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마다 이러니 뭘 할 수가 있나 vs 대표가 줏대가 있어야지
벌써 11월 중순이다. 현재 정부지원사업을 진행하는 대표님의 경우 사업비 처리하느라 고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도 예전에 스마트 창작터(*현재의 예비/초기 창업 패키지)를 진행할 때 11월에는 마케팅 영상을 만들러 다니느라고 분주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올해는 센터에서의 본업이 너무 바빠서 멘토링이나 컨설팅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종종 스타트업 대표님을 만나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드렸다. (*안 망하는 방법들...) 그런데 올해도 어김없이 이야기하는 대표님의 고민..."메타버스로 만들고 싶습니다!! 메타버스가 올해 창업 트렌드이니까요!!! 이거 안 넣으면 안 뽑히는 거 아니에요!??"
솔직히 올해 '메타버스'라는 단어 때문에 프로그램 기획자도 스타트업 대표들도 힘들었을 것 같다. 필자에게 들어온 멘토링도 메타버스 관련이 자주 있었고... 무려 "메타버스 세계에서의 문화예술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주제로 멘토링 요청도 있었다. 물론, 중간에 프로그램에 사라져서 다행이었지만 말이다.
사실 이런 정부지원사업 트렌드(기조)로 인해서 스타트업 대표들이 멘붕이 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스타트업이나 예비창업자의 경우 자금 확보가 절실한데 정부지원사업의 기조를 따르지 않으면 자금 확보가 어려울까 봐 안절부절못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스타트업 시장의 교란자(?) 정부지원사업 트렌드의 만행(?)을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2018년 코딩, 2019년 IoT, 2020년 블록체인, 인공지능, 2021년 메타버스
뭐가 이렇게 매년 바뀌냐...
2018년 코딩부터 2021년 메타버스까지 매년마다 정부지원사업 트렌드는 바뀌어갔다. 학자나 전문가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라는 생각.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정부지원사업을 꼭 받아야만 하는 스타트업이나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는 1점이라도 더 받아야 하니 사업계획서에 반영해야만 하는 고통이 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해당 시장의 거품이 꺼짐과 동시에 스타트업이 같이 꺼지는 상황이 발생해서 시장이 교란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로 2017년 딥러닝의 세상이 열렸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에는 코딩 교육을 해야 한다는 정부지원사업 트렌드가 붐처럼 일어났다. 해당 해에 다수의 스타트업이 코딩 교육 시장으로 진입하고, 정부지원사업 아이템 역시 코딩 관련 내용으로 가득 찼다. 오죽하면 심사위원들이 코딩 이야기를 너무 들어서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다고 할 정도였으니...
그러고 갑자기 2019년 사물인터넷(IoT), 2020년 블록체인, 인공지능 분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코딩 시장에 집중되었던 관심과 거품이 한 번에 꺼지게 되고,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즉, 시장 성장의 지속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활성화될 것처럼 보이던 코딩 시장이 다시 가라앉아버리자 사업 진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은 폐업하거나 아이템을 바꿔서 다시 도전해야 하는 일이 생겨났다.
이 이야기는 필자가 쓴 추측성 소설이 아니다. 실제로 코딩 교육 분야 멘토링을 했던 대표님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허다하다... 딥러닝... 블록체인... 그리고 내년엔 메타버스가 될 예정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메타버스 https://brunch.co.kr/@conceptnd/86)
필자의 생각임과 동시에...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은... 매년마다 변화하는 정부지원사업 기조가 스타트업 시장에 교란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즉, 사업 지속성보다 어떤 트렌드로 지원하고 접근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고민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현재 정부지원사업 트렌드의 일관성 부제의 문제점이다.
정부지원 사업의 경우 분야별 지속적 트렌드(기조)가 필요
창업정책이나 변화가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사실이다. 최소한 필자가 진행할 때보다는 환경이 매우 좋아졌다. 지원금액만 보더라도 필자가 받았던 금액의 2배를 훨씬 상회한다. 또한, 예비-초기-성장으로 이어지는 패키지 사업은 개인적으로 매우 좋은 지원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지원사업에서 트렌드를 중요시하고 관련 트렌드를 선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정책기조를 반영해야 한다면 일관성이 있거나 분야별 3개년 혹은 5개년 계획을 잡고 이야기했으면 한다. 이렇게라도 해야만 스타트업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다. (*물론, 정부지원사업만을 받아서 사업을 영위하려는 좀비 기업은 반대한다)
스타트업 교육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에 기획되었던 실감 콘텐츠 관련 교육이 갑자기 메타버스 관련 교육으로 변경되는 것을 봤는데,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하는 사람이나 센터 입장에서 보면 어이가 없고 웃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발... 기획한 데로 밀고 나갈 수 있게 옆에서 바람 안 넣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필자의 예측이긴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계속되어오는 메타버스만 보더라도 내년이면 단어조차 안 보일게 분명하다. 하반기에 그렇게 열심히 교육했던 메타버스 관련 비즈니스도 어느 센가 사라져 버릴 것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지속 가능한 모델로 살아남아줬으면 하지만... XR이나 AR글라스가 나와버리면 메타버스보다는 실감 콘텐츠의 UI/UX시장 및 플랫폼 개발시장이 활성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뭐... 필자 글을 정부에서 보진 않겠지만... 암튼 스타트업을 위해서라도 3년간 트렌드 유지와 투자 방향을 유지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그렇다면... 트렌드야 어차피 계속 변할 것이니... 대표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결국 비즈니스가 되는 아이템이 답
트렌드는 거들뿐...
심사위원이든 멘토든 전문가 입장에서는 트렌드는 부수적인 것일 뿐이다. 해당 대표자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현재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다면 충분히 선정된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예비창업자나 초기창업자가 정부지원사업 트렌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안되면!? 비즈니스가 단순하거나 혹은 수년이 걸려야만 매출 가능성이 있다면!? 탈락할 수밖에 없다.
컨설팅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많다. "올해 정부지원사업받으려면 무조건 IoT를 넣어야 한다던데 제 아이템에 넣을 수 있을까요?" , "무조건 메타버스 넣어야지 된다고 하더라고요"... 만약에 해당 분야 기술이 가점에 포함되더라도 1~2점일 것이고, 억지로 욱여넣었다가는 오히려 아이템 개발이 안돼서 난감할 수 있다. 그리니... 정말 본인 아이템의 기본에 집중하자.
정부지원사업뿐 만 아니라 투자도 마찬가지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그리고 성장이 확실하게 보이는 그래프가 아니라면 선정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정말 트렌드는 거들뿐이다. 본인 아이템이 해당 트렌드에 부합한다면 ok지만... 아니라고 하더라도 비즈니스만 확실히 되는 아이템이라면 선정 가능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너무나 많은 대표님들이 혼란스러워하시니 한번 더 이야기하는 것이다.
결국 대표자가 잘하는 것을 하시라! 이것이 기본!
계속 말하는 것이지만 본인이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하자. 본인이 모르는 분야인데 사업 선정되려고 트렌드만 쫒다가는 아무것도 안된다. 필자도 사업을 진행해본 적이 있고, 개인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대표님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다.
자력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범주에서 지속적인 비즈니스가 생성될 수 있는(*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분야를 최우선적으로 공략하라는 것. 이것이 답이다.
올해 사업이 거의 끝나간다. 곧 2022년이 시작된다. 다시 1월이면 정부지원사업 로드맵이 업로드될 것이고, 또다시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본인 및 창업팀의 역량을 파악하고 내년을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마찬가지! 이것저것 정리하고 준비하는 중이다.
살짝 느슨해질 수 있는 시기이지만 본인과 주위를 점검함으로써 내년에는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갈 수 있길 바란다(*필자 스스로한테 하는 말이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