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감각으로 기록하는 명상✨

클래식 전공자가 경험으로 전하는, 요가 음악의 흐름과 선택

by 사라는 요가 중

조용히 내 몸과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 바로 요가 수련하는 시간이다. 진득하게 아사나에 빠져들다 보면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모른 채 땀을 뻘뻘 흘리게 된다. 이 땀과 함께 하루의 피로와 고단함이 모두 씻겨 내려가는 듯하다. 그런데 이렇게 깊은 나와 만나는 와중에 귀에 무언가가 탁 걸린다면 어떻게 될까?


너무 잘 아는 곡이 들린다면 나의 마음이 음악을 따라 옆으로 흘러가버릴 것이고, 시끄러운 음악이 들린다면 그것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수련하기에 좋은 음악은 대체 어떤 음악일까.


요가 시퀀스를 짤 때, 나는 항상 음악까지 함께 고민한다. 음악과 요가의 시너지를 모두가 함께 느끼면 훨씬 질 좋은 수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로운 전환을 훈련하는 과정이다. 특히 바쁜 현대사회에서의 요가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몸의 이완과 회복을 돕는다. 부드럽고 비트가 온화한 음악은 많은 연구에서 스트레스 완화와 부교감신경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은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시작하여 혈류가 흐르는 소리와 심장박동 리듬을 기억하고 있다. 거기에 나의 호흡의 리듬과 동작의 리듬이 더해지면 아사나의 리듬 속에서 몸은 서서히 풀리고 나의 마음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요가 음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점은 '가사가 있는 음악은 피한다'이다. 음악이 청자에게 특정한 정서나 이야기를 불러일으킨다고 보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가사가 있는 음악은 명확한 의도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듣는 이의 감정과 사고를 특정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요가의 음악은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가라앉히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도와야 한다. 하지만 가사가 있는 음악은 표현되는 감정이 뚜렷하기 때문에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음악으로 이끌어 자칫 주객전도가 될 수 있다. 가사가 없는 음악에 비해 정서적 개입과 사고의 방향성을 훨씬 강하게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요가 수련의 공간에서는 이러한 정서적 개입이 방해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말'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산스크리트어 만트라와 같은 숙련자들이 맥락을 알고 있는 가사는 수련의 깊이를 더해주는 인트로로써 적합하다. 또한 초보자에게 산스크리트어 만트라가 의미보다는 소리 자체의 진동으로 느껴져 가사 전체가 하나의 음악처럼 들릴 수 있어 산스크리트어 특유의 소리는 요가의 분위기를 더 깊이 느끼게 한다.


다음으로 유명한 멜로디는 피한다. 특히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OST나 한때 유행했던 노래를 뉴에이지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곡들이 대표적이다. 피아노소리가 아무리 부드럽다 해도 인간의 뇌는 익숙한 멜로디에 반응한다. 인지적으로 뇌는 익숙한 멜로디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다음 음을 예상하게 되고 이로 인해 나도 모르게 그 멜로디가 마음속에서 다른 기억을 깨운다. 기억은 생각보다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멜로디가 아무리 잔잔해도 익숙한 곡이라면 뇌가 알아차리는 순간 머릿속에서 따라 부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의 몸은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 과거의 감정으로 가버릴지도 모른다.


시끄러운 음악은 당연히 배제한다. 시끄럽다는 것은 단순히 볼륨만 큰 것이 아니라 너무 잦은 템포의 변화, 급격한 악기의 변화, 고음의 반복이나 전자음 중심의 음악 등이 포함된다. 이와 같이 시끄러운 음을 들으면 우리 몸은 곧바로 경계태세에 들어간다. 이는 몸의 이완과 회복을 돕는 요가의 목표와 직접적으로 충돌한다. 아무리 볼륨을 낮추더라도 예민한 사람이라면 이것을 소음으로 인식한다. 이것은 마치 명상 중에 누군가 문을 쾅하고 닫고 나가는 것과 같다. 몰입은 끊기고 흐름이 깨져버리는 것이다.


음악은 수련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날마다 나의 몸과 마음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특정 음악의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을 딱 잘라 나눌 수 없는 법이다. 누군가 나에게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이냐 물어보면 나는 내 귀에 좋은 음악이 가장 좋은 음악이라고 답한다. 다만 레드클래스와 같은 수업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수련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요가 수련에 알맞은 음악은 내가 많이 들어보고 직접 수련하면서 땀과 함께 음악을 느껴본 경험 속에서 나온다.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보이지 않는 지도자의 역할을 한다. 요가와 함께 나의 심신을 안정시키고 몰입을 도우며 흐름의 조절을 돕는다. 적합한 음악을 선택했을 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이점들을 확실하게 가져가려면 그에 따른 알맞은 음악을 선택해야 한다. 요가와 음악이 잘 어우러질 때 요가는 더 깊어지고 마음은 더 고요해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