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Starbucks)
약 4개월 동안 여행하며 방문하였던 카페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사진은 모두 필름(35mm)으로 찍었습니다.
● 이동 경로 : 오세아니아 (호주 ,뉴질랜드) - 남아메리카(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 북아메리카(캐나다, 미국) - 유라시아(러시아)
● 소요 기간 : 4개월
● 비용 : 약 천만 원
배낭을 하나 메고 여행을 떠났다. 거창한 목표나 의미는 없었다. 어쩌다 보니 지구를 한 바퀴 돌게 되었다. 이왕 시작한 여행 좀 더 많은 곳에 가보자고 생각했을 뿐이다.
여행자(특히 배낭여행자)는 고단하다. 짐을 메고 이동한다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쌓인다. 그럼에도 쉴 수 없는 게 여행자의 숙명이다. 그런 여행자에게 카페는 아주 좋은 관광지이다. 여행하는 동시에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카페에 들렀다. 이삼일에 한 번씩 가다 막바지에 가서는 하루에 두세 번씩 가기도 했다.
이 포스터는 내가 4개월 동안 여행하면 방문했던 카페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보전달이나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주관적이고 감정기록 위주의 글쓰기이다.
호주(Austraila)
호주는 수준 높은 카페문화를 가진 나라 중 하나이다. 그런 호주에서 커피로 손꼽히는 도시는 멜버른(Melbourne)이다. 시내 곳곳에 카페 거리가 위치해 있고, 어딜 들어가도 맛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인테리어와 환상적인 날씨는 덤이다. 이 사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거리의 일부이다.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멜버른에서 가장 맘에 드는 카페 중 하나로 테이블 위치가 멋지다. (아래 사진 참조)
바로 이 멋진 시계탑건물에 야외테이블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안에 여러 개의 카페가 입점해있어서 맘에 드는 곳에 가서 앉으면 해당 카페의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온다.
이 곳은 멜버른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카페거리로 한 때 내가 일했던 곳이기도 하다. The cause way라는 이름의 비좁은 골목 양옆으로 카페가 위치하고 있다. 이 골목 반대편에는 유명 백화점 Myer, David Jones을 비롯해 Zara, H&M, Nike 등이 있는 멜버른 시내의 메인 거리다. 사진에도 보이는 LAURENT는 마카롱 등 디저트가 유명한 가게이다. 호주 전역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유명 카페이다.
LAURENT의 내부 모습. 2층으로 되어있다.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알맞게 내부에는 트리 장식이 눈에 띈다.
직접 카운터에 주문하면 테이블로 디저트와 커피를 가져다준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솔트 캐러멜 마카롱은 아쉽게도 품절이다. 대신 바닐라 마카롱과 차이라떼를 주문했다.
이곳은 연인들이 분위기 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찾는 거리다. 주위에는 연인들 아니면 관광객뿐이다. 보통 레스토랑에서도 커피를 판매한다.
동네의 작은 카페. 나를 제외한 손님들은 모두 단골인지, 주인장과 모두 잘 아는 사이처럼 보였다.
동네 카페의 내부 전경. 평일임에도 아침을 먹으러 오는 손님이 많았다.
동네 카페지만 나름 유명한 곳이다. 내부는 소박하고 아담하기보다는 세련되고 힙한 느낌!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카페. 라떼가 맛있었다.
남아메리카(South America)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슈거로프 꼭대기에 위치한 카페 겸 바. 관광객을 상대해서 그런지 가격대가 높은 편이었다. 30도에 육박하는 날씨, 엄청난 습도에도 슈거로프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갔던 터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시원한 아사이베리(Acai Berry)를 시켰다. 아사이베리는 브라질 북부 열대우림 근방에서 자라는 야자수 열매로 브라질리언은 주로 디저트로 즐겨먹는다. 아사이 아이스크림, 아사이 탄산음료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듯하다. 맛은 상당히 단편.
아르헨티나는 남미 국가 중 가장 카페문화가 발달한 곳 중 하나이다.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고풍스러운 느낌의 카페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커피를 주문하면 작은 디저트를 함께 주고, 웨이터 분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지게 꾸미고 있다. 다만, 고풍스러운 느낌과 달리 커피의 질은 좋지 않다. 네스카페 머신에서 뽑은 듯한 거품이 있는 라떼를 준다.
여름이 추우면 얼마나 춥겠냐는 안일한 생각으로 겨울옷을 챙겨 오지 않았는데, 남극과 가까이 위치한 파타고니아는 상당히 추웠다.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기온이 10도 내외였으며 파타고니아 특산물 칼바람은 체감온도를 더 낮추기에 충분했다. 숙소를 호기롭게 나왔지만, 너무도 추운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급하게 들어온 작은 카페. 관광객만을 상대하는 엘 칼라파테는 상당히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데, 위 카페는 동네 주민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인지 빵이 상당히 저렴했다. 뜨거운 핫초코에 빵을 다 먹는 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엘 찬텐에 위치한 카페. 피츠로이를 등반하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과 그들을 상대하는 관광산업종사자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다는 엘 찬텐. 동네에는 오로지 관광객들 뿐이었다. 나 역시 다음날 피츠로이를 등반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일정이 없었고 심심한 여행자가 갈 곳이라곤 카페뿐이었다. 이곳에서도 핫초코를 주문했는데, 제조 방식이 특이했다. 뜨거운 우유와 초콜릿을 주면 손님이 우유 안에 초콜릿을 넣어 직접 핫초코를 제조한다. 다만 단맛을 좋아하는 나는 초콜릿 하나로는 부족해서 추가로 하나를 더 주문했다.
파타고니아를 기준으로 간식을 챙겨 다니기 시작했다. 간단한 빵으로 식사를 때우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함이었다. 승무원이 준비해준 인스턴트커피와 간식을 함께 먹으니 하늘 위 카페에 온듯한 기분이 들었다. 좋은 노래는 덤이다.
페루 아레키파에 위치한 산타 카나리아 수도원. 그리고 그 안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카페.
쿠스코 로컬들이 주요 이용하는 디저트 가게로 아주 저렴하다. 맛 좋은 꽈배기를 200원 내외로 맛볼 수 있다.
북아메리카(North America)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카페. 멋스럽게 낡은 가죽 의자가 마음에 들었던 곳. 물가가 비싼 토론토에서 커피 한잔과 그에 상응하는 팁은 여행자에겐 꽤나 부담이 된다.
캐나다에 2주 머물면서 가장 많이 간 곳은 스타벅스다. 영 스트리트(Yonge Street)에 위치한 이튼센터에 자주 놀러 갔는데, 이 스타벅스는 그 안 서점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동네 앞 스타벅스 오듯 자주 방문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어간 카페. 주인분이 한국인이라서 조금 놀랬다.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한국어로 주문하는 호사를 누려본다. 꾸덕한 치즈케이크가 일품.
뉴욕 센트럴파트 옆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규모로 보나 소장품으로 보나 세계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그 규모만큼이나 내부에는 여러 개의 카페가 위치해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서양미술 조각품 섹션 안에 위치해있어 유럽에 온듯한 기분이 들었다. 커피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들르기 좋았다. 무엇보다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몹시 지친 관람객에게는 단비 같은 곳.
미국 하면 역시 스타벅스. 뉴욕에 일주일 머물렀기 때문에, 카페에 오래 머물고 싶을 땐 늘 스타벅스에 왔다.
러시아 (Russia)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위치한 굼 백화점은 아주 호화롭다. 건물 외형부터 내부까지 어디를 둘러보아도 고풍스럽다.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도 상당히 고가의 것이다. 위 카페는 굼 백화점 내부에 위치해 있는 Bosco cafe이다. 붉은 광장 전망과 백화점 전망이 있는데, 나는 내부에 앉았다. 보이는 것처럼 인테리어도 예쁘다. 핫초콜릿을 주문했는데 푸른빛의 예쁜 찻잔에 담겨 나왔다. 맛도 상당히 진하고 달콤했다. 다만 가격은 서울 이태원 물가와 비슷한 수준. 잘 웃지 않는 러시아 사람들은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고 있더라도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모스크바 스타벅스에서 판매하고 있던 도넛.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방문하는 트렌디한 느낌의 카페. 러시아 카페나 레스토랑의 특징은 옷을 걸어두는 구역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겨울이 길고 추운 나라의 세심한 배려 같다. 덕분에 나도 두꺼운 코트를 옷걸이에 걸어두고 편하게 커피를 마셨다.
스타벅스(Starbucks)
여행을 하며 가장 많이 간 카페는 단연코 스타벅스다. 언제부턴가 낯선 도시에 도착하면 스타벅스가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특히 남미에서 스타벅스를 발견하면 만사 제쳐두고 달려가곤 했다. 맛 때문은 아니다. 오래 앉아있어도 눈치 보이지 않고 저렴하며 팁도 없고 무엇보다 익숙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기만 한 이방인에게 메뉴가 익숙하고 주문방식이 익숙하여 동네 앞 카페 온 듯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에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자면 나는 처음 와보는 생소한 도시가 아닌 매일같이 오던 동네 앞에 앉아있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한마디로 나에게, 스타벅스는 여행 중 안식처와 같은 곳이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스타벅스
페루 리마의 스타벅스
캐나다 토론토의 스타벅스
미국 뉴욕의 스타벅스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타벅스