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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은둔자 Jan 31. 2024

네슬레의 프랑스판 '워터 게이트'

네슬레와 알마그룹의 천연수 처리 부정행위와 정부의 무능한 대응 발각

네슬레 워터스 Nestlé Waters의 프랑스 콩트렉세빌 Contrexéville 공장 © AFP - Jean-Christophe Verhaegen



자연적으로 깨끗해야 하는 미네랄워터의 소독은 법으로 금지


세계 1위의 미네랄워터 회사 '네슬레 워터스 (Nestlé Waters)’는 식품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광천수에 사용이 금지된 약품처리를 했다고 인정했다. 이러한 처리는 네슬레의 대표적인 미네랄워터 제품인 ‘페리에 Perrier‘ 와 '비텔 Vittel‘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지난 29일 월요일 일간지 레제코 Les Echos에서 첫 보도를 했고, 르몽드 Le Monde와 라디오프랑스 Radio France도 보도를 이어갔다. 


미네랄워터 시장의 세계 선두주자인 네슬레 워터스 관계자는 ‘2021년 프랑스 당국에 식품안전 유지를 위해 미네랄워터에 금지된 자외선 처리제와 활성탄 필터를 사용했다’고 통보한 것을 AFP (Agence France-Presse)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국적 기업 네슬레의 이러한 ‘죄의 고백’은 르몽드와 라디오프랑스가 이 사건을 보도할 것임을 알게 된 커뮤니케이션 팀에 의해 조율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네슬레가 소유한 브랜드인 페리에, 비텔, 헤파(Hépar), 콩트렉스(Contrex)는  '프랑스에 적용되는 규제 체계를 완전히 준수‘하고 있고, 지난 3년 동안 금지된 처리법은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마실 수 있게 소독하는 수돗물과 달리 자연적 미생물 품질이 높아야 하는 미네랄워터는 소독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처리 방법은 수돗물을 식용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과 같은 것이지만, 천연수, 광천수를 내세워 판매해 온 것은 생수를 사는 소비자를 속인 것으로, 기업은 사기 행위에 관련된 여러 범죄에 대해 사법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네슬레 프랑스 사장 뮤리엘 리노 Muriel Lienau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물이 지하수를 통과하거나 공장 파이프를 통과할 때 축적되는 다양한 화학적, 미생물학적 요소 때문에 이러한 필터를 사용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알마그룹의 홈페이지 캡쳐 https://www.sources-alma.com/



알마 그룹의 내부자 고발에서 시작된 조사


이번 사건은 네슬레 이전에 알마 그룹에서 시작된 것이다. 

2020년 알마 그룹 groupe Sources Alma의 내부자가 프랑스에서 가공되는 30여 개의 생수(Cristaline, Saint-Yorre, Vichy Célestines, Châteldon 등)에 부정행위가 있다고 신고를 하면서, DGCCRF(la Direction générale de la concurrence, de la consommation et de répression de fraudes: 경쟁, 소비자 문제 및 사기 통제국)이 조사에 개시했다. 그리고 알마 그룹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처리, 즉 황산철 및 사업용 이산화탄소 주입, 승인된 기준치 이하의 정밀여과, 광천수와 천연수와 수돗물과의 혼합을 밝혀냈다. 2023년 7월 7일 예비조사를 시작한 검사 에릭 느보 Eric Neveu는 12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에서 사기 행위를 기록했다. 이에 알마 그룹은 “우리는 비준되지 않은 처리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응답했고, 메디아시테 Mediacités의 보도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었다. 


알마 그룹만이 금지된 처리법을 사용하는 유일한 기업은 아니었다. 승인되지 않은 필터를 구매하는 고객 목록을 분석하여, 네슬레 그룹의 글로벌 생수 사업부인 네슬레 워터스 Nestle Waters의 천연 미네랄워터 공장 두 곳( 비텔과 콩트렉스를 생산하는 보쥬 Vosges와 페리에를 생산하는 르 가드 le Gard의 베게즈 시 Vergèze)를 찾게 된다. 



수상한 정부부처 간 회의


이 사건은 2023년 2월 국무총리의 주재로 경제부과 보건부의 장관이 마티뇽 Matignon에서 있던 부처 간 회의 내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슬레 회사와 프랑스 생수 생산 현장‘에 관한 논의 보고서를 르몽드와 라디오프랑스가 입수하여 네슬레 생수 공장에 대한 ‘행동’ 방안, ‘전환’ 계획과 ‘수질에 대한 세균, 바이러스 모니터링 강화’의 내용을 조사하며 시작되었다. 이 보고서는 ‘기업의 요청에 따라’, ‘네슬레 워터스 대표와 다양한 교류’를 거친 후, 총리실 (엘리자베스 보른이 국무총리)은 네슬레에 ‘현행 법령의 수정을 통해, 0.8미크론 미만의 미세여과 관행을 승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허가한다는 내용이 담고 있었다. 

즉, 정부는 이미 네슬레의 사건을 알고 있었고, 기업과 비밀리에 협의를 하며 규정을 고치고, 이를 의도적으로 숨긴 정황이 밝혀진 것이다. 


“우리 모르게, 안정적 광물성분 유지를 위해 물을 인위적으로 여과한 사실은 놀랍지 않다"라고 전직 의사 베르나르 슈미트 Bernard Schimitt가 AFP에 반응했다. 그는 네슬레가 지역 지하수원을 과도하게 개발했다고 비판하는 ‘Eau88’ 단체의 구성원이다. “이 일은 사적 기업에 대한 통제 수단 부재와 지난 몇 년간 국가와 그 연속적 권력의 통제 실패, 포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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