르는 세대다. 우리는 산더미 같이 쌓인 물건들을 보면서 그것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일에 대가가 따른다. 공급망의 세계화로 우리는 구매력을 얻었지만 동시에 산지에 관한 지식을 잃었다. 1억6,000만 명의 미국인(성인들)이 초콜릿 우유는 초콜릿 빛깔 암소에서 나온다고 철썩같이 믿는다는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서양은 희귀 금속 생산을 타국으로 이전했고, 이는 후대에 21세기 석유라는 짐을 물려주는 것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서양은 잠잭 경쟁 상대의 품에 귀중한 독점권까지 안겨 주었다."


현재의 변화는 더 많은 금속을 요구한다. 물리적 물질로 이뤄진 인프라 없이 우리가 누리는 허상도 없다. 

 "디지털 기술, 지식 경제, 녹색 에너지 산업, 송신 부문과 전력 저장, 그 리고 우주 산업과 방위 산업에 이르기까지 희귀 금속 수요는 많은 분 야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매일 같이 희귀 금속이 지닌 새로운 기적적 특성을 발견하고 응용 분야를 개발한다. 첨단 기술로 친환경 세상을 만들겠다는 인간의 욕망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직 상상력의 한계만이 있을 뿐이다. 지구는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므로 우리는 광산 부지를 전 지구로 확장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산과 언 덕, 계곡에서 희토류라는 신성한 광물을 필요한 만큼(해마다 17그램 정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다.


희소금속은 중국에 의존한다. 과거 산업혁명은 영국의 선행적인 석탄의 활용에서 왔다. 그리고 근현대 문명의 발달과 권력의 투쟁에서 서구가 앞서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영국은 세계 석탄 생산량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유하며 19세기 내 내 세계를 지배했다. 20세기의 거의 모든 주요 사건은 석유 생산과 석 유 운반 경로를 장악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부상과 관련이 있다. 21세기에는 새로운 국가가 희귀 금속의 수출과 소비를 통제하며 패권 을 공고히 하고 있다. 바로 중국이다.
 에너지 전환은 모든 국가의 과업이 되었고, 그것의 핵심 원료인 희 귀 금속을 중국이 독점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변화를 불 러올까. 거두절미하고 먼저 경제와 산업 측면을 살펴보자. 에너지 전 환이라는 큰 흐름을 따르기로 하면서 우리는 모두 중국이라는 용의 아 가리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중국은 오늘날 실제로 에너지 전환의 두 축이 되는 저탄소 에너지와 디지털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일련 의 희귀 금속들을 독점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희귀 금속 가운데 가 장 귀한 부류인 희토류의 거의 유일한 공급자다. 왜 일이 이렇게 되었 는가에 관한 기막힌 이야기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희토류는 적어도 아직까진 대체 물질이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우리 시대의 누구도 이것 없이는 살 수 없다.
 다시 말해 서양의 많은 나라는 그들의 녹색 기술과 디지털 기술(서구 미래 산업의 노른자)의 운명을 오직 한 나라의 손아귀에 맡긴 꼴이 되었다."


가장 좋은 에너지 전환은 쓰지 않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 향상과 소비 축소가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한 수단이나 낭비와 풍요의 시대에 익숙한 우리가 이를 우선적으로 실천하고 축소 지향의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까?

"소비자들 또한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환경과 에너 지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2년도 안 되어 성능이 저하되는 전자제품의 소비를 제한하고, 재활용이 쉽도록 처음부터 친환경 제품을 기획해야 하며, 낭비를 줄이고, 자원을 저장 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역시나 가장 좋은 에너지는 우리가 소 비하지 않는 에너지이다.
 이러한 성찰의 연장선에서 프랑스의 전문가 크리스티앙 토마는 다 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우리에게 희귀자원 문제 따위는 없습니다. 문 제가 되는 건 오직 우리의 회백질뿐이죠."
 우리는 과연 우리 뇌의 회백질로 희귀 금속의 해독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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