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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마태 Feb 19. 2024

아카데미를 설립한 이유

피어엑스 프로게임단의 아카데미 학원 개원

이 브런치는 개인적으로 사용해오고 있는데요. 제가 최근에 회사를 퇴사하고 사업을 시작해서 사업 내용을 알릴까 해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래 이스포츠에 관한 지식을 얻을까 해서 클릭을 하셨던 분들이시라면 편하게 읽으실지 말지를 판단하시면 좋으실 듯해요. 다만 홍보성 글이기는 하나 아무 내용이 없거나 하지는 않고요. 이스포츠 학원을 왜 설립하게 되었는지 학원 설립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쪽 계열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서 담담히 쓸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라는 사람이 현재 가지고 있는 생각을 브런치에 남김으로써 일종의 초심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로의 역할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요. 한 가지 이야기를 하면 브런치나 기타 블로그 등에 글을 남기기 전 시절에 저는 저에게 편지를 쓰곤 했던 것 같아요. 물론 손글씨로 쓴 편지는 아니고요. 이메일입니다. 때로는 (저는 이름 보면 아시는 바와 같이 크리스천이니까) 제가 믿는 하나님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었고요. 때때로 실제로 그 편지를 찾아 읽어 봅니다. 고민, 좌절, 감사 등 그게 무엇이든 감회가 늘 새로워요.


저의 할아버지는 시인이시고요. 어머니는 수필가입니다. 두 분 다 등단한 분들이시고요. 저는 이 브런치에서도 보시는 바와 같이 주로 사회과학분야의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제게 글이란 재능이에요. 물려받은 듯해요. 비교적 쉽게 쓰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누구 등과 비교해 제일 잘한다는 그런 의미가 아닌 것을 잘 아시리라 믿고요. 또한 글을 쓰는 것 자체도 좋아합니다. 글의 본질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라고 생각하는데요. 결국 이러함이 저에게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삶을 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스포츠연구개발원은 제가 2017년에 설립한 회사입니다. 당시에는 해외 자본들이 국내 이스포츠 시장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 종종 투자하고 했던 시기였어요. 물론 사회적 관심 자체는 지금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자금적 상황은 그때가 더 여유로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당시에 저는 바른 투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해외 자본이 국내로 들어와서 성공 사례들을 많이 만들어야 후속 투자들이 활발하게 진행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컨설팅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을 한 거죠.    

 

누군가가 나에게 시장에 관해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어떤 인사이트와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티스토리 블로그에 이스포츠에 관한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고요. 홈페이지도 만들고 이스포츠 아카이브 페이스북 그룹도 운영하게 되었고요. 강의도 다니고 책(출간은 안된 상태로 브런치에만 올라와 있지만)도 쓰고 그렇게 여러 일들을 해오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다만 작년까지는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었어요. 따라서 어정쩡한 상태였다고 할 수도 있었겠습니다. 


피어엑스 엘리트 아카데미 전경


이스포츠 아카데미는 본질적으로 프로게이머를 육성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교육 기관이지요. 그런데 처음 이 분야 관련 학원들이 출현했을 때는 경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유는 프로게이머가 될 수 없는 애들을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다고 속여서 장사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속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하면 존재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합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측면은 저에게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위에 다녔다고 했던 그 회사에 합류했죠. 


벌써 5년도 넘은 이야기입니다. 그 세월 동안 아카데미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전율이라면 전율이죠. 결과적으로 보면 아카데미에서 근무하다가 아카데미를 창업하게 된 모양새가 되었고요. 전 회사의 도움도 많이 받고 나왔습니다. 그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는 이후에 이야기하도록 하고요. 다시 창업 초기로 돌아가면 저는 그때 저와 같이 이 일을 할 동료들을 모으고 있었어요. 거의 모두가 타이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카데미 사업을 하지 않고 있는 남은 LCK 구단들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중심 테마는 소통이었습니다. 사람이 서 있는 곳이 곧 플랫폼입니다. 다만 무엇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 플랫폼에 서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 서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것을 가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가치라는 것은 사람의 필요(또는 원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 니즈가 반복적으로 충족되면 사람은 계속 거기에 머무르게 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플랫폼은 자연히 커지게 되죠. 플랫폼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면 하나의 틀로 묶을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을 바로 커뮤니티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간단하게 말하면 동호회이고 동호회가 커뮤니티예요. 동호회 사람들은 모여서 서로 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죠. 모이는 공간이 플랫폼입니다. 이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아무 상관없어요. 메커니즘은 전부 동일합니다. 피어엑스 프로게임단의 회사는 SBXG이지요. 아래 홈페이지 링크를 걸어 두었습니다. 한번 들어가 보시면 바로 지금 제가 위에서 설명한 그 가치를 이해하고 실현하려는 회사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저는 글에서는 설득력을 갖게 하기 위해서 근거를 다소 과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글이 지루해질 때가 있을 정도예요. 그런데 실제로 저를 만나는 사람들은 제가 별로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편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고 하십니다. 오히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감정에 호소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감정에 호소를 한다는 것은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는 뜻이 아니고요. 지극히 개인적으로 설명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제가 이 일을 위해 SBXG의 정인모 대표님을 뵐 때도 그게 차이는 없었을 것 같아요. 


"제가 아카데미를 하고 싶어요."


거의 출발이 이런 식이었던 것 같아요. 다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생각들은 전달이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물론 제가 지난 5년이 넘게 아카데미에서 근무한 이력도 분명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이고요. 이유는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타인을 말이나 글로 설득하는 것 자체에 관해 그리 매력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그것을 재능이라고 느끼지도 않는 것 같고요. 될 일이라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하는 말에 주목하게 하기보다는 제가 해온 행동에 주목하게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게 전부예요. 


2023년 12월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합니다. 퇴사 일정이 정해졌기 때문이지요. 등기에서 학원 인가까지 가는 과정은 혼자 하기에는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내 사업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니고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세상에 전달될 때 그것이 실제로 가치를 가질지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1월 9일 최종 인가를 받았습니다. 1월 10일 사업자 등록을 완료함으로써 학원을 오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피어엑스 엘리트 아카데미의 시작입니다. 


누구나 다 시작하는 시점을 돌아보면 가진 게 없었던 자신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오픈 후 한 달이 조금 더 지나가고 있는데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도움을 주신 분들에 관해서는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학원을 만든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알린 후배님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후배님의 회사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계시던 코치님을 모셔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역사적인 첫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때가 나름 저에게는 아주 큰 감격이었던 것 같아요. 


피어엑스 아카데미 역사적인 첫 수업


이제 본론입니다. 그렇다면 왜 아카데미를 하고 싶어 했고 아카데미에서 발견한 가치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바탕에 애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투자를 해야 한다면 이 회사는 정말 매력이 없는 곳일 거예요. 보통이라면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해도 확실한 배출구가 있다는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스타트업에 있으면서 항상 나 자신에게 했던 질문은 대체 그 '확신'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입니다. 매년 달라지고 또 상황에 따라 변할 것이라면 일이니까 하는 것 밖에는 안 되는 것이죠. 


돈을 버는 방법을 시장 개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시장을 개척하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논리는 계속 바뀌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상황이 계속 바뀌니까요. 그리고 그 상황들은 거의 전부다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에요.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 프레임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투자 시장도 그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아 그러함을 요구하고 있었고요.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시대를 직면하니 모든 것이 엉클러 졌습니다. 돈은 본질적으로 구한다는 개념이 안 맞죠. 


그래서 저는 변하지 않는 것에 가치를 둘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변하지 않는 것은 찾아보니 많은 것들이 형이상학적인 것들이에요. 예를 들어 효도, 성실, 근면, 정직, 사랑, 자비, 선을 행하는 마음 등등이지요. 그중에 저는 교육에 관해서는 '애정'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쯤에서 우리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스포츠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것은 도구입니다. 그래서 이스포츠도 도구예요. 도구라는 말은 무엇을 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경쟁을 하기 위한 도구예요. 경쟁이란 놀이(경기)이고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인간이 개발한 것이에요. 그래서 이스포츠를 한다는 것, 그리고 프로게이머가 된다는 것은 그것을 통해서 유명인이 된다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본질이 아니에요.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에요. 그것을 하면서 먹고살 수 있는 것이지요.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비본질적 사고를 해요. 그래서 성공과 실패를 나눕니다. 경쟁에서 지면 실패고 경쟁에서 이기면 성공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에요. 도구는 존재가 사용을 하기 위한 목적인데 그 도구에 많은 사람들이 끌려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극소수만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습니다는 말은 그래서 오히려 더 피상적인 것입니다. 물 위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나머지 물아래 잠겨 있는 부분을 그 일각을 위한 배경으로 취급하는 것 밖에 안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이 표현을 어떻게 사용하나요. 더 무궁한 가능성을 보라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논리에 끌려가지 말아야 합니다. 


프로게이머를 지향하는 것은 실제로 되는가로 인해서 성공과 실패로 나눠지지 않습니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인생을 진지하게 마주하고 있는가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몇 년을 노력해서 연습생이 되고 연습생 이후에 또 몇 년을 노력해서 데뷔하고 그런데 그렇게 열심해해도 몇 시즌 못돼서 은퇴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은 해야 하나, 그것만이 가치의 전부인양 설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이유는 실제로 그렇지 않으니까요. 우리는 모두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그때 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듭니다. 끝이 아니에요.     


우리의 인생이 길게는 80년이라고 한다면 지금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매진하는 시간은 아주 짧은 기간에 불과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세월을 실패로 간주하지 마세요. 그 노력하는 과정에서 내가 변화했다면 혹은 발전했다면 대단한 가치를 얻은 것입니다. 이것이 도구의 본질인 것이지요. 저는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여러분은 '언제 가슴이 뜨거웠는지'를 묻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채로 세월을 보내지 않으셨나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중간고사 점수 조금 더 잘 받으면 잠깐 기뻐했던 게 전부예요. 


여러분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왜 감명을 받나요. 꿈을 향해 도전하고 나아가는 것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등 하지 못하면 실패인가요? 얼마 전에 종료한 싱어게인은 1등부터 7등까지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요? 기본적으로 우리의 삶은 경쟁이지만 그 결과는 충분히 함께 누린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이 남아있는 것입니까. 추구하는 아이들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것일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아카데미에서 실현하고 싶은 가치예요. 


피어엑스 아카데미의 상담실


이제 결론을 맺으면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할 바에는 빠르게 포기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분명 틀린 말은 아니에요. 특히 우리나라는 그런 곳이에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이야기는 우리나라는 지하자원도 없고 땅도 작고 산은 많고 사람이 노력하는 것 외로는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없다였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경쟁이 치열합니다. 경쟁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경쟁으로 인해 얻는 수 있는 결과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경쟁 자체가 우리에게 주는 가치 전체를 놓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경쟁에 성공을 해도 인간을 피폐하게 해요. 왜냐하면 다음번 경쟁에서는 질 수도 있으니까요. 경쟁이 우리에게 본질적으로 주는 가치란 무엇인가요? 노력을 통한 인간의 발전과 개발 그리고 그 결과를 판정받는 것을 통해서 얻게 되는 즐거움 또는 기쁨입니다. 게임에 져서 프로게이머를 못하게 될 수도 있어요. 게임에 져서 재계약을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함은 이스포츠에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만약 프로게이머가 되면 이제 끝나나요? 아니지요. 또 다른 것이 기다려요. 인생은 안 끝나요. 영원한 것은 없어요.


그러면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할 바에야 아예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말하는 말이 맞는 것인가요? 그것이 맞는 것이 되면 안 되는 사회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저는 피어엑스 엘리트 아카데미를 통해서 해볼만큼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물론 본질적으로 이 아카데미는 프로게이머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더 본질적으로 게이머를 육성하는 곳이에요. 게임을 도구로 이스포츠를 도구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전인격적 교육을 실현하려고 하는 곳입니다. 이 가치 실현을 위한 소통이 있는 플랫폼입니다. 


하나의 커뮤니티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주식회사 이스포츠연구개발원

피어엑스 엘리트 아카데미

대표 구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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