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결말 리뷰. 넷플릭스 너의모든것? 이 완결되었다. 여지껏 모든 시즌이 하나하나 주옥처럼 완벽했고 통렬했다. 근데 마지막 시즌만큼은 너무 급하게 마무리를 쓴 것 같은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케이티와 브론테의 캐릭터가 너무 급하게 변했다. 특히 굳이 등장시킨 메리엔의 감정선도 단순하게 드러냈다.
이들이 조와 사랑을 하고, 겪었던 주변인들의 살인은 정상적인 범위를 예전에 한참 벗어났다. 그런데 갑자기 모두가 결핍없는 정상적인 캐릭터로 변신했다. 나디아를 제외한 여성들의 캐릭터는 이질적이었다.
1.케이티: 케이티의 캐릭터는 아버지가 알아본 어두운 본능을 가진 냉철함이다. 조와 서로의 블러드를 덮고 새출발한 후, 조가 예상 범주를 벗어나려할 때 쥐도새도 모르게 암살을 시켜 조를 제거하는 쪽에 더 가까웠다. 나디아를 풀어주고 메리엔을 부르고 브론테를 설득하고 정의로운 정상적인 캐릭터로 급변시킨 건, 스토리작가가 갑자기 외부의 압박을 받은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2.브론테: 브론테는 이미 루시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 강을 넘은지 한참 되었다. 근데 단순하게 메리엔 설득에 갑자기 변하다니 아이러니한 상황일 수 밖에 없다.
브론테는 브론테로 살다가 조의 결말을 짓는 인물로 남았어야했다. 시즌1부터 서사의 서사를 완결낼 끝판왕 인물이 갑자기 저렇게 쉽게 감정선이 변한다니… 말이 안된다.
브론테는 케이티가 조종하지 못한, 증명이 필요없는 존재의 사랑을 조로부터 끌어냈다. 철저하게 조를 이용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애초에 루시로 돌아갈거면 지하실 화재에서 결단했어야 했다.
브론테에게 어울리는 결말은 갖고 놀다가 조와 동반자살하는 게 완벽한 서사라고 보여졌다. 이미 이들은 이러한 행함이 가능한 beyond 캐릭터였다.
3.조: 살인을 빼면, 조는 어떤 환경속에서 살아온 것이라 볼 수 있을까.
조는 서로를 사랑하고, 자신이 지켜줄 운명을 평생동안 갈구했다. 문제점은 일방향이고 살인의 수단을 가져갔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야 브론테를 만나 증명할 필요없는 존재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브론테가 조를 죽이려고 할 때, 조의 반응은 이전 연인들과는 달랐어야했다.
브론테를 죽이려는 게 아닌, 자신을 죽여달라는 쪽이 더 가까웠다. 이미 지하실화재에서 자신을 살려주고, 존재의 사랑을 깨닫게 해준 인물. 조의 감정선은 더이상의 살인은 무의미했다.
그렇기에 브론테와 같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죽는 게 이 둘의 진짜 감정선이었다.
스토리작가가 분명 권선징악 외부압력을 받은 게 틀림없다.
< YOU >는 왕좌의 게임과 진격의 거인이 떠오를 정도로 개인적으로 작품성이 굉장히 높은 컨텐츠라고 여겨졌다. 근데 마지막 시즌이 옥의 티가 되어버렸다. 시즌4까지 쌓아온 캐릭터들의 깊은 감정선이 단번에 너무 단순하게 무너져버렸다. 인간의 감정선은 때론 단순하면서도, 때론 매우 깊고 복잡하다. 이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후자에 속한 인물들이었다. 이렇게 쉽게 권선징악 결말을 낼거였으면 시즌1에서 현실성있게 이미 경찰에 붙잡혔어야 했다.
주인공으로 시즌4까지 이끌어온 조의 감정선마저, 마지막에 다시 브론테를 죽이려하는 단순 살인마로 뒤집어 씌우기엔 이전 시즌에서 자아분열된 악한 조를 죽이려 선한 조까지 같이 자살하려 했던 점에서 절대 일어날 수가 없는 씬이었다.
또 다른 '상처받은 자신'을 만들지 않기 위해 헨리에게 사랑을 주려 했지만, 헨리에게 "괴물"이란 소리를 들었을 때 조는 자살했어야 했다. 자신의 사랑은 브론테를 통해 완성했지만, 자기가 지키려고 했던 자기 자신과 같은 헨리에게, 상처를 준 것은 조에게 있어서 사랑 그 이상의 슬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죽음을 브론테가 동반자살로 완성시켜줬어야 했다(이미 루시를 한참 초월한 상태에 가깝다). 조는 처음으로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를 사랑해주는 진정한 '사랑'을 알려준 브론테에게, 자기가 죽음을 당하더라도 아쉬울 게 없는 자신만의 서사를 확고하게 가졌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 YOU >의 스토리 작가에게 나의 리뷰를 꼭 보여주고 대화해보고 싶어지는 완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